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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설계 의혹에 다른 LH 사업장도 불안 "원희룡 결단 필요하다"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23.05.05 14:24:57
[프라임경제]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발생한 붕괴사고로 입주자 및 입주 예정자들의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발주처나 시공사 모두 근본적 문제 해결 없이 책임 전가에만 급급한 모양새다. 

특히 검단신도시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에 있어 가장 실망스런 부분은 그동안 '서민 주거 안정'을 외치던 LH가 대형 사고를 야기했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2021년 부동산 투기 사태가 내부 직원 일탈이었다면 이번엔 자칫 인명 사고까지 우려됐다는 점에서 기관 존치에 대한 의구심까지 제기되고 있다. 

LH는 주택 시장 내 압도적 지위의 '공룡 발주처'다. 이에 전국 곳곳에서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된 건설 현장이 많지만 '공룡 발주처' 이기에 중대재해처벌법 면죄부 혜택을 받고 있다. 

LH도 인지한 듯 "중대재해 책임은 시공사에게 있으며, 발주처와는 무관하다"라는 안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안타깝게도 사회적 책임을 위해 적극 대처해야 하는 공공기관임에도 건설 현장에 대한 책임감을 찾아볼 수 없는 부분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일 오후 인천 검단 신축 공사장을 찾아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인천 검단 붕괴사고에 대한 LH 최초 시선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 분명하다. 다만 여타 사업장과 달리 시공사가 LH 눈치 보지 않고, 자신 입장을 뚜렷하게 밝히면서 전체 분위기가 LH에게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실제 GS건설은 사고 원인으로 '구조설계 자체 문제'로 주장하고 있는 반면 LH는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만큼 조사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원론적 입장만을 반복하고 있다. 

물론 조사 결과도 중요하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하는 건 지금 이 시간에도 LH 전국 사업장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인천시가 사고 예방 차원에서 공동주택 현장 안전 점검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정작 LH는 이외 사업장에 대한 별다른 대응을 취하지 않고 있다. 

이한준 LH 사장은 지난해 취임 당시 "LH 아파트가 품질이 좋고 유명하다면 '안단테' 브랜드를 거부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LH의 자존심을 내세우기보다는 열린 자세로 국민의 말씀을 귀담아 들으려고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LH는 이한준 사장 취임 이후에도 별 다른 변화 없이 엄청난 사고가 발생한 상황에서도 여전히 무사안일주의로 내세우고 있다. 이는 기존 공공주택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해소하는 데 도움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고급화로 내세운 안단테 브랜드에게 치명적이다. 

나아가 부동산 투기 사태 이후 국민 눈높이에 맞는 변화를 선언한 '혁신 행보'도 탁상공론에 불과했다는 입증하기에 충분하다. 

LH 자체적으로 통렬한 책임의식과 행동이 필요한 시기는 지났다. 이젠 붕괴 사고에 대한 책임은 "위법행위 발견시 시공사는 물론, 발주청인 LH 역시 무거운 책임을 각오해야 한다"고 엄중 경고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돌아갔다. 

인천 검단 붕괴사고는 시공사, 발주처 책임 소재를 떠나 '고의가 아닌 과실'로 인한 사고다. 하지만 이외 사업장에 대한 추가 조치가 없는 건 과실이 아닌, 명백한 미필적 고의다. 

물론 여타 사업장 대응에 따른 엄청난 금전적 손해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붕괴사고는 단순 기관 존치 및 회사 가치 하락과는 비교될 수 없는 인명 피해로 직결된다는 점을 0.1%의 가능성이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이라도 국토부 등 관할 당국은 LH 등 자체 대응을 기대하지 말고, 최대한의 조치를 통해 조금이라도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시켜야 한다. 그게 바로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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