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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트人터뷰] "전면 재시공" 주차장과 함께 무너진 '내 집 마련 기쁨'

검단 안단테 입예협 회장 "콘크리트 불량 의혹, 철저히 감시…분골쇄신 필요"

선우영 기자 | swy@newsprime.co.kr | 2023.05.11 11:57:52

지난달 29일 인천 검단신도시 AA13-1·2블록에서 지하 주차장 1∼2층 지붕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인천 검단신도시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 안단테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 여파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오는 12월 입주를 앞두고 발생한 동시에 '국내 대표 건설사' GS건설(006360)이 설계와 다르게 시공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는 모양새다

지난달 29일 AA13-1·2블록(전용 74~84㎡ 1666가구) 공사 현장에서 지하 주차장 상부 슬래브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해당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지하 1층과 지하 2층 일부(약 970㎡)가 붕괴됐다. 

사태 심각성을 인지한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전문가 12명이 포함된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 정부 차원 정밀 조사에 돌입하는 등 전방위적 조사에 착수했다. 

현재 사고 요인으로는 부실 공사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지고 있다. GS건설 자체조사 결과, 철근 30여개가 시공 과정에서 누락된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이에 GS건설은 조사 과정에 철저한 협조와 더불어 안전 확보에 필요한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재발 방지 차원에서 현재 공사 중인 아파트 현장 전체(83개)에 대해 정밀 안전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인한 모든 피해는 다름 아닌 '내 집 마련'의 부푼 꿈을 안고 오는 12월 입주를 기다리는 입주 예정자들이다. 

"완공을 앞둔 단지 지하 주차장이 붕괴됐다는 건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이번 사태는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기 충분하며, 더욱 중요한 건 사고로 인한 모든 피해는 결국 입주 예정자들 몫이라는 점이다." - 업계 관계자 A씨

이에 본지는 정혜민 AA13-1·2블록 입주예정자협의회(입예협) 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입주 예정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번 사태에 대한 입예협 입장은. 

"광주 화정동 주상복합건물 붕괴 사고가 발생한 게 불과 지난해다. 그럼에도 불구, 이런 후진국적 인재사고가 또 다시 일어난 현실이 개탄스럽다. 입예협은 '안전에 관해 타협은 없다'라는 입장으로 전면 재시공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공표했고, 앞으로도 적극 대처에 나설 것이다.

실제 입예협은 현재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돌입했다. LH와 합동으로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고현장 원인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비대위가 추천하는 공신력 있는 외부 정밀안전진단 기관을 선정, 아파트 전체 정밀안전진단도 준비하고 있다."

-입주 예정자들의 반응은. 

"AA13-1·2블록은 △특별공급 80% △일반분양 20%로 분양(2021년)이 진행됐고, 당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였다. 입주 예정자 모두 안정적 주거 환경을 꿈꾸면서 높은 경쟁률을 뚫어냈다. 무엇보다 인생 첫 '내 집 마련'의 기쁨을 안고 입주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일 AA13-1·2블록을 방문해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 연합뉴스


하지만 입주를 불과 8개월가량 앞두고(12월 예정) 발생한 초유 붕괴 사고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만큼 큰 충격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가장 안전해야 할 거주 공간에서, 나아가 아이들이 뛰노는 시설물이 들어설 지점에서 붕괴가 일어났다는 것에 대해 극도 불안과 공포를 호소하고 있다.

입주 시기조차 불투명한 만큼 다들 막막한 심정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일상생활은 물론, 정신적 고통이 상당하다."

-입예협이 바라본 가장 큰 문제점은.

"붕괴 지점을 제외한 다른 곳은 문제가 없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또 이미 낙인찍힌 '붕괴 아파트' 이미지는 결국 입주 예정자들이 오롯이 감당해야 한다. 추락한 자산 가치와 정신적 피해를 어찌 수치화하고 위로할 수 있을 것인가.

특히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한 LH와 GS건설 태도도 문제다. 입주 예정자들 입장에서는 양측 모두 가해자 집단에 불과하다. 우리는 권리를 보호하고 주장하면서 끝까지 싸울 것이며, 조사를 통한 확실한 결과가 도출되길 바란다."  

-GS건설 자체 조사 결과, 설계와 다르게 시공한 것이 드러났다.  

"소식을 듣고 분노를 금치 못했다. 더군다나 GS건설은 과실이 드러났음에도 불구, 언론을 통한 한 줄짜리 사과에 그치고 말았다. 입주 예정자들을 포함해 입예협에 대한 공식 사과는 전혀 받지 못했다.

오히려 GS건설은 사고 직후 현장 로고와 흔적 지우기(안전모·현장 앞 출입구·공사 알림판 등)에 여념이 없었다. 그럼에도 GS건설은 절대 사고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최종 조사 결과를 떠나 상심한 입주 예정자들에게 있어 도의적 사과는 필수다.

이외에도 레미콘 납품 업체(13곳) 가운데 3곳이 최근 3년간 품질 부적합 문제로 국토부에 적발된 사실이 있다는 점도 심각한 사안이다. 이번 사고 전후로 '콘크리트 품질 불량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이 역시도 철저히 조사·감시할 계획이다. 또 시공 당시 품질 검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그리고 발주처(LH) 관리 감독 소홀 여부도 확인할 예정이다."

-성명서를 통해 '단지 전면 재시공'을 촉구했다. 손해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물론 공사 지연이나 금융 부담 등 입주 예정자 피해는 엄청날 것으로 추측된다. 대다수 입주 예정자들은 일정에 맞춘 대출 계획은 물론, 자녀 진학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계획이 틀어질 게 분명하다.

AA13-1·2블록에서 처참한 사고 현장. ⓒ 연합뉴스


하지만 그 어떤 경제적 가치라 할지라도 생명과 직결되는 안전에는 절대 비할 수 없다. LH와 GS건설이 '땜질식 처방'으로 상황을 모면하려 한다면 입주 예정자들을 넘어 전 국민 분노와 맞설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입예협은 이런 가치를 끝까지 관철시키고자 노력할 것이며,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도 다방면으로 고민할 것이다. 이를 위해 입주 예정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취합하고 반영할 계획이다."

-LH와 GS건설에게 요구하고 싶은 것은.

"입주 예정자들의 요구에 적극적이고 책임감 있는 자세로 임해 줄 것을 촉구하는 바다. 보상과 관련해선 1666세대에 달하는 입주 예정자 상황이 서로 다른 만큼 의견 취합을 위한 설문조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향후 협의에 임할 것이다. 입주 예정자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리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이번 사태는 비단 LH와 GS건설만의 문제가 아니다. 여전히 건설업계 및 행정시스템에 만연한 '무사안일주의'를 강력하게 성토하는 바다. 꼬리 자르기 등 수습에 급급한 면피성 대처가 아닌 확실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분골쇄신' 자세로 임해야 한다.

입예협은 오는 13일(토요일) 오후 공사 현장 앞에서 항의 집회를 실시, 이처럼 잘못된 행태들에 대해 적극 규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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