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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이자장사 지적에도 증권사 핵심업무 '눈독'

은행권 '투자일임업 허용' 주장...학계 "금융 시스템 불안 요인" 비판

장민태 기자 | jmt@newsprime.co.kr | 2023.05.17 17:20:23

은행권이 금융당국에 투자일임업 전면 허용을 요청했다. = 장민태 기자


[프라임경제] '이자장사' 비판에 은행권이 투자일임업 허용을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선 은행권이 비이자이익 사업 확대를 핑계로 금융투자업계 업무에 눈독 들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학계 및 금융투자업계는 은행권 투자일임업 겸업에 반대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 측 요청은 본인들 수익성 강화를 위해 남의 밥그릇을 뺏겠다는 것"이라며 "그들은 비이자이익 확대를 핑계로 겸영업무를 확대할 속셈"이라고 일갈했다.

앞서 은행연합회는 금융위원회에 비이자이익 확대를 이유로 투자일임업 전면 허용을 요청한 바 있다.

현재 은행권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제외하고 투자일임업을 할 수 없다.

일례로 공모펀드의 경우 은행이 투자자 모집·판매 역할만을 수행하고 자산운용사가 은행에서 모아온 자금을 가지고 투자를 해 수익을 돌려주고 있는데, 만일 은행권 투자일임업이 허용된다면 은행은 자산운용사 역할까지 할 수 있게 된다. 

자산운용사를 비롯한 금융투자업계는 핵심업무를 빼앗길 위기에 처하자 은행권 투자일임업 허용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은 전국에 영업점을 기반으로 한 어마어마한 고객 수와 막대한 자본을 가진 거대 공룡인데, 자산운용사가 무슨 수로 경쟁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도 은행권 투자일임업이 불러올 부작용을 근거로 금융투자업계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투자일임업을 은행에 허용하는 것은 사실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꽤 있다"며 "지금처럼 시장이 출렁이고 있을 때 투자일임업 허용은 금융 시스템에 상당한 불안 요인"이라고 바라봤다.

이어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서라지만, 위험 요인이 상당한 이번 요청을 금융당국에서 유의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첨언했다. 

한편, 은행 수익구조는 이자이익에 편중돼 있으며, 그 양상은 점점 더 심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권은 지난해 이자이익으로 55조9000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는 전년 대비 21.6% 증가한 수준이다. 

반면 은행권 비이자이익은 3조4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52% 감소했다. 비이자이익 비중은 지난 2020년에 15.1%를 기록한 이후 △2021년(13.2%) △2022년(5.7%) 등 매년 낮아지고 있다.   

아울러 가계부담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증가한 상황에, 은행이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의 금리차)를 벌려 마진을 높였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은행이 '이자장사' 비판에 휩싸이자, 결국 금융당국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은행권이 비이자이익을 확대하도록 개입하고 있다. 

은행 비이자이익은 대부분 외환수입과 펀드·방카슈랑스 판매 등에서 발생하는 업무대행 수수료다. 하지만 이들 수수료가 대형증권사 및 빅테크 등과 경쟁으로 점차 위축될 전망이라는 게 은행권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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