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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역대급 실적에…회계기준 신뢰성 논란 점화

생보사·손보사 모두 큰 폭 증가…1분기 실적 무용론 제기

전대현 기자 | jdh3@newsprime.co.kr | 2023.05.18 19:00:59
[프라임경제] 보험사들이 너나 할 거 없이 역대급 1분기 실적을 내놓자, 새로운 국제회계기준 'IFRS17'을 두고 신뢰성 논란이 불거졌다. 보험사들의 영업 환경은 그대로인데, 올해 처음으로 IFRS17이 적용되자 곧바로 높은 수익을 기록해서다.

이는 IFRS17의 모호한 기준 탓이다. 그간 보험사들은 자산은 시가로, 부채는 원가로 평가해 실적을 발표했다. 그러나 회계기준 변경 이후 부채도 시가로 평가하게 됐다. 보험사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손익을 산정해 '실적 부풀리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로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3대 대형 생명보험사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소유지분)은 총 1조6296억원이다. 전년 동기(1조630억원) 대비 무려 53.3% 증가했다.

IFRS17 적용 이후 보험사들이 역대급 1분기 실적을 내놨다. ⓒ 연합뉴스


손해보험사 실적 폭도 크게 증가했다. 손해보험사들의 합산 순이익은 사상 최초 2조원을 넘어섰다. 구체적으로 삼성화재는 연결 기준 당기순익 612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8.2% 늘었다. 같은 기간 메리츠화재는 4047억원으로 24.5% 증가했다. KB손해보험은 2643억원이다. 28.9% 늘어난 수치다.

이처럼 보험사별 특성을 고려해 최적의 계리적 가정을 반영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향후 보험사의 자율성이 적절히 관리되지 않는다면 결국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먼저, 업계는 IFRS17이 도입된 이후 동일한 회사더라도 과거와 비교가 불가능해졌다고 지적한다. 가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익 기반이 급변하기 때문이다. 모든 회사들이 가정을 다르게 적용한다는 점에서 회사 간 비교는 더욱 어려워졌다.

아울러 보험사가 보험의 손해율과 할인율, 보험 해약률을 현실보다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가정한다면 상품 개발 및 판매정책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는 즉시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미래 재무적 부담이 가중될 심산이 크다.

금융감독원이 새로운 회계기준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이에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계약서비스마진(CSM)을 과대 산출하지 못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계획이다. CSM은 보험사가 보험계약으로 미래에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보험료 조정률 등을 적정하게 설정하도록 유도해 CSM값의 신뢰도를 제고할 방침이다. 

향후 보험사들의 1분기 실적이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보험사들이 내놓은 실적이 유의미하지 않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IFRS17 도입 이후 모든 회사들이 가정을 다르게 적용해 제대로 된 비교가 어려워졌다"며 "금융당국에서 가이드를 새로 제시하기로 하면서 다시 불확실성이 확대된 만큼 회계제도 전환에 따른 기대감이 재차 살아나기는 힘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IFRS17 도입 이후 보험 업종의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미래 실적과 배당에 대한 신뢰도 향상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며 "향후 제시될 CSM 가이드라인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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