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이프건설·남흥건설 '맞손'…부동산 침체 속 상생 모색

공동개발, 양산 토정 산단 680억원 투입…9만평 금속·자동차제조업 유치

경남 양산시 어곡동 일대에서 '토정일반산업단지' 현장 모습.ⓒ온라이프건설

[프라임경제] 지역건설사끼리 강점 공유하며 산업단지 공동개발에 나선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금리 폭등으로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에 급제동이 걸리면서 건설사들이 공사를 중단하는 등 심각한 경영난를 맞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산지역의 중견건설사 온라이프건설(옛 세정건설·회장 정근)과 남흥건설(회장 문태경)은 최근 공동개발 약정서를 교환하고, 경남 양산시 어곡동 일대에서 '토정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공동개발 약정서에 따라 온라이프건설은 시행자금, 공사대금 등 자금관리와 분양 업무를 맡고, 남흥건설은 공사와 공정 관리, 하자 및 민원을 책임지기로 했다. 

온라이프건설은 안과의사 정근원장이 '인디언'의 세정으로부터 인수한 이후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상반기만 3천억 원 이상의 공사수주가 예상된다. 

1969년 설립된 남흥건설은 2014년과 2022년 부산다운건축상을 잇따라 수상했고, 우수한 기술력으로 해외건설공사 실적도 많은 부산의 중견건설사이다.

  

약정서에 따르면 온라이프건설은 남흥건설이 수년간 추진해오던 토정산단 조성사업에 공동사업자로 참여하고, 원 시행자인 남흥건설 측이 그동안 투입한 총비용 82억원 가운데 절반인 41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또 공동시행자인 온라이프건설과 남흥건설은 올해 6월부터 PF대출이 가능한 오는 10월까지 매달 4억원씩 각각 공사비를 부담한다. 두 건설사는 사업이익을 함께 나누기로 했다.

  

남흥건설은 지난 2018년 7월부터 경남 양산시 어곡동 산 96번지 등 일대에 30만㎡, 총공사비 680억원 규모의 '토정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해오다, 최근 갑자기 국제 금리 인상으로 PF 대출이 전면 중단되자 자금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해외건설업 공동참여를 추진하면서 온라이프건설 측의 충분한 현금 유동성을 확인한 남흥건설 측은 온라이프건설 측에 토정산단의 공동개발을 제의했고, 때마침 적극적으로 공사수주를 진행하고 있던 온라이프건설의 정근 대표가 이를 전격 받아들이면서 합의가 이뤄졌다, 

  

오는 2024년 12월말 준공 예정인 토정산단에는 1차 금속제조업, 금속가공제품제조업,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 등을 유치할 수 있다.

  

남흥건설 문태경 회장(좌)과 온라이프건설 정근 회장(우)이 공동개발 약정서를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프라임경제

남흥건설 문태경 회장은 "예상치 못한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금융기관들의 PF대출이 중단되면서 사업비 조달이 막막했는데, 온라이프건설과의 공동개발 덕분에 당장 숨통을 트게 됐다"면서 "상생으로 얻는 이익이 더 크다는 판단으로 단독사업으로 예상되는 이윤의 일부를 포기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온라이프건설 정근 회장은 "지난해 초 세정건설을 인수한 후 부실채권 정리에 주력했다"며, "올해 들어 사명을 '온라이프건설'로 바꾸면서 넉넉하게 확보된 자금을 통해 본격 공사수주에 나서는 상황에서 기술력이 뛰어난 부산의 남흥건설을 사업 파트너로 만나게 됐다"고 화답했다.

이어 "자금과 기술력이라는 서로의 장점들을 서로 공유함으로써 위축된 부동산시장을 개척해나가려는 두 회사의 이번 공동개발 약정이 앞으로 도산 위기에 처한 지역 건설업계의 상생 모델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