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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따라 다른 맥주 선택 "내 취향은?"

'OB 맥주 비어 마스터 클래스' 현장 가보니

김수현 기자 | may@newsprime.co.kr | 2023.05.24 20:16:25
[프라임경제] 맥주는 세계에서 제일 오래된 발효주이자 대중적인 술로, 전 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음료다. 재료부터 제조법까지 천차만별. 전 세계 약 2만개 브랜드를 갖고 있고 나라마다 취향도 다르다. 본지에서는 지난 23일 열린 'OB 맥주 비어 마스터 클래스'를 통해 한국인과 날씨에 맞는 맥주를 분석·평가했다. 

◆ '알고 마시면 더 맛있다'

모든 술은 주종에 따라 감성과 낭만을 품고 있다. 상황에 따라 가장 잘 맞는 맥주를 제대로 찾으려면 본질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 맥주는 맥아와 홉, 물과 효모 네 가지로 이뤄진다. 이 네 가지를 어떻게 조합하냐에 따라 맥주의 색과 맛이 달라진다.

모든 술은 주종에 따라 감성과 낭만을 품고 있다. 상황에 따라 가장 잘 맞는 맥주를 제대로 찾으려면 우선 맥주의 본질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 대중적인 오비 카스 맥주는 '아메리칸 라이트 라거' 스타일을 따랐다. ⓒ 연합뉴스


우선 맥아(몰트)는 맥주의 색과 풍미, 거품을 담당한다. 커피콩을 연상하면 이해가 쉬운데, 로스팅의 차이에 따라 커피 풍미가 달라지는 것처럼 로스팅 강도에 따라 가장 밝은 △필스너부터 △페일 △비엔나 △뮌헨 △카라멜 △크리스탈 △초콜릿 △블랙으로 갈린다.

다음은 홉이다. 맥주가 상하지 않도록 보존하고 맥주 거품을 유지시킨다. IBU(International Bitterness Unit) 수치가 높을수록 쓴맛이 높고, 낮을수록 쓴맛이 적다.

가장 중요한 재료로 손꼽히는 효모는 맥아가 전환한 당분을 알콜과 탄산으로 분해한다. 또 '효모 에스테르'라는 합성물을 만들어내는데, 이 과정에서 과일이나 꽃 향 등이 맥주에 입혀진다.

어떤 물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맥주의 캐릭터도 달라진다. 미네랄이 풍부한 경수로 맥주를 만들면 쓴맛이 강조되고, 반대 성격의 연수를 사용하면 부드러운 맛의 맥주가 만들어지는 식이다.

효모와 숙성 방법에 따라 '라거'와 '에일'로도 나뉜다. 저장하다(Lagern)라는 의미를 지니는 '라거'는 하면 발효 효모를 사용해 저온(8~12도)에서 25~30일간 발효한다. 깔끔하고 상쾌한 청량감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수입 맥주는 △필스너 △버드와이저 △하이네켄 등이 꼽힌다.

'에일'은 상면발효 효모를 사용해 상온(15~20도)에서 10~14일간 발효한다. 과일 향이나 꽃 향의 깊은 풍미가 특징이다. 대체로 '라거'보다 알코올 도수도 높다. 블랑·호가든 등이 유명하다. 

◆ 올라운드 플레이어 '아메리칸 라이트 라거'

한국인에게 가장 맞는 맥주 스타일은 뭘까. 19세기 독일 이민자들이 미국에서 양조장을 운영하면서 만든 '아메리칸 라이트 라거'를 추천한다. '아메리칸 라이트 라거'는 미국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옥수수와 쌀을 맥아와 혼합해 만든 데서 유래됐다.

이예승 오비맥주 맥주문화교육팀 부장이 지난 23일 비어 마스터 클래스에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 프라임경제


기존 맥주보다 잔당감과 바디감이 낮고, 에일과 비교해 페어링 부담이 적다. 찌개나 탕, 기름지고 매운 음식이 주류인 한국식 안주와도 잘 어울린다. 

요즘같이 더워진 날씨에도 제격이다. 작은 잔에 빠르게 갈증을 해소할 때 어울리는 맥주로, 운동 후 지친 몸이나 정신없이 바빴던 하루를 마무리할 때 생동감을 준다.

◆ 사색할 때 '레페 브라운'…추운 겨울 '임페리얼 스타우트'

벌컥벌컥 마시고 싶지 않은 차분한 날이라면 다채로운 향을 음미할 수 있는 '레페 브라운'이나 '트리펠 카르멜리엣'을 추천한다. 

'레페 브라운'은 브라운 컬러의 맥주를 대변하는 깊은 맛으로 카라멜과 커피, 초콜릿 향이 이색적이다. 달콤한 첫맛과 씁쓸한 바디감은 다크 초콜릿을 연상시키는데, 식전주로 가장 이상적이다.

귀한 맥주로 여겨지는 '트리펠 카르멜리엣'은 1679년 사라진 카르멜리엣 수도원 맥주를 완벽하게 재연한 걸작이다. 

보리와 밀, 귀리로 제조한 이 맥주는 탁월한 밸런스가 일품이다. 향긋한 과일 향과 아로마 향이 매력적이다. 병 안에서 재발효가 지속해서 일어나는 점도 집중해볼 만하다.

차분한 날이라면 다채로운 향을 음미할 수 있는 '레페 브라운'이나 '트리펠 카르멜리엣'을 추천한다. ⓒ 프라임경제


추운 겨울에 먹기 좋은 맥주를 꼽으라면 단연 '임페리얼 스타우트'다. 기네스로 대표되는 '스타우트' 흑맥주 중 일반적인 맥주보다 알코올 도수가 2배 이상 높다.

앞에 붙는 '임페리얼'은 18세기 영국인들이 러시아 제국에 수출할 목적으로 만들어지면서 붙여졌다. 영국인들은 러시아로 향하는 길고 추운 바닷길에서 맥주가 어는 것을 막고자 맥아와 홉을 더 넣었는데, 여기서 초콜릿·위스키 향·보디감이 강해졌다.

오비 맥주 관계자는 "역사·문화적 가치에 대해 알고 있으면 관광지가 더 재밌는 것처럼 맥주도 마찬가지"라며 "맥주마다 가진 특징을 알고 마시면 더욱더 맥주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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