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인기 드라마로 본 정권 특징 ① 이명박·박근혜 정부

재산 문제‧비선 실세…퇴임 후 법원서 실형

김수현 기자 | may@newsprime.co.kr | 2023.05.25 10:36:12
[프라임경제] 인기 드라마를 보면 그 시대의 관심사를 알 수 있다. 외부에 표출하지 못한 감정이 드라마를 보면서 녹아든다. 그래서 드라마는 현실을 반영한 세태 풍자 모습이다. 여기에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가 있다. 그렇다면 정권별로 시대를 반영해 인기를 끈 드라마는 뭘까. 또 국민은 무엇에 울고 웃고 화를 냈나. 정권별 사항을 드라마로 분석해 봤다.  

◆이명박 <일지매·추노·제빵왕 김탁구>

<일지매>는 2008년 5월부터 2008년 7월까지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사회계급 타파 등 개혁 추구 세력과 보수 세력의 갈등 사이에서 신분을 감추고 활약을 펼쳐 보이는 일지매의 이야기를 다룬 퓨전 사극이다.

일지매가 방영되던 2008년 2분기는 '광우병 이슈'가 전국을 뒤덮던 시기다. 정부와 여당, 야당 간 논쟁이 활발한 데다 찬반양론도 뜨거웠다. 수많은 논쟁에서 갈피를 찾지 못한 국민은 이를 해소하는 일지매에 매혹당했다. ⓒ 연합뉴스


작품 배경은 인조 시대 이조가 동생 이원호를 시기해 살인하고 진실을 알게 된 이원호의 안들 이겸이 일지매가 되어 복수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일견 흔한 스토리로 치부될 수 있다. 하지만 시청률 30%를 돌파하며 흥행했다. 흥행 이유는 주연과 조연의 호연에 이어 가면 슈퍼히어로물 특성을 지니면서 대리만족감을 높였다. 

일지매가 방영되던 2008년 2분기는 '광우병 이슈'가 전국을 뒤덮던 시기다. 정부와 여당, 야당 간 논쟁이 활발한 데다 찬반양론도 뜨거웠다. 수많은 논쟁에서 갈피를 찾지 못한 국민은 이를 해소하는 일지매에 매혹당했다. 

2010년 추노 제빵왕 김탁구 동이 등 신분과 관련된 드라마도 유독 인기를 끌었다. 여기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 문제를 둘러싼 잡음이 한몫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임기를 시작할 때도 재산의 불투명성으로 시끄럽더니 떠날 때도 사저 신축 문제로 논란이 됐다. 'BBK 의혹'은 '내곡동 의혹'으로까지 연결된다. 과거의 신분이 출신으로 결정됐다면, 현재의 신분은 재산으로 보는 분위기다. 

여기에 정권 출범 초기 이른바 '비즈니스 프랜들리'라며 지나친 재계 편향성을 보인 점도 일반 국민이 신분 관련 드라마에 열광한 이유다. 이후 이명박 정권 말기에는 재계를 몰아붙이는 모습을 보였다. 

◆박근혜 <도깨비·낭만닥터·푸른바다>

박근혜 정부는 '국정농단'으로 연결된다. 박근혜 대통령과 민간인 신분의 최순실을 중심으로 발생한 사건은 2016년 11월부터 2017년 3월까지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은 임기를 못 채우고 탄핵당했다. 

그래서일까. 해당 사건 이후 방영된 드라마들의 악역은 '비선 실세' 캐릭터가 대다수다. <도깨비>에서 시청자들을 오싹하게 했던 드라마 '도깨비' 속 간신 박중헌(김병철)은 박근혜 정부의 비선 최순실을 연상시킨다.  

박근혜 정부는 '국정농단'으로 연결된다. 박근혜 대통령과 민간인 신분의 최순실을 중심으로 발생한 사건은 2016년 11월부터 2017년 3월까지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다. 그래서일까. 해당 사건 이후 방영된 드라마들의 악역은 '비선 실세' 캐릭터가 대다수다. ⓒ 연합뉴스


간신 박중헌은 어린 왕을 세우고 세치 혀로 세상에 군림하고 싶어하며 주인공 김신(공유)과 정면으로 대치된다. 붉은 혀로 "파국이다"라고 말한 그의 대사는 당시 유행어처럼 돌며, 관련된 짤과 밈이 인터넷상에서 크게 유행하기도 했다. 결국 간신 박중헌의 말은 박근혜 정부의 파국으로 연결됐다. 

이후에 방영된 <낭만닥터 시즌1>과 <푸른바다의 전설>도 마찬가지다. <낭만닥터 시즌1>에 등장하는 도윤완(최진호) 원장은 병원의 실제 주인인 신회장(주현)과 그의 딸(김혜은) 대신 병원을 지휘하며 김사부(한석규)에게 위기를 가져다준다.

<푸른바다의 전설>에 등장하는 계모 강서희(황신혜)는 남편인 허일중(최정우)의 시력을 잃게 만들고 살해한다. 이에 따라 허준재(이민호)는 배후를 조작한 강서희와 그의 아들을 몰아내며 당시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가져다줬다.

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는 "작가 입장에서 소재를 어떻게 쓰느냐는 우연에 가깝겠지만, 해당 드라마가 시청자들 사이에서 공감되고, 불이 붙여지고 확산하는 대목은 시대정신과 맞물린다고 생각된다"며 "이같은 현상은 시대 변화와 함께 국민이 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