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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하나카드, 신한·삼성·현대카드와 다른 행보…카드론 늘리는 이유

빚 폭탄 우려에도 1분기 수익성 악화 만회 전략

전대현 기자 | jdh3@newsprime.co.kr | 2023.05.26 09:30:34
[프라임경제] 최근 카드빚을 갚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올해 카드사 실적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런 가운데 하나카드와 우리카드가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취급액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나 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 

서민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오는 9월 코로나19 금융 지원 종료까지 앞둬 미뤄왔던 대출 부실이 한꺼번에 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개 카드사(신한·삼성·KB·롯데·우리·하나·현대)의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리볼빙) 잔액은 7조1729억원이다. 전년 동기(6조2740억원) 대비 1조원 가량 늘었다. 

연체율도 증가 추세다. 올해 1분기 7개 카드사(신한·삼성·KB·롯데·우리·하나·현대) 평균 연체율은 1.21%다. 지난해 말보다 0.11%p 증가했다. 4년 만에 연체율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카드사 연체율이 증가세를 보이면서 대출 부실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 연합뉴스


통상 카드사 연체율이 2%를 넘어가면 위험 수준으로 판단한다. 금융당국은 오는 9월 코로나 상환 유예 조치가 종료된다면 연체율이 급격하게 올라갈 수 있다고 판단, 예의주시하고 있다.

카드론, 리볼빙 이용자 대다수가 다중채무자라는 점에서 올 하반기 채무 불이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자본 건전성이 낮은 하위권 카드사들의 경우 리스크가 더욱 커 우려가 심화된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연체율이 발생한다는 것은 서민들이 어렵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지표다"라며 "이는 곧 악성부채로 이어지는 만큼 카드사들이 건전성 제고에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연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 곧 도산 위기로까지 번질 수 있다"며 "카드사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대출을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 업계 6위 우리카드와 7위 하나카드가 전업 카드사 중 가장 큰 폭으로 카드론 취급액을 늘리고 있다. 건전성 제고를 위해 취급액을 대폭 줄이고 있는 상위권 카드사들과 반대 행보를 걷는 모습이다.

실제로 상위권 카드사들은 카드론 취급액을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줄였다. 구체적으로 △신한 24.6% △삼성 19.8% △현대 32.7% △KB국민 14.4% 감소했다. 그나마 취급액을 늘린 BC카드 역시 신규 취급 카드론 금액이 총 60억원에 불과해 미미한 수준이다. 

이와 달리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는 카드론 취급액을 크게 확대했다. 우리카드는 카드론 취급액을 9004억원에서 1조347억원으로 14.9% 늘렸다. 하나카드의 카드론 취급액도 5052억원에서 1조224억원으로 크게 상승했다. 무려 102.2% 증가했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는 카드론 취급액을 크게 확대했다. 사진은 양사 본사 전경. ⓒ 프라임경제


양사의 이같은 결정은 조달금리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두 회사 모두 1분기 당기순익이 반 토막 나면서 수익성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우리카드는 1분기 당기순이익 458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860억원) 대비 46.7% 감소했다. 하나카드 역시 2019년 이후 최저 수준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하나카드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202억원이다. 전년 동기(546억원) 대비 63% 급감했다.

이런 상황에 양사의 고정이하여신비(NPL) 비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NPL은 총 여신 중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올해 1분기 기준 하나카드의 NPL 비율은 0.8%로 전년 동기 0.71% 대비 0.09%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는 0.98%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0.46%p 올랐다.

자산규모 및 고정이하여신 대비 무리하게 수익성을 추구하면서 건전성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우리카드 관계자는 "지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경기가 둔화되면서 카드론 수요가 증가했다"며 "최근 금융업권 전체 연체율이 상승했으나 철저한 모니터링 및 대처로 자산건전성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경기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카드론 취급액을 대폭 낮췄다"며 "올해 1분기 카드론 취급액은 2021년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 건전성과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시점인 만큼 다시 카드론을 관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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