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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범석의 일본 톺아보기] 벼룩시장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장범석 칼럼니스트 | press@newsprime.co.kr | 2023.05.30 10:42:34
[프라임경제] 일본 대형 벼룩시장 사이트 중 하나인 '메르카리(mercari)' 유저는 해당 어플에서 비트코인을 매입 또는 매도가 가능하다. 물론 "생활용품 중고 시장판에서 웬 비트코인?"이라고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30만이 넘는 유저가 이용하고 있으며, 그 숫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메르카리가 유저를 대상으로 비트코인 거래 서비스를 시범 제공한 건 지난 3월9일. 그로부터 1주일 이후 모든 유저에게 어플을 개방하자 2주간 10만 신규 계좌를 등록했으며, 최근 23일에는 30만이 넘었다. 

이들 중 암호자산을 처음 대하는 유저가 77%라는 점을 감안, 일본 비트코인 열기를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메르카리 내에서 비트코인 거래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중고품 판매대금이나 포인트로 비트코인을 매입하고, 때로는 팔아 사이트 쇼핑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르카리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 메르카리 홈페이지


1엔부터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비트코인 최소단위 1사토시(satosi)가 1억분의 1비트코인이므로, 1엔이면 26사토시 정도를 살 수 있는 금액이다(27일 기준 1비트코인=약 375만엔). 

해당 서비스는 '캐주얼층(초심자)' 이용을 우선으로 제공하며 비트코인 입출고(외부 지갑으로 송금 등) 및 비트코인 이외 다른 암호자산 거래는 지원하지 않는다. 비트코인에 특화된 신규 유저를 확보하고 충성 고객으로 만들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벼룩시장 앱 & 인터넷 옥션의 달인' 가와사키 사치에는 이런 메르카리 마케팅에 대해 디지털마케팅 전문매체 'AII About' 기고(24일)를 통해 "메르카리에서 3/15일~5/12 3회에 걸쳐 4300엔어치 비트코인을 구매했고, 이는 24일 321엔이 올랐다"라며 "자산운용 측면에서 진입장벽이 낮았다"라고 이용 편리성을 추켜세웠다.

향후 △라쿠텐 라쿠마 △PayPay 프리마 △야후 오크 등 다른 벼룩시장 어플이 가세할 경우 비트코인 열기는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한편, 비트코인은 2008년 11월 '나카모토 사토시(Satosi Nakamoto)'가 인터넷 메일링 리스트에 '전자 통화 비트코인'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기 시작하면서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비트코인 이미지. ⓒ pixabay.com


2009년에는 관련 소프트웨어를 발표하고 최초 마이닝(채굴)을 실시했다. 2010년 중반까지 다른 개발자들과 함께 소프트웨어 개발을 이어가던 나카모토는 소스 코드와 도메인을 커뮤니티 멤버에게 넘기고 홀연히 자취를 감췄다. 

이후 사토시가 누구인지를 놓고 많은 추측과 억측이 난무했지만, 여전히 정확한 정체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는 논문에서 모국어가 아니면 구사하기 어려운 관용구(idiom)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으로 미뤄 이름과 달리 일본인이 아닐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온라인에서 활동할 당시 "일본에서 생활한 적이 있다"라고 소개하고 있어 그 가능성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폐나 동전처럼 실체는 없지만, 인터넷상 블록체인을 매개로 거래되는 암호자산(암호화폐, 가상자산)이다. 암호자산은 달러·유로·위안·엔 등 기존 화폐와 달리 환전 또는 송금 등 절차를 거치지 않고 간편하게 'P2P(개인 대 개인)' 거래가 가능하다. 수수료도 들어가지 않는다. 

특히 암호자산 '대표 주자' 비트코인은 글로벌 경제가 불안할수록 안정된 가치 저장 수단으로 주목받는 '디지털 금'과 같은 존재다. 특성상 증권 등 전통 금융과 다른 변동 곡선을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상승 기조를 유지하는 편이다. 이런 비트코인 순기능을 경계하는 미국 및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이 '자국 금융 보호' 명목으로 각종 규제 카드를 꺼내 입지를 좁히려 하고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자산 편리성과 안전성을 인식하기 시작한 글로벌 사용자 욕구를 계속 억누를 수만은 없는 일이다. 

비트코인 대중 보급과 활용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세계 경제 한 갈래가 자리 매김하고 있다. 

<다음 편에서는 일본 NFT 활용 사례를 알아본다.>

장범석 국제관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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