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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두나무②] ESG로 교감…해외 진출 규제 완화 정조준

해외 거래소 국내 진출 시도 "동일한 환경 마련 필요"

장민태 기자 | jmt@newsprime.co.kr | 2023.05.30 16:40:50
[프라임경제] 국내 1위 암호화폐거래소인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아직 국내외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지만, 성장의 돌파구를 글로벌 시장에서 찾고 있다. 시장의 선두주자로서 해외 문턱을 넘어 국내 가상자산 시장 알리려는 두나무의 노력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30일 여론조사기관 데이터앤리서치에 따르면 업비트는 지난해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가운데 ESG 경영 관심도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ESG 경영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송치형 두나무 회장의 성과로도 평가된다. 두나무의 ESG 경영 행보를 놓고 업계는 해외 진출 관련 국내 규제 문턱을 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두나무, ESG 확대…내년까지 1000억원 투자 

송 회장은 지난해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중 최초로 이사회 내 'ESG 경영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직접 위원장을 맡았다. 

이때를 기점으로 송 회장이 두나무 ESG 경영 전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되는데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기부금’이다. 송 회장이 직접 ESG 경영을 진두지휘한 이래 두나무의 기부금 증가폭은 국내 대표 기업 중에서도 눈에 띄는 수준으로 확대됐다.

두나무는 내년까지 총 1000억원을 ESG 활동에 투자할 계획이다. = 장민태 기자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자료를 살펴보면 두나무는 2020년 매출액 대비 0.31%였던 기부금 비율이 지난해 1.88%로 상승했다. 이는 2년간 국내 매출액 500대 기업 중 2위의 증가폭이다.

두나무는 지난해 기부금으로 229억원을 사용했다. 여기에 두나무 ESG 경영위원회는 내년까지 총 1000억원을 두나무 ESG 활동에 투입할 계획이다.

두나무 ESG 경영위원회가 주목하는 핵심 키워드는 △나무 △청년 △투자자보호 총 3가지다. 올해부터는 본인들의 특징인 블록체인과 메타버스를 활용한 ESG 활동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산림청·한국산림복지진흥원과 손잡고 진행한 시민 참여형 환경보호 캠페인 '회복의 숲'은 ‘나무’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 키워드와 ‘메타버스’라는 기업 핵심 역량을 융합한 ESG 활동으로 관심을 모았다.

참가자가 두나무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에 가상의 나무 1그루를 심으면, 실제 나무 2그루가 산불 피해를 본 경상북도 울진 소재 도화동산 인근에 식재됐다. 두나무는 이를 통해 약 3만그루 이상의 실제 나무를 심을 수 있었다. 

이밖에 두나무는 업비트 이용자와 함께 튀르키예 지진 피해 지원 모금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행사는 가상화폐를 활용한 매칭 그랜트 방식으로 이뤄졌다는 게 특징으로 업비트 이용자가 비트코인을 기부하면 두나무가 해당 금액만큼 추가로 금액을 더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총 14BTC(당시 약 4억4000만원)가 튀르키예 피해 지역에 전달됐다. 

◆두나무 ESG 확대 노력, 당국 규제 완화로 이어질까

두나무의 ESG 경영 확대 움직임은 국내 암호화폐거래소에 대한 당국 시각을 환기하기 위함이라는 게 금융권 분석이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닥사) 의장을 맡고 있는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올해 초 "국회 및 금융당국과 긴밀한 협의를 이어 나가겠다"며 "대한민국 암호화폐 사업 국제 경쟁력 제고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 ⓒ 두나무


현재 암호화폐거래소들이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로 해외 진출 관련 규제가 거론된다. 현행 특정금융정보법(이하 특금법)은 국내 암호화폐거래소가 해외에 거주 중인 외국인을 대상으로 거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암호화폐거래소 한 관계자는 "해외 진출은 두나무뿐 아니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의 존립을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라며 "대부분 암호화폐거래소가 국내 시장에 묶여 수익원을 개선하지 못했고 경영악화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27곳 가운데 18곳이 자본잠식 상태다. 두나무는 국내에서 1위 거래소인 업비트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지난해 암호화폐 시장 침체로 약 94.1%의 순이익 감소를 겪었다. 

이런 상황에 해외 거래소들이 국내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은 국내 암호화폐 거래 시장 환경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세계 1위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국내 거래소인 고팍스를 인수해 우회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들은 당국에서 사업자 변경 신고 수리를 지연하자 고팍스 서비스 '고파이'에 묶인 고객 투자금 약 566억원을 볼모로 삼았다. 

레온 퐁 바이낸스 아태지역 대표는 "고파이 예치금 75%를 상환하기 위해서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신고 수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외 거래소가 국내 당국을 향한 협박에 가까운 요구를 내세우며 강하게 국내 시장의 문을 두드리자, 국내 거래소도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당국 차원에서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소한 동일한 경쟁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는 관점에서다. 

암호화폐거래소 관계자는 "해외 거래소는 국내에서 회원을 끌어가기 위해 온갖 시도를 하고 있다"며 "국내 거래소도 해외에 나가서 외국인들을 고객으로 받을 수 있는 입장이 되어야 동등한 경쟁이 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꾸준히 해외에 나가서 사업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어려움이 계속 남아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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