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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가보훈부 승격 '제대군인 위한 다양한 정책 마련되길'

 

[프라임경제] 1961년 군사 원호청으로 출발한 국가보훈처는 다음 해 원호처로 개명되었다가 1985년 지금의 명칭이 됐다. 그리고 2023년 마침내 국가보훈부로 승격돼 지난 5일 새로운 출발을 했다. 

62년이란 긴 세월 동안 국가보훈처는 장관급과 차관급을 오가며, 여러 차례 이름을 바꿨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국가유공자 및 그 가족에 대한 보훈지원과 참전군인과 제대군인에 대한 여러가지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필자는 5년 이상 복무한 제대군인들을 위한 취업 지원 업무를 하는 서울제대군인지원센터의 취업상담사다. 요즘 구직자들과 통화를 하다 보면 심심찮게 이런 질문을 받는다. "이제 국가보훈부로 승격되는데 제대군인들을 위해 달리지는 정책은 없나요?", "현재 지원제도 중에서 좀 더 좋아지는 건 없을까요?"이런 질문에 아직 구체적인 것은 잘 모르겠다. 

말하지만 그들의 기대 못지않게 여러 측면에서 지금보다 더 나아지길 바라는 것은 사실이다. 제대군인을 위한 여러 취업 지원 제도 중 '보훈특별고용제도'가 있다.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과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기업이 보훈대상자의 일정비율을 의무고용하는 것을 규정하고 이 비율에 미달한 경우 국가보훈처장이 추천하는 자를 선택해 고용할 의무가 발생한다.

이 제도는 제대군인 중 10년 이상 복무자에게 지원 자격이 주어지는데 이 10년 이상 군 복무를 하고 전역한 제대군인의 경우 취업시장에서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기업에서 선호하는 젊은 층도 아니고 취업이 잘되는 장년층도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필자가 상담한 고객 중 보훈특별고용으로 우체국 집배 9급 채용에 응시해 최종 합격한 사례가 있다. 

10여년 넘게 군이라는 특수한 조직에서 생활하다 전역하는 제대군인들은 같은 나이대의 구직자들과 비교하면 사회에서 요구하는 경험·경력·직무역량 등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나라를 지키는 그들의 주 업무는 아무래도 사회와는 좀 떨어져 있는 조직의 특수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채용 과정에서 서류심사에 합격한 고객의 요청으로 면접 클리닉을 진행했다. 센터에는 면접 클리닉을 요청하는 구직자에게 면접 환경과 유사한 상황에서 면접을 체험할 수 있는 모의 면접과 AI 면접 시스템을 활용해 각종 데이터와 영상을 통해 자신의 면접능력을 객관화할 수 있는 화상 면접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그전까지 본인은 '면접 질문에 답변도 잘하고 자신 있다'라고 했던 구직자는 막상 수치화된 데이터와 자신의 면접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고 나서는 스스로 문제점을 인지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으로 실제 면접 시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보훈특별고용제도를 잘 활용한 취업의 사례다.

그러나 좋아 보이는 이 제도의 단점도 많다. 역시 10여년간 군 생활 후 취업을 준비하던 또 다른 30대 후반의 구직자는 고용특별고용제도를 통해 한 중소기업에서 인턴 근무를 하고 바로 취업했다. 

그러나 막상 업무 배치는 본인이 희망한 직무가 아니었고 다른 직무에 업무 적응을 한 후 본인이 희망하는 직무에 배치가 가능하다는 기업 측의 말을 듣고는 그는 이직 상담을 청해왔다. 보훈특별고용 취업은 실제 그리 쉽지 않다. 이 제도의 취지대로 고용하는 기업이 많지 않고 그런 자리가 있다 하더라도 제대군인은 다른 보훈지원대상자보다 우선순위가 낮다. 

이직을 희망하고 있지만 본인이 희망하는 분야의 일자리가 많지 않기에 현실적으로 빠른 취업이 어려울 수 있음을 안내했다. 이 구직자는 본인이 원하는 직무가 나올 때까지 계속 기다릴 수만 없기에 여러 가지 일자리 중 일반 채용 방법으로 자신이 원하는 직무에 지원하고 이력서 및 면접 클리닉을 통해 이직에 성공했다.

국가보훈처가 국가보훈부로 승격이 되면 분명 지금보다는 더 많은 정책들이 쏟아질 것이다. 그 가운데 나라를 지키기 위해 수고한 그들이 군복을 벗고 우리 주변 사회로 복귀 시,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고 잘 정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제도 및 정책들이 마련돼 지길 바라본다.

나 또한 이를 통해 그들이 원하는 도움을 하나라도 더 줄 수 있는 서울제대군인지원센터의 취업상담사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엽경신 국가보훈처 서울지방보훈청 제대군인지원센터 취업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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