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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옳다'는 피자알볼로, 가맹점주에겐 달랐다

정체성 잃은 '냉동 도우'…광고 집행 과정서도 '잡음'

김수현 기자 | may@newsprime.co.kr | 2023.06.14 20:27:43
[프라임경제] 국내 피자 프랜차이즈 피자알볼로가 가맹점주와 갈등을 빚고 있다. 원부자재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냉동 도우 품질논란, 보복성 내용증명 발송 의혹 등 공정위가 근절하고자 하는 행위가 반복되고 있다는 가맹점주들의 주장이다.

◆ 지역 따라 다른 '피자 도우' 가맹점주 반발 

2005년 9월 설립된 피자알볼로의 가맹본부 알볼로에프앤씨는 이재욱 대표를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100%의 지분을 갖고 있다. 2014년 9월 세워진 알볼로푸드시스템 또한 이 씨 형제를 비롯한 특수관계인들이 주식 전부를 갖고 있다. 이재욱, 이재원 형제는 피자알볼로의 공동창업주다.

국내 피자 프랜차이즈 피자알볼로가 가맹점주와 갈등을 빚고 있다. 원부자재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냉동 도우 품질논란, 보복성 내용증명 발송 의혹 등이 반복되고 있다. ⓒ 피자알볼로


문제는 피자알볼로 가맹사업에서 사용되는 빵 반죽(도우) 전량을 10여 년 가까이 가맹본부(알볼로에프엔씨)가 아닌 알볼로푸드시스템이 단독 공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명 '일감 몰아주기' 방식으로 실질적인 역할을 하지 않는 계열사를 중간에 끼워 넣는 행위다.

이에 대해 피자알볼로 관계자는 "알볼로의 까다로운 품질기준을 수용하는 업체가 없고, 자사의 차별화된 핵심 노하우 제품을 가격과 품질 면에서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다"며 "업체를 운영하는 게 마이너스 수익이라 오히려 본사엔 손실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러한 '일감 몰아주기'가 불필요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알볼로푸드시스템이 가맹 품질 균등화에 기여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피자알볼로의 정체성은 '콜드 체인 냉장 도우'다. 창업 당시 '건강한 피자'를 슬로건으로 내걸었고, 이를 주축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2016년에는 국내 최초 전국 냉장 도우 트레이 배송시스템을 갖춘 논산 도우공장과 함께 논산 물류센터를 설립해 전국으로 원활하게 배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일산 물류센터를 확장 이전하며, 온라인, 모바일주문 시스템 론칭 등 기업 경쟁력을 강화했다.

하지만 최근 강남과 해운대 피자알볼로의 맛은 같은 가격의 동일 제품이라 하더라도 다를 수밖에 없었다. 강남 매장은 냉장 도우가 배송됐고, 해운대 매장에는 냉동 도우가 배송됐기 때문이다. 본사 도우 공급 현황을 파악한 결과 현재 서울·경기·인천·천안을 제외한 지역 매장에는 모두 냉동 도우가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피자알볼로 측은 "메뉴얼을 준수해 조리하면 품질 차이가 없고 몇 달간 테스트에 걸쳐 도출한 결과"라며 "배송문제 때문에 지방에 냉동 도우를 공급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 가맹점주는 "피자알볼로가 알볼로 푸드 시스템을 10년간 독점 거래해온 이유가 균등 품질 목적일 텐데, 지역에 따라 냉동·냉장 도우가 공급되고 있다"며 "일부 지역에만 냉장 배송하는 상황이라면, 애초에 품질 균등화에 실패해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꼬집었다.

또 "올해 6월부터 본사 측에서 전국 매장을 대상으로 냉동 도우를 추진하는 방안이 떠올랐지만, 가맹점주들의 반대에 밀려 무산됐다"며 "인건·물류 비용 문제와 맞물려 있어도, 피자알볼로가 홍보했던 브랜드 정체성과 다른 행보를 보인다는 점에서 뼈 아프다"고 일갈했다.

◆ 논란 이후 '치즈 사입 조사' 급습

일부 가맹점주들은 피자알볼로의 가맹점 착취가 단순히 재료 생산 문제에만 그치지 않고, 가격을 내려 가맹점주의 수익을 악화시키려 한다고 주장했다.

피자알볼로 측은 하반기부터 가맹점 수익증대를 위해 피자 크기를 1인치 줄이고, 가격을 5000원 인하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여기에 광고비 집행을 위해 가맹점주들에게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내용의 투표를 진행했다.

가맹점주 A 씨는 "본사에서는 가격을 인하하면 매출이 올라갈 것이고, 중앙 광고를 시행하면 수익으로 전환 된다는데, 매출이 나왔을 때 전제되는 이야기인 거지 확실한 건 아니지 않냐"며 "투표 진행 과정에서도 슈퍼 바이저를 통해 찬반 투표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고 토로했다.

한편, 피자알볼로 측은 해당 논란이 점화된 후 연초 치즈 구매량이 적은 점주 30여명에게 내용증명을 발송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 해결을 위해 제대로 작동해야 할 가맹점 관리 시스템이 멈춰있거나, 특별한 목적으로 6개월이 지나서야 내용증명을 발송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가맹점주 C 씨는 "논란 건으로 50여개 매장이 공정위에 제소하겠다고 하자 뜬금없이 '치즈 사입' 내용 증명이 날아왔다. 사용량 비교도 아니고, 전체 평균 퍼센트에 미치지 못하니까 소명하라는 요지였다"며 "문제가 심화하자 구차한 시기에 내용증명을 발송해 압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피자알볼로 측은 "매장 매출 대비 치즈 사용량이 적어 이 부분에 대한 소명을 요청하는 내용증명이 발송됐다. 사입으로 인해 품질 표준화를 저해할 우려가 있고, 위생 사고 위험도 있어 본사에서 가맹점을 대상으로 비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업무"라며 "보복성으로 대상자를 특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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