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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나의 美친 디자인] 명품브랜드=브랜드계승+경험

 

최예나 칼럼니스트 | yenachoi@b-forbrand.com | 2023.06.22 15:51:42
[프라임경제] 얼마 전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영화가 개봉한다는 소식을 듣고, 주중임에도 불구하고 개봉 사수를 했다. 게임을 하면서 들었던 익숙한 음악이나 좋아했던 캐릭터가 나와 말도 하고 노래도 부르는 걸 보니 참 반가웠다. 영화는 짜임새 있는 스토리로 전개됐고, 어느새 1시간 30분의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주말엔 시장 조사 겸 쇼핑몰을 방문했다. 주변을 둘러보고 있는데 한눈에 나를 사로잡은 슈퍼마리오의 버섯 인형. 그 옆 레고 코너에는 개봉한 지 얼마 안 된 영화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레고 블록 시리즈들이 즐비하게 진열돼 있었다. 같이 영화를 본 5살 된 아들이 버섯 인형을 보고 너무 반가워하길래 젤리를 줄일 것을 약속받고 구매했다. 

그런데 사실은 내가 갖고 싶었던 마음이 더 컸을 수도 있겠다. 무엇보다 어릴 때 즐겼던 컨텐츠를 내 아이와 공유한다는 사실이 좋기도 했다. 어렸을 때의 즐거웠던 기분이 상기되며 아들과 유대감이 형성된다는 것 또한 유쾌했다. 이것이 바로 부모의 팬덤이 내 자녀의 브랜드 경험을 계승하는 행위이다. 부모가 만족한 브랜드를 자녀에게도 전가하고 있는 셈이다.
 
누구나 이런 경험이 한 번쯤은 있으리라 생각된다. 어릴 적 부모님이 즐겨 사 주셨던 과자를 생각해 보자. 나도 모르게 그 과자를 떠올릴 때면 그때의 추억이 소환되고, 마트에서 그 과자를 집고, 또 자연스레 내 자녀에게 사주고 있진 않은가? 이것이 바로 소비의 계승이다. 나의 경우 어머니가 가끔 간식거리로 사 주셨던 초코파이를 먹을 때면 그때의 추억, 심지어 그때 당시의 주변 냄새도 느껴지는 듯하다.

언젠가 소비 주체로 성장했을 때 아이들은 본인에게 친숙한 브랜드를 소비할 확률이 높아진다. 그러나 2세대 이상을 거칠 수 있는 견고한 브랜드라도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지속적으로 경쟁사는 늘고 모든 브랜드 디벨로퍼들은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시도하며,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기 때문이다. 마케팅 또는 트렌드에 맞는 디자인 적용 등을 통해 지속적인 소비자 관리가 필요하다. 

왼쪽부터 △1974초코파이 패키지 △2002년 초코파이 패키지 △2006 리뉴얼된 패키지. ⓒ 오리온


지난 2018년 신세계 센텀시티에서 마련됐던 초코파이 하우스 매장. ⓒ 중도일보

반세기 동안 브랜드 인지도를 잘 유지하고 있는 초코파이의 사례를 살펴보자. 초코파이는 내수시장을 넘어 해외에서도 선점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한 해에 만 약 20억개 이상이 팔리고 있는 메가브랜드이다.  

그런데 여기서 예전과는 조금 달라진 상황들이 있다. 현재 우리는 남들과 똑같이 하면 살아남지 못하는 시대에 봉착해 있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제품에 대한 기대감이 상향평준화 돼 있고 선택권의 폭 또한 매우 넓다. 그렇다면 생산자의 입장으로서 우리의 제품을 남다르게 침투시켜야 할 방법을 생각해 내야 한다. 같은 제품군이라도 우리 브랜드가 유일무이한 존재가 되도록 말이다. 

EBS다큐프라임의 자본주의 제2부 소비는 감정이다 캡쳐. ⓒ EBS다큐프라임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삶의 경험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더 오래 기억되고, 행복감도 훨씬 더 지속된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브랜드 디벨로퍼'로서 전문가가 말하는 이것을 역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바로 소비자에게 우리 브랜드를 소비하기 이전에 경험을 선사하는 방법이다. 경험 마케팅을 가장 잘 활용해서 우리나라 디자이너 브랜드가 글로벌 브랜드로 선점하는 케이스로 잘 알려진 브랜드는 젠틀몬스터이다. 

젠틀몬스터는 표현하고자 하는 세계관을 키네틱아트로 전시했다. ⓒ 젠틀몬스터 홈페이지

젠틀몬스터의 법인 회사인 아이아이컴바인드는 현재 상장 기업으로써 연 매출 3500억 이상 달성하며 2017년도에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 계열사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이들이 소비자로 하여금 전달하는 경험은 남달랐다. 전통적 방법이었던 판매 중심에서 그들의 브랜드 철학을 통해 경험을 선사하는 방식으로 브랜드의 다른 가치를 전달했다. 

그 결과로 젠틀몬스터는 팬덤을 구축했고, 그 팬들은 젠틀몬스터가 파생시킨 브랜드들 역시 신뢰하고 구매하며 해당 브랜드에 매력을 느낀다. 젠틀몬스터뿐만 아니라 명품 브랜드들 또한 그들의 명성에 안주하지 않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경험을 선사함으로써 입지를 굳히고자 노력한다.
 

북촌에서 진행되고 있는 샤넬 조향 마스터 클래스 팝업스토어. ⓒ 네이버블로그 딩크제니

샤넬은 팝업스토어를 통해 소비자로 하여금 하나의 향수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소비자와 소통하고 소비자가 직접 향을 제조함으로써 추억과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이는 소비자가 다른 브랜드로 한눈을 팔 때쯤 다시금 해당 브랜드에 깊은 충성심을 다지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소비의 행태는 진화한다. 그만큼 브랜드 디벨로퍼의 마케팅 전략 또한 발전해야 한다. 첫 번째 사라지지 않는 브랜드가 되기 위한 노력. 즉 2세대 이상을 향유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도록 점진적으로 만들어 가는 것. 두 번째 브랜드에 경험을 선사하고 세계관을 구축해 팬덤을 형성하고 독보적인 브랜드가 되는 것. 

이 두 가지 목표점은 모든 브랜드가 염두에 두고 앞으로의 목표와 청사진을 짜야 할 것이다. 소비자들의 오감을 만족시키고 인간의 본성인 감정을 동감시키면 어느새 독보적이며 장수 브랜드로써 회자가 될 것이 분명하다.  


글/ 최예나 칼럼니스트 
비포브랜드(B for Brand)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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