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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하림 팸투어' 한입 먹은 순간…"어? 나 닭가슴살 좋아하네"

내년 4월 물류센터 가동 "생산부터 소비자 식탁까지 아우르는 시스템 구축"

김수현 기자 | may@newsprime.co.kr | 2023.06.29 16:55:05
[프라임경제] "하림은 약 200조 매출의 해외 거대 기업과 국내 안방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림의 품질과 경쟁력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지, 오늘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지난 28일 하림(136480)이 진행한 '푸드로드 팸투어'에 참가했다. '흔한 닭고기 공장이겠지'라는 생각에 가벼운 마음으로 투어 버스에 올라탔지만 몇만 평에 이르는 거대한 규모와 최첨단 도계 과정이 시선을 압도했다. 

하림의 대표 브랜드와 제품들이 전시된 공간. = 김수현 기자


하림은 2021년 완공한 간편식 공장 '퍼스트 키친' (12만3429㎡)과 육가공 공장 '치킨 로드' (13만5445㎡), 국가식품클러스터(Foodpolis) (5만3623㎡)에 1호 기업으로 입주해 건설 중인 '첨단 가공식품 플랜트'를 필두로 국내 식품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현장에 나온 변관열 커뮤니케이션팀 수석부장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하며 전사적인 결의를 보였다.

변 부장은 한미FTA를 언급하며 "국내에 들어오는 식자재들의 관세가 낮아지고 있다. 식품 기업이 경쟁할 수 있는 길은 가격과 타협하지 않는 확고한 철학과 품질 관리"라고 강조했다.

하림의 닭 공정은 '동물 복지'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닭 공장에서 '동물 복지'가 웬 말이냐 싶겠지만, 실제로 그렇다. 하림은 2017년부터 3년간 2600억원을 들여 '닭이 스트레스받지 않게 하는 도계 과정'을 추구하고 있다.

먼저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철망'이 아닌 '판' 모양의 전용 이동장으로 닭을 이송한다. 전기충격 대신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가스스터닝' 방식으로 닭을 편안히 재운다. 가실신한 닭이 편안한 상태를 유지해 모세혈관 안의 피까지 깔끔히 없앨 수 있는 효과가 있다.

하림의 닭 공정은 차가운 공기를 이용해 41도의 닭고기 온도를 2도까지 신속하게 낮춘다. '에어칠링(공기냉각)' 공법이다. ⓒ 하림


섬세한 탈모 공정을 거친 뒤 차가운 공기를 이용해 41도의 닭고기 온도를 2도까지 신속하게 낮춘다. '에어칠링(공기냉각)' 공법이다. 

일반적인 도계 공정에서는 닭고기를 얼음물에 담가 온도를 떨어뜨리지만, 하림의 경우 차가운 바람만을 쏘이는 에어칠링 방식을 사용한다. 쏟아지는 찬바람 속에서 최장 7km의 레일을 200분 동안 돌며 물먹지 않은 닭고기가 만들어진다.

상품화 공정을 마친 닭고기의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서 콜드 체인 시스템도 필수다. 출고 전 제품을 보관하는 자동화 창고와 물류 차량의 실내 온도를 0~1도로 유지시킨다. 이는 닭고기 온도 2도를 끝까지 지키기 위한 하림만의 기준이다.

"보통 한국 사람들은 뻑뻑하다고 생각해요. 신선함, 적절한 요리 시간만 지키면 해외에서 어떤 부위보다 고급 음식으로 각광 받는 게 닭가슴살 입니다."

현장에서 가공, 바로 조리된 닭 구이를 먹어봤다. 촉촉한 육질이 일품이었고, 닭가슴살 부위임에도 매우 부드러웠다. 고급 레스토랑의 소고기 부위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순간적으로 '어, 나 닭고기 좋아하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장에서는 공정을 거친 닭을 바로 손질하는 '발골쇼'가 진행됐다. = 김수현 기자


하림 닭고기의 시장 점유율은 30%대로 업계 1위를 기록 중이다. 비결은 신선함에 있다. 하림의 닭 공정은 도계부터 제조까지 24시간 안에 이루어진다. 과정에서 쉽게 오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변 부장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도 신선함과 높은 퀄리티를 유지하는 원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며 "어느 공장보다 깨끗하고 환경적인 시설로 최고의 식품을 만든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치킨로드'에서 하림의 기업 철학을 확인했다면, '퍼스트 키친'에서는 하림의 미래 먹거리를 살펴볼 수 있다. 퍼스트 키친은 육수 HMR 육가공 소스를 만드는 K1, 면류를 생산하는 K2, 즉석밥을 만드는 K3으로 구성된다.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하림의 핵심작으로, 4500억원을 들여 완공됐다. 

K1에서는 MSG 등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은 육수가 만들어진다. 로컬에서 공급받는 신선한 재료를 모토다. 원재료 별로 각각 육수를 뽑아 최적의 비율로 혼합한다. 특히 닭 육수의 기본이 되는 닭 뼈는 불과 9km 떨어진 '치킨 로드'에서 가져온다.

다음 공정에서는 깨끗한 생산 설비 및 자동화 시스템과 함께 전신을 감싸는 방진복, 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한 작업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더 미식 장인 라면'과 '유니자장면' 등 면류를 생산하는 K2다. 닭고기, 소고기, 다시마, 양파, 마늘 등 순수 자연원료를 사용한 육수로 반죽된다. 칼로리가 낮은 건면은 제작된다. 평균 130도의 강한 열풍에 건조된 면은 저온에서 서서히 말려져 더욱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더미식 장인 라면 건면이 생산되고 있다. ⓒ하림


변 부장은 "더 미식 라인의 가격이 비싼 이유는 있다"며 "결과는 소비자들의 선택이다. 원칙을 지키고, 진실과 신뢰로 다가간다면 언젠가는 소비자들이 알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림의 즉석밥 '더 미식 즉석밥'은 K3에서 생산된다. 주목할 점은 순수하게 쌀과 물만을 넣고 생산된다는 점이다. 클래스 100수준의 '클린룸'에서 밥을 지어 산도 조절제나 보존료가 포함되지 않고 온전한 밥의 맛을 지켜낸다.

취반 후 밀봉한 밥에는 100도 이상 고온의 물을 분사해 뜸 들인다. 탄력 있고 고슬고슬한 밥을 만들어내기 위한 비법이다.

하림은 닭고기를 비롯한 다양한 단백질 식품과 가정간편식을 생산·가공하는 종합식품기업이라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일환으로  K1·K2·K3를 연결해 상하차 없이 자동화 직결 작업이 가능한 물류센터를 구축 중이다. 올해 말 완공될 예정으로, 내년 4월 정상 가동이 목표다. 

변 부장은 "물류센터가 완공되면 퍼스트 키친(공장)과 연결되는 브릿지가 이어지고 닭고기 종합처리센터에서 원재료를, 이를 활용해 퍼스트 키친에서 제품을 만들고 제조된 제품은 온라인 물류센터로 배송하게 되는 '하림 푸드콤플렉스'가 만들어지게 된다"며 "생산부터 소비자 식탁까지 아우르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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