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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신한證 손에 달린 큐로CC 인수전…"수수료 포기 못해"

이달 13일 대광건영 PF 대출 심사, 통과 시 "M&A 업계 혼란 초래"

이정훈 기자 | ljh@newsprime.co.kr | 2023.07.11 13:42:50

신한투자증권 사옥 전경. ⓒ 신한투자증권

[프라임경제] 신한투자증권이 큐로CC의 새 주인을 뽑는 캐스팅보터로 부상했다. 업계는 신한투자증권의 의사결정이 큐로CC 인수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더시에나는 지난달 28일 큐캐피탈파트너스(이하 큐캐피탈)와 총액 2500억원 규모의 큐로CC 인수 계약을 체결했지만, 우선협상권을 가진 대광건영이 인수를 발표하면서 '닭 쫓던 개' 신세가 됐다. 대광건영의 우선협상권 실행으로 한 쪽으로 기울어질 것으로 보이던 인수전이지만 내막을 살펴보면 여전히 미궁이다.

전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대광건영의 현금 동원력은 530억원 수준이다. 유형 자산은 약 75억원이다. 보편적 차입매수(LBO) 시 인수자가 현금 50%를 확보하고, 주식이나 부동산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나머지 50%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금이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그러나 대광건영의 셈법은 다르다. 대광건영은 골프장 매각 후 발생될 배당금을 담보로 단기대출을 받아 부족한 현금을 채워 50%의 현금을 확보한다는 생각이다. 

이같은 대광건영의 복안이 이뤄지기 위해선 신한투자증권의 대출 승인이 필수다. 업계에선 신한투자증권의 선택에 주목하고 있는데, 그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큐로CC 하인힐 9번홀 페어웨이. ⓒ 큐로CC


엄밀히 담보로 이용할 목적의 큐로CC 보유 지분이 온전히 대광건영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큐캐피탈은 '큐씨피제일호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합자회사'라는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해 2018년 5월 회생절차를 밟고 있던 큐로CC를 운영하던 경기관광개발을 151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대광건영은 덕원이엔씨 등 3개 계열사와 함께 이 펀드에 후순위 출자자(LP)로 참여했다. 대광건영과 계열사는 총 385억원을 투입해 지분 42.3%를 확보했으며, 큐로CC의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게 됐다.

그런데 계열사를 제외한 대광건영이 투자한 자금은 217억원이다. 지분으로 보면 23.8%에 불과하다. 즉 계열사 투자분을 더해야 총 42.3%의 우호지분을 갖게 된다.

물론 매각이 완료되면 42.3% 지분에 대한 배당금이 대광건영과 그 계열사에 돌아가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계열사 투자분을 대광건영의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담보로서 이를 인정받기 위해선 최소한 큐캐피탈의 확인이 필요한 상황인데, 대광건영과 계약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더시에나에 큐로CC를 매각할 수 있는 큐캐피탈 입장에서 이를 용인해줄 지 미지수다. 

이는 대출심사 통과를 위한 최소한의 문턱에 불과한데, 이조차 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업계에선 큐캐피탈이 양도와 질권 설정 등에도 제한이 따르는 까다로운 LP 투자지분을 한 회사의 것으로 인정하기엔 부담이 따를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광건영은 업계의 지적에 대해 "답해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발생되지도 않은 배당금을 담보로 활용한다는 전제 자체에 무리가 있다"며 "이는 금융사가 수수료 수익내기에 급급해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어 "신한투자증권 입장에선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냉각기인 상황에서 단기에 큰 수수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달콤한 제안이었을 것"이라면서도 "비정상적인 대출을 무리하게 진행할 수도 있다는 데 대해 업계의 시선이 곱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한투자증권이 대광건영에 대출을 실행할 경우 향후 M&A 업계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선매수권에 대한 프리미엄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대광건영의) 주관사로 참여해 딜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자금조달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기밀유지조항으로 인해 확인해줄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오는 13일로 예정된 신한투자증권의 대광건영 대출 심사를 두고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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