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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맥주 시들해지고 일본맥주 강세로

늘어난 콜라보로 경쟁력 잃어…불매운동 종식 日 맥주 수혜

김수현 기자 | may@newsprime.co.kr | 2023.07.26 15:39:35
[프라임경제] 수제맥주 시장 축소가 감지된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가정 내 수요가 줄어들고, 늘어난 콜라보 제품들로 경쟁력을 잃은 제품들이 쏟아지면서다. 반면, 불매운동 여파가 잠잠해진 일본 맥주들이 수혜를 보고 있다.

수제맥주 시장 축소가 감지된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가정 내 수요가 줄어들고, 늘어난 콜라보 제품들로 경쟁력을 잃은 제품들이 쏟아지면서다. ⓒ 연합뉴스


주류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급격한 시세 확장을 이뤘던 수제맥주 시장의 거품이 꺼지고 있다. 수제 맥주 시장을 키운 주 동력 중 하나는 편의점 3사다. 하지만 2022년 CU·GS25·세븐일레븐의 수제맥주 매출 증가율(전년 대비)은 각각 60.1%, 76.6%, 65%로 고공 행진을 하던 2021년(CU 255.2%, GS25 234.1%, 세븐일레븐 229%) 대비 크게 꺾였다. 올해 들어선 상반기 기준 신장률이 4.3%에 그치며 엄청났던 성장세를 찾아보기 어렵다.

2021년 수제맥주 업계 최초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제주맥주의 지난 1분기 매출은 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4% 쪼그라들었다. 영업손실은 21억원으로 39.3% 늘었다. 연간 영업손실은 116억원으로 2021년(72억원)보다 60.2% 불어났고, 매출은 240억원으로 16.9% 감소했다. 

제주맥주는 지난 12일에는 전체 임직원(1분기 공시 기준 직원 수 125명)의 40%에 대한 희망퇴직 절차에도 들어간 상태다. 제주맥주는 희망퇴직 신청자들에게 근속 연수에 따른 위로금을 지급하고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할 게획이다. 대표이사 급여도 전액 반납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0년 대한제분과 상표권 계약을 맺은 후 '곰표밀맥주'로 유명했던 세븐브로이의 상황도 비슷하다. 세븐브로이는 올 1분기 매출이 53억원으로 1년 전(101억원)과 비교해 급격히 꺾였고, 영업이익은 5억원으로 83.3% 감소했다. 

수제맥주 시장의 인기가 시들해진 주요 원인은 역시나 국내 주류 트렌드 변화다. 한·일 관계 개선뿐만 아니라 코로나19 기간 인기를 끌었던 편의점용 수제맥주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일본맥주 수입이 다시 늘고, 젊은층의 관심은 위스키로 옮겨갔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량은 5553톤, 수입액은 456만달러(58억원)로 전년 대비 각각 264%, 291% 늘었다. 전체 맥주 수입량 가운데 일본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27.1%였다. 수입 맥주 4캔 중 1캔은 일본산이라는 의미다.

일례로 일본 아사히맥주의 수퍼드라이는 편의점에서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일 관계 개선뿐만 아니라 코로나19 기간 인기를 끌었던 편의점용 수제맥주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일본맥주 수입이 다시 늘고 있다. ⓒ 연합뉴스


유통업계에 따르면 CU는 점주들에게 아사히 생맥주캔 제품 발주가 일주일에 한 번씩만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CU는 제품 출시 이후 이달 11일·18일 단 이틀만 점주들에게 발주받았다. 발주 개수도 11일 점당 24캔·18일 점당 6캔으로 제한했다. 

이달 25일로 예고된 발주일에는 점당 12캔만 발주 가능하다. GS25는 이달 10일·12일·19일 세 차례 점주들에게 아사히 생맥주캔을 발주받았다. 여유 없는 재고 탓에 GS25 역시 24캔씩만 주문할 수 있다. 물량을 추가로 확보하지 못해 추가 발주일은 아직 미정인 상태다.

다른 이유로는 콜라보 제품이 많아지면서 소비자 피로도가 쌓였고, 기성 맥주와 차별화된 맛이 없다는 점도 등도 꼽힌다. 

2020년 5월19일, 한국 수제맥주 시장에 '주류 규제개선방안'이란 이름의 제도 개편이 발표됐고 수제맥주 시장의 빗장이 풀려. 편의점 맥주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곰표밀맥주'를 시작으로 수제 캔맥주가 범람했다.

문제는 본질을 잃고 콜라보에만 집중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기성 맥주와의 차이점이 모호해졌다는 점이다. 타 주종과 맞설 수 있는 경쟁력도 상실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성만 남은 수제 맥주 시장에 일본산 맥주가 빈자리를 채우며 급속도로 성장했다"며 "수제맥주가 다시 인기를 얻기 위해선 맛과 품질에 대한 검증과 소비자들의 니즈 파악 노력이 있어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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