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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소비 감소'...백화점업계, 하반기 매출 타격 불가피

"명품 대신 해외여행"...소비 위축까지 겹치며 '오픈런' 시들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3.08.01 13:33:33
[프라임경제] 백화점에서 고가의 명품 브랜드 제품을 사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 분위기가 사그라드는 분위기다. 엔데믹 이후 국내 명품 소비 대신 해외여행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 여기에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심리까지 위축되면서 과열됐던 명품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069960) 등 주요 백화점 3사의 올해 상반기 명품 매출 신장률은 평균 4.9%로 지난해 매출 신장률을 크게 밑돌았다. 작년 1분기 명품 매출성장률이 30%에 달했던 신세계백화점의 올해 1분기 성장률은 7%로 뚝 떨어졌다. 현대백화점도 전년 1분기 30%대 수준이었던 명품 매출신장세가 올해 1분기 9%대까지 꺾였다.

명품 매출 하락에는 엔데믹 전환으로 야외 활동이 늘어나고 해외여행이 재개됨에 따라 소비가 분산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물가로 소비 여력이 약화한 것도 명품을 찾는 고객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샤넬코리아 '사전 접수 제도' 폐지..."방문 고객 줄어"

명품 수요 하락에 '오픈런' 고객이 줄어들자 샤넬코리아는 국내 주요 백화점에서 영업시간 전 운영하던 '사전 접수 제도'를 지난 10일 폐지했다. 

'사전 접수 제도'는 백화점 개장 전부터 매장 앞에서 대기하는 고객들에게 대기 번호를 주고, 개장 후 대기 번호 순서대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시스템이다. 이 제도가 시행된 이후 주요 백화점에서는 개점 이전부터 앞번호를 받으려는 인파가 길게 늘어서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이후 보복 소비 열풍으로 명품 수요가 늘고, 여기에 리셀러(물건을 구입한 뒤 웃돈을 붙여 되파는 사람)까지 대거 유입되면서 오픈런 현상은 과열됐었다.

샤넬코리아는 국내 주요 백화점에서 영업시간 전 운영하던 '사전 접수 제도'를 지난 10일 폐지했다. © 연합뉴스


샤넬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반사이익을 크게 누렸다. 2019년 1109억원이었던 샤넬코리아의 영업이익은 2020년 1491억원, 2021년 2489억원, 2022년 4129억원으로 매년 급등했다. 3년 만에 영업이익이 4배 가까이 올랐다. 매출은 2019년 1조639억원에서 지난해 1조5913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처럼 소비자 수요가 몰리자 샤넬은 1인당 구매할 수 있는 제품 수에 제한을 두거나, 휴대전화 번호 끝자리에 맞춘 대기 10부제 같은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전 접수 제도가 폐지된 것은 엔데믹 이후 명품 구매 대신 해외여행, 해외 쇼핑으로 고객들이 옮겨가면서 방문 고객 수요가 줄어든 탓"이라고 말했다. 

1년에 두 차례 이상 인상되는 명품 가격도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 샤넬과 루이비통 등 주요 명품 브랜드는 연간 4~5번의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의 주요 제품 가격이 매년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치솟고 있는 셈이다.

◆소비심리 회복세·中관광객 소비 개선...매출 반등 기대감 

 매출의 30% 이상을 책임지던 명품 수요가 꺾이면서, 백화점 매출 타격도 불가피해졌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 추이를 보면, 백화점 매출 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 18.4%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 폭이 급감한 것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세계 2분기 매출이 1조79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8% 줄고, 영업이익 역시 1549억원으로 17.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백화점은 2분기 매출이 1조21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2%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694억원으로 2.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름 성수기 휴가철을 맞아 여행객들로 붐비는 인천공항. 연합뉴스


반면, 중국인 관광객 회복이 본격화하고 국내 소비자심리지수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백화점 업계 매출 반등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2를 기록해 전월대비 2.5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4월(104.1)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6월에도 소비자심리지수는 100.7을 기록해 이후 2개월 연속 100을 넘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보다 경기와 소비상황을 낙관적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부진했던 중국인 소비도 개선될 전망이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구매력이 큰 중국인 관광객의 회복이 본격화되면서 백화점의 외국인 매출 비중의 확대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백화점의 외국인 매출 비중이 2분기부터 19년 수준에 사실상 육박했다. 3분기 외국인 매출 비중 확대로 인해 기존점 성장률 반등이 소폭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4분기는 기저가 2~3분기 대비 10%포인트가량 낮아지기 때문에 반등 폭의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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