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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식품업계는 '빨간 맛' 매운맛 경쟁 배경은

불경기 스트레스 해소 식문화 영향…마라까지 참전

김수현 기자 | may@newsprime.co.kr | 2023.08.09 09:27:06
[프라임경제] 올여름 식품업계 전반에 '매운맛' 키워드가 떠오르고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더 매운맛'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한 데다 매운맛에 대한 범위가 넓어지면서 까다로워진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올여름 식품업계 전반에 '매운맛' 키워드가 떠오르고 있다. ⓒ 농심


8일 업계에 따르면 올여름 들어 라면·외식·프랜차이즈업계 등에서 다양한 매운맛 신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발 빠른 곳은 농심(004370)이다. 농심은 신라면의 매운맛을 강화한 '신라면 더 레드(The Red)'를 한정판으로 8월14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신라면 더 레드는 스코빌 지수가 7500SHU로 기존 신라면 3400SHU의 2배가 넘는다. 농심에서 판매하는 라면 중 가장 매운 제품인 앵그리 너구리(6080SHU)보다도 높다.

신라면 더 레드는 신라면 본연의 아이덴티티인 '맛있는 매운맛'을 지키면서, 보다 매운맛을 원하는 소비자의 입맛을 충족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개발했다. 청양고추의 양을 늘려 매운맛의 강도를 높이는 동시에 소고기와 표고버섯 등 진한 육수의 감칠맛을 내는 재료를 보강함으로써 깊고 진한 국물 맛도 한층 살렸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을 즐겨 찾는 마니아층을 타겟으로 좀 더 매운맛을 원하시는 분들을 위해 추가로 한정 출시했다"며 "후첨양념분말에 신라면 고유의 감칠맛과 잘 어울리는 청양고추, 후추, 마늘, 양파 등 향신 재료를 넣어 색다른 매운맛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오뚜기(007310)는 매운 라면의 대표주자인 열라면에 마늘과 후추를 더한 '마열라면'을 8월 중 출시한다. 깔끔한 매운맛이 특징인 열라면에 알싸한 마늘과 톡 쏘는 후추까지 더해 익숙하면서도 매력적인 새로운 매운맛을 구현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는 6월부터 매운맛을 앞세운 '청주 매운 만두'를 사이드 메뉴로 판매 중이다.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는 여름철을 맞아 '얼얼하게 매운맛'을 강조한 마라 메뉴를 출시했다.

동대문엽기떡볶이도 지난달 마라 엽기떡볶이 시리즈를 선보이며, 매운맛의 다양한 변주를 꾀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임시 품절 사태를 빚어 현재 판매 중단됐다.

최근 식품기업이 잇달아 '매운맛 신제품'을 출시하는 건 단순 기호가 아닌 불경기 상황을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 연합뉴스


한편 최근 식품기업이 잇달아 '매운맛 신제품'을 출시하는 건 단순 기호가 아닌 불경기 상황을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사람들은 어려운 상황일수록 매운맛을 선호하고, 극한까지 몰아붙이는 과정에서 쾌감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외식업 관계자는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많거나 더울 때, 날씨가 흐려서 우울할 때 활력을 얻기 위해서 매운 음식을 찾는다. 특히 경기가 어려울 때일수록 매운맛을 내는 요리가 더욱 인기를 얻는다"며 "어려운 경제 사정에 맞춰 가격은 저렴하되, 자극적이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음식을 찾는 사람이 늘어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람들은 롤러코스터를 타거나 공포 영화를 보는 것과 비슷한 이유로 매운 음식에 끌린다"며 "일단 캡사이신으로 화하게 자극을 받고 나면 고통에 대한 감각이 둔해진다. 이는 통증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몇 년 전부터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마라탕'이 유행하면서 매운맛에 대한 범위와 시장이 넓어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2019년경부터 '마라'가 큰 인기를 끌자 '마라탕'이나 ‘마라샹궈'뿐 아니라 다양한 음식에 활용되며 식품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마라는 매운맛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마음을 색다른 매운맛으로 단단히 사로잡아 하나의 음식 카테고리로 자리매김했다"며 "불경기에 매운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식문화 트렌드와 함께 다양한 매운맛에 대한 인기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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