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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째 표류' 해운대 마린시티…'해상 크루즈호텔' 탄력

'일자리 창출, 지역 활성화' 기대…인근 주민들 "경관 조망권 헤치지 않는다면"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23.08.21 16:16:50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에 사업 계획 중인 크루즈호텔(해상호텔) 조감도. ⓒ ㈜ KCG

[프라임경제] "너무 오래 방치해 둬서 보기에 좀 흉물스러워요."  

해운대 마린시티 일원에 해상호텔 재추진이 구체화 되고 있다. '바다 위에 궁전'으로 불리는 크루즈호텔이다. 콘크리트 빌딩 숲에 둘러쳐진 마린시티를 상징하는 새로운 랜드마크 등장에 관심을 고조 시킨다.

대부분의 도시에는 크건 작건 간에 랜드마크가 존재한다. 특히 크루즈는 외관이 화려해 가까이서 보는 자체만으로도 관광 인프라로 손색이 없다. 유럽과 미국 등 세계적인 휴양지에는 다양한 호화요트, 크루즈를 구경하려고 찾는 발길이 이어진다. 이곳에 유명 마리나항들은 아름다운 미관과 고급스런 분위기를 자아낸다. 더욱이 희소성 때문인지 부동산 가치도 높은 편이다. 

㈜ KCG는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에 해상호텔 건립을 목적으로 해운대구청(구청장 김성수)에 사업계획 승인을 신청했다. 단순히 숙박시설이 아닌 지역 거점형 랜드마크 구축 사업이다. 이미 구는 사업성 검토를 마치고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르면 오는 9월 주민공청회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크루즈 선박은 호화로움에 대명사로 불린다. 지난 2022년에 건조된 로얄캐리비안크루즈 라인에 원더호(Wonder of the Seas)는 부대시설 비용을 합쳐 무려 2조원 대에 달한다. 이른바 '하늘 위 나르는 궁전'이라는 에어버스 A380에 비하면 무려 4배가 넘는 가격이다. 

㈜ KCG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마린시티에 추진 중인 크루즈 호텔(해상호텔)은 객실 103대 및 야외수영장 등 여가시설을 갖춘 중형급 시그니처 선박이다. 호텔 높이는 일반 건물 5~6층 정도에 해당한다. 이곳은 상업지역으로 민간사업 부지이며, 해안 경관과 인근 주민들의 조망권 보호 차원에서 규모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마린시티 해상호텔은 과거 20년 전에도 운영된 바 있다. 해운대 관광기반시설 조성을 위한 민선시장 공약사항으로 ㈜ 동남해상관광호텔에서 2002년 준공해 운영 중이던 지난 2003년에 해일성 태풍 매미로 좌초된 장소다. 이곳은 현재까지 외부인 출입이 금지된 채 콘크리트 구조물이 방치된 채 놓여 있다.

◆㈜ KCG 측 "해상 토목공사 20년 전에 끝나"인근 주민, 부동산 가격 상승 내심 기대 

㈜ KCG 관계자는 "현재 사업승인 절차가 진행 중인 크루즈 호텔은 해상 토목공사가 이미 완료된 상태"라며, "기존 타워형 호텔들과 달리 장기간에 공사로 인한 소음 및 분진 등 주민생활권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곳 마린시티 주변에 반응은 대체로 엇갈린다. 새로운 시설이 정주 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해 막연한 경계심을 품는 반면에 일각에서는 부동산 가치 상승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심리도 엿볼 수 있다, 

특히 크루즈 호텔 예정지와 바로 접하는 △대우월드마크 △아라트리움 등에 직접 소유주들은 내심 바라는 눈치다. 이곳 건물들의 용도는 숙박 시설인 콘도와 오피스텔이다. 지난 몇 년 동안에 마린시티와 해운대 일대에 아파트값이 천정부지 치솟았으나, 여전히 매매 거래가와 시세는 분양 당시와 별반 차이 없어서다. 똑같이 오션뷰를 누리지만 주거형이 아닌 탓에 폭등장에 동행하지 못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시기였다. 

입주민 A 씨는 "너무 오래 방치해 둬서 보기에 좀 흉물스럽다"며 "다수 주민들은 건물이 높이 올라가던지 공사 소음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주민들)모두 다 같은 생각일 수는 없고, 바다 조망권을 가리지 않는다는 조건이다"라며 "주변 경치와 조화를 이루는 크루즈 호텔이라면 지역 발전과 부동산 가치에 도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 KCG 측은 인근 지역 상인들과 상권의 발전 방안을 협의할 방침이다. 2030세대 고용 창출을 위해 호텔에 필요인력을 해운대구청으로부터 추천받아 채용할 계획이다.

이곳에 회사 관계자는 "호텔이 운영되면 해운대구에 매년 20억원 이상에 공유수면 사용료 및 년간 30억원 이상의 지방세를 납부하게 될 것"이라며 "구청과 협의하여 복지기금을 만들어 생활이 어려운 구민에게도 도움을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크루즈 호텔(해상호텔)은 선박을 현지에서 호텔시설로 개조하여 부대시설 및 주차 시설 공사 완료 후 입항 예정"이라며, "따라서 공사로 인한 소음, 분진 등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층고가 건축물의 6층 정도에 불과해 일조권 및 주변 지역 경관과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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