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현장] 프라다 행사장에 낡은 고시원이 나타났다

제10회 '프라다 모드 다중과 평행 展'…유통계 아트마케팅 '들썩'

김수현 기자 | may@newsprime.co.kr | 2023.09.05 17:43:23
[프라임경제] 프라다 행사장에 어둡고 낡은 고시원이 자리 잡았다. 단편 애니매이션과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의 주인공 정진수가 살던 공간이 재현된 공간이다. 고시원에 들어서면 마주하게 되는 '단서'들은 정진수의 사이비 종교 그리고 천사가 예언한 정진수의 운명, 지옥 사자의 시연으로 인한 죽음으로 이어진다. 

프라다가 경계를 뛰어넘은 콜라보를 통해 패션계를 재정의하고, 패션 브랜드 이상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특별한 아트 전시를 선보인다.

프라다가 경계를 뛰어넘은 콜라보를 통해 패션계를 재정의하고, 패션 브랜드 이상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특별한 아트 전시를 선보인다. = 김수현 기자


프라다가 9월5일과 6일, 프리즈 서울 기간에 맞춰 문화 공간 코트(KOTE)에서 제10회 '프라다 모드'를 개최하고 '다중과 평행' 전을 선보인다. 

프라다 모드는 카르스텐 휠러가 기획했던 '프라다 더블 클럽'이 자연스러운 진화를 거치면서 발전한 현대 문화 시리즈다. 예술 음악 음식 엔터테인먼트를 넘나들며 일생에 단 한 번뿐인 경험을 선사한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마이애미 홍콩 런던 △파리 상하이 모스크바 로스앤젤레스 두바이 도쿄에서 개최된 프라다 모드는 10번째 개최지로 서울을 낙점했다. 주제는 '영화'다. 

이숙경 큐레이터가 기획하고 김지운 연상호 정다희 감독이 참여한 이 전시에서는, 영화계에서 존경받는 세 감독이 저마다의 독특한 시선으로 현대 사회에 대한 영화적 비전을 제시한다. 다차원적 공간으로 탈바꿈한 '코트'의 전시 공간을 배경으로 구상한 설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기획을 맡은 이숙경 크리에이터는 프라다 모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현대문화와 동시대의 감수성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매체로 서울 전시에서 영화를 선정했다"며 "수십 년간 세계적으로 크게 알려진 한국 영화가 미술과 패션이라는 새로운 장르와 만났을 때 어떤 방식으로 표현될지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 들어서면 여러 건물을 넘나들며 미식 문화 부재 죽음에 대한 질문이 담긴 감독의 비전을 감상할 수 있다. 관람객은 여러 공간을 오가며 각 공간의 깊이와 다채로움을 경험할 수 있다.

연상호 감독의 공간은 넷플릭스 시리즈로도 나온 웹툰 '지옥'에서 주인공 정진수가 살던 고시원을 재현했다. = 김수현 기자


연상호 감독의 공간은 넷플릭스 시리즈로도 나온 웹툰 '지옥'에서 주인공 정진수가 살던 고시원을 재현했다. 여정의 끝은 벽, 바닥, 천장을 온통 새하얗게 덮은 공간이다. 관람객들은 이 초현실적 공간에서 근거 없는 맹목적인 믿음으로 불에 탄 정진수의 시신 잔해를 발견하게 된다.

정다희 감독은 기존 '코트'의 도서관 공간을 움직이는 이미지와 빛의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빈방', '의자 위의 남자'를 비롯한 자신의 작품들을 바탕으로 일상 속 틈이 지닌 일시적이고 변화무쌍한 습성을 보여준다. 스크린, 벽, 선반에 설치된 프로젝션과 작은 모니터를 여러 개 설치래 공간 전체를 영화 속 한 장면들로 펼쳐낸다.

김지운 감독은 빠르게 발전하는 도시 서울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것들을 다시금 발견하고 눈여겨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 김수현 기자


김지운 감독은 빠르게 발전하는 도시 서울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것들을 다시금 발견하고 눈여겨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모기장이 드리워진 평상 등 기억 속에 남아있는 다정한 환대의 공간을 연출해 잊혔던 사물과 단편적인 기억만 남은 장면을 발견한다. 관람객들은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고, 일하고, 놀고 또 여름밤의 시간을 함께 보냈던 이웃들의 공동체 공간에 앉아 다시금 그날을 추억할 수 있다.

한편 유통업계는 오는 20일까지 열리는 미술 박람회 프리즈 서울과 한국국제아트페어(키아프·KIAF)를 앞두고 아트마케팅에 전념하고 있다.

키아프·프리즈 기간 동안 한국을 찾는 1만 여명의 미술 애호가의 눈길을 사로잡을 장외전을 준비하는 셈이다. 작년 두 박람회가 열렸던 나흘간 관람객 7만명이 몰렸고, 6500억원 상당의 미술품이 거래됐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