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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삼각김밥·떡볶이 인기...한국 편의점 "한국 문화 가장 가깝게 체험"

CU·GS25, 몽골 영토 확장 중..."차별화 상품·서비스 제공, 새로운 소비 트렌드 이끌어"

울란바토르=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3.09.08 12:03:54
[프라임경제] "삼각김밥이 가장 많이 팔리고, 떡볶이와 라면도 많이 먹어요."

몽골 울란바토르에 위치한 한국 편의점들이 몽골 사람들의 생활 속 깊숙이 자리 잡은 모습이다. 조금만 걸어가도 한국 편의점인 CU와 GS25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들 편의점은 한류 열풍에 힘입어 영향력을 지속 확장 중이다. 한국 사람들에게 호의적인 몽골에서 드라마와 K팝 등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의 음식과 문화를 느끼고 싶어 하는 이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편의점=CU' 몽골서 강력한 브랜드 파워 자랑

"영어는 못하는데 한국어는 할 수 있어요."

몽골 울란바토르 국립암센터 1층에 위치한 CU에 근무하는 산사르 씨가 기자에게 한 말이다.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을 묻는 기자에게 "삼각김밥과 떡볶이"라고 답했다. 특히 떡볶이는 산사르 씨도 제일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라고. 

몽골 CU. © CU


4일 찾은 CU는 몽골 국립암센터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점심시간에 특히 많은 사람으로 붐볐다. 빡빡한 진료 일정으로 간편하고 빠르게 식사가 가능한 메뉴를 찾아 편의점을 찾고 있는 것. 이들이 주로 선택한 제품도 도시락, 삼각김밥, 라면, 샌드위치 등이었다. 

몽골암센터에서 근무하는 한 의사는 "간편하고 빠르게 먹을 수 있고 맛과 영양에도 부족하지 않아 주로 CU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울란바토르에 위치한 CU 매장에서도 라면을 먹거나 도시락을 먹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몽골에 거주하고 있는 한 교민은 "한류 열풍으로 한국인들이 먹는 음식, 문화 등에 관심이 많다"라며 "특히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 음식을 먹으면서 한국의 문화를 체험해 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한국 문화를 체험하기 쉬운 한국 편의점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가격이 현지 마켓이나 슈퍼에 비해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다양한 제품들이 있고, 한국 제품들이 품질도 우수하다는 인식이 많아 편의점을 찾는 이들이 더욱 늘어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현지 인기에 CU는 현재 총 330개가 넘는 점포를 운영하며 몽골 편의점 업계에서 70%에 가까운 압도적인 점유율로 1위에 올라 있다. 

지난 2018년 8월, 울란바토르에 몽골 1호점인 CU 샹그리아점을 개점했으며 2023년 3월 300호점을 달성했다. 대한민국 유통 기업이 해외에서 300호점을 개점한 것은 CU가 처음이다.

몽골 울란바토르에 위치한 편의점 CU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 CU는 현재 총 330개가 넘는 점포를 운영하며 몽골 편의점 업계에서 70%에 가까운 압도적인 점유율로 1위에 올라 있다. = 추민선 기자


CU가 진출하기 전까지 몽골에는 편의점이라는 소비 채널이 없었고 CU가 큰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편의점=CU'로 불릴 만큼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하루 평균 객수는 한국의 약 3배 수준인 1000여 명에 이를 정도다.

CU가 몽골에 첫 진출한 2018년부터 100호점을 개점하기까지 약 26개월, 200호점까지 약 18개월이 걸렸으나, 300호점을 개점하기까지는 약 10개월이 소요된 것으로 꾸준한 사업 실적을 보였다는 점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다.

CU와 같은 해 몽골에 진출한 미국계 편의점인 서클K는 CU와의 경쟁에서 밀려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고 지난 2022년 현지 점포를 CU에 매각하고 사업을 철수했다.

CU는 현지 편의점 업계 최초로 몽골의 다르항(Darkhan)에도 3개의 점포를 개점하면서 울란바토르뿐 아니라 몽골 전역으로 출점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CU가 몽골에서 짧은 기간에 점포를 크게 확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한국형 편의점 모델을 통해 현지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차별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몽골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몽골 CU 핫도그. © CU


다양한 먹거리 수요를 겨냥해 김밥 등 한국식 간편식품을 비롯해 토스트, 핫도그 등 즉석조리식품을 판매하고 몽골식 찐빵인 보즈와 몽골 전통 만두튀김인 효쇼르 등 현지 식품도 편의점 상품으로 개발해 현지화에도 성공했다. 실제 울란바토르에 위치한 CU는 현지 상품과 한국 상품이 비슷한 비율로 판매되고 있었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몽골 CU에서 현지 고객들에게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상품은 'GET 커피'다. GET 커피는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몽골 CU에서 점포당 하루 평균 200여 잔씩 판매되고 있다. 이는 한국 판매량의 10배가 넘는 수치다. 

실제 커피전문점을 찾는 기자에게 많은 사람이 CU를 알려주기도 했다. 

CU의 즉석 원두커피인 GET 커피는 하루 평균 점당 200잔의 판매고를 올리며 몽골의 커피 문화를 주도했으며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편의점 배달 서비스도 도입해 1년 만에 누적 이용 건수 150만 건을 기록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를 통해 지난해 몽골 CU의 매출은 전년 대비 48%가량 신장했다.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센트럴 익스프레스는 2021년 몽골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며 몽골 IPO 사상 최대의 공모 금액(401억 투그릭)과 청약 인원(1만 여명)을 기록했다.

또한, CU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지난 2021년에는 몽골 新(신)칭키스칸 국제공항에 단독으로 입점했다. 해외 국제공항에 문을 연 첫 번째 대한민국 편의점이 된 것이다.

CU는 한국 편의점의 사회적 인프라 기능도 몽골에 전파했다. 아동 실종·학대 예방 및 신고 시스템인 '아이CU'를 도입해 몽골 어린이들의 안전을 지키고 있으며 한국에서 가맹점주와 함께 진행하는 사랑의 동전 모금 사업을 통해 모인 기금으로 친환경 게르(Ger,몽골식이동형 텐트)를 지원하고 있다.

CU는 한국 상품을 알리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몽골CU에서 판매하고 있는 전체 상품의 약 30%를 국내 중소기업이 만든 HEYROO(헤이루) PB 상품들로 구성해 국내 중소기업 40여 곳이 CU를 통해 간접적으로 몽골 시장에 진출했다.

이처럼 CU는 몽골 편의점 사업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CU는 그동안 쌓은 IT노하우를 집약해 개발한 'BGF 글로벌 IT시스템'을 2022년 몽골 CU 전점에 도입했다. 이로 인해 몽골 현지 CU 점포들과 물류센터, 본부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공유해 효율적인 관리와 유기적인 협업이 가능해지면서 사업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되었다.

이와 함께 몽골 물류센터 내에 소분 상품 분류 피킹 시스템(Digital Picking System)을 도입해 기존 대비 20~30% 빠른 속도로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GS25, 몽골 식문화·K-푸드 열풍 융합...2025년까지 500점까지 확대

CU 다음으로 역시나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GS25. 마치 서울의 GS25 매장을 찾은 듯 한국에서 팔고 있는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여기서도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은 삼각김밥과 도시락 등이었다. 커피도 현지인들이 많이 찾고 있었으며 특히 매장별로 진행하고 있는 1+1, 2+1 행사 상품이 많이 팔린다고 한다.

몽골 울란바토르에 위치한 GS25. = 추민선 기자


GS25는 몽골 현지 파트너인 숀콜라이 그룹과 손잡고 진출, 2021년 5월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 △GS25 니스렐점 △GS25 초이진점 △GS25 파크오드몰점 등 3개 매장을 동시에 열고 본격적인 진출을 알렸다.

현재 몽골 GS25는 214점까지 확대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GS25는 2025년까지 몽골에 500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몽골 GS25의 경우도 몽골의 식문화와 K-푸드 열풍을 적절히 융합한 현지화 전략과 편의점의 인프라를 활용한 다목적 기능을 강화하며 K-편의점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몽골로 수출된 카페25 생우유 카페라테, 치킨25 등이 인기리에 팔리고 있는데 이는 K 편의점 히트상품을 몽골의 식육문화에 이식해 현지화한 사례다. 

몽골 GS25는 몽골의 식문화와 K-푸드 열풍을 적절히 융합한 현지화 전략과 편의점의 인프라를 활용한 다목적 기능을 강화하며 K-편의점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 추민선 기자


GS25의 PB 상품, 조리식품 등이 현지 인기 상품으로 크게 부상하며 몽골 내 부족한 식당, 카페, 쉼터 등을 대신하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기능 또한 수행하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해외 사업은 현지 파트너사와의 협력, 현지화 전략과 차별화 상품의 개발, 노하우의 전수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며 "남부 베트남에서 GS25가 단기간 1위를 달성한 성공체험을 바탕으로 한민국 대표 편의점을 뛰어 넘어 아시아 대표 편의점으로 우뚝 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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