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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트人터뷰] 조합장 뽑은 은마아파트 '여전히 삐걱'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은소협 "선거 무효, 선출 결의 효력 없다"

선우영 기자 | swy@newsprime.co.kr | 2023.09.11 16:46:58

은마아파트가 조합장을 선출했지만, 주민간 갈등을 여전히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다.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24년 만에 조합장을 선출하면서 사업 본격화가 기대된 서울 대치 은마아파트가 또 다시 소송전에 휘말리면서 사업 제동이 불가피한 분위기다. 이로 인해 재건축 추진에 있어 소유자들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은마아파트 비상대책위원회 격 '은마소유주협의회(이하 은소협)'가 초대 조합장으로 선출된 최정희 추진위원장(은마 반상회) 대상으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하면서 또 다시 법적 다툼이 예고되고 있다. 

앞서 은마아파트는 지난달 19일 열린 '조합설립을 위한 창립총회'를 통해 조합장 선출을 위한 선거를 추진했다. 

해당 선거에는 전체 조합원 4278명 가운데 3654명이 투표에 참여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끌기도 했다. 선거 결과(무효표 제외) '은마 반상회 출신' 최정희 재건축사업 추진위원장이 2702표(76.3%)를 획득, 838표에 그친 이재성 은소협 대표를 제치고 초대 조합장에 당선됐다.

초대 조합장 선출로 24년 만에 사업 본격화가 기대되는 듯 보였지만, 은소협 '부정 선거' 의혹 때문에 사업 표류가 우려되고 있다. 
 

이재성 은소협 대표. ⓒ 은소협

이에 본지는 이재성 은소협 대표를 만나 '부정 선거 의혹'에 대한 입장을 확인해봤다. 

-최근 최정희 추진위원장이 조합장으로 당선됐다.

"은마아파트는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 설립 이후 24년 만에 조합 설립을 목전에 두고 있어 이에 따른 기대감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우려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조합 예정 분양을 살펴보면 △조합원 34평 △임대·일반 분양 25평으로 추진하고 있다. 다만 전체 60%(4424세대 중 2674세대)를 차지하는 기존 31평 소유자들은 34평 분양에 따른 추가 분담금을 우려해 동일 평형(31평)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추진위는 이런 조합원 요구를 무시하고 있어 관리처분인가시 소유자 불만이 폭발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더군다나 초대 조합장은 도시정비 '비전문가'다. 일부 소유자들은 사업비 5조원 상당 대규모 정비사업을 책임지고 진행할 수 있을지, 용역업체에게 휘둘리진 않을지, 나아가 외부세력 개입으로 인한 분담금 폭탄까지 우려하고 있다."  
 
-은소협이 조합장 선거에 있어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조합 내부에서 조합장과 은소협 후보간 득표 차이(2000여표)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사실 조합장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한 사유는 크게 4가지다.

우선 선거관리 규정에 따라 소유자 10분의 1이 관할 구청에 선관위원 선임을 요청했지만, 구청 명령을 무시한 채 후보추첨 기호 배정도 없는 선거를 강행했다. 또 추진위원장 편향 선관위 후보들을 선정(접수순 7명)하면서 선거관리규정을 위반했다.   

둘째, 후보 자격상실 사유가 되는 추진위원장 '불법 사전 선거 운동'과 선관위원 '선거 개입'으로 인해 자유와 공정을 현저히 침해했다.

은소협에 따르면, 선관위가 총회 전날까지 선관위 사무실 블라인드 및 시트지로 가리는 등 참관인 참여를 제한했다. ⓒ 은소협


셋째 '선거 대원칙' 비밀투표를 보장할 수 없을 정도로 선관위 사무실을 전면 봉쇄‧차단했다. 특히 선거관리규정에 따른 '참관인 투표함 관리 요청'도 거부, 또는 참관인을 폭행하는 등 중립성과 투명성 모두 보장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성원 보고와 전자개표기(OMR), 등기수령 투표지가 무려 300표 이상 차이 나는 개표 집계도 믿을 수 없다. 특히 당선된 조합장 무효표는 0인 반면, 은소협 후보의 경우 무려 452표로 밝혀졌다는 점에서 매우 편파적이고 불공정하고 위법한 처리임에 틀림없다." 

-선거 과정에 있어 문제점이라면. 

"편향적 부정 선거 시작은 불공정한 선관위원 구성이다. 은소협은 '선거관리규정 제7조 제3항(토지등소유자 10분의 1 이상)'에 의거 관할 구청장과의 면담 등을 통해 구청 필두 선임을 강력 요청​했다. 

이에 관할 구청 역시 3차례에 걸쳐 추진위에게 '선관위 선임' 관련 의뢰를 행정 권고했다. 또 추진위 회의 중단도 지시했지만, 추진위원장(현 조합장)은 긴급회의를 통해 선관위 선임과 구성을 강행했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추진위원장은 '선거업무 개시와 동시에 선거 관련 일체 업무를 할 수 없다'라는 규정을 위반했다. 선관위를 구성한 이후 추진위 공식 번호로 △최정희 추천서 제출요망 △선관위를 대신해 후보자 등록 안내 등을 선거인에게 발송했다. 

사실상 소유자들에게 추진위와 선관위를 혼돈하게 만들며 '공정선거'를 위반했다.

중립 태도로 관리를 수행해야 하는 선관위 역시 투표를 방해하는 데 열중했다. 각종 문제가 제기된 반상회 후보 제재가 아닌, 이외 후보들에게 불리한 문자를 소유자들에게 발송해 자유로운 판단을 흐리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은소협은 부정 선거를 막기 위해 우편 회송지 '관할 구청 지정'을 요청했지만, 선관위는 이를 거절했다.

나아가 관할 구청이 선거 사무실 관리 방안으로 △외부 유리창 가림막 제거 △야간 실내등 점등 등 24시간 외부 식별 가능 조치를 지시했지만, 선관위는 총회 전날까지 블라인드 및 시트지로 가리는 등 참관인 참여를 제한했다. 

이외에도 소유자 및 참관인 등 8명이 우편 투표함 관리를 위해 선관위 사무실을 방문했지만, 선관위는 나오지 않은 채 보안용역들이 참관인을 폭행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조합장 선거 개표 집계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조합장 선출 결의와 관련해 우편 투표는 약 77%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실 개표 결과 실제 수령한 우편 투표 수(2840표)보다 300표 가량 많은 3138표가 OMR 방식 전자개표기에 투입됐다. 

지난달 열린 '조합설립을 위한 창립총회'에서 최정희 추진위원장이 조합장으로 당선됐다. ⓒ 은소협


무엇보다 무효 처리된 452표 가량이 은소협 후보 표로 확인되는 등 자유와 공정을 침해한 불법 선거가 확실하다. 즉 부정행위로 인한 조합장 선출 결의는 효력이 없다." 

-은소협 입장과 향후 계획은. 

"은소협은 은마아파트를 반드시 명품 반열에 올릴 것이다. 부정 선거를 밝힌 이후 강남 품격에 맞게 은마를 이끌 것이며, 30평대 기준 자산 가치 50억원 아파트를 만들어 조합원 '부(富)의 증식'은 물론, 그간의 고통을 확실히 보답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은퇴 이후 연금 수령 소유자들도 노후 걱정 없이 입주하도록 31평형을 신설, 동일평형 수평 이동시 마이너스 분담금을 반드시 실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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