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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하다 못해 절망감이…" 본질 없어진 대정부 질문

정부 견제‧정책 논의 실종…기본 없는 소모적 논쟁만

김수현 기자 | may@newsprime.co.kr | 2023.09.12 15:58:36
[프라임경제] 정기국회 시기다. 대정부 질문. 국민은 국정 문제점과 이에 대한 해결책, 대안을 기대한다. 아울러 정부 견제를 국회가 얼마나 잘하는지도 살펴본다. 그런데 국민의 평가가 신랄하다. 

"저질, 무능, 정치꾼들의 무대." "국가관도 없고, 역사관도 없고, 한때의 메뚜기처럼 한몫 잡으려는 야바위 말 사기꾼들만 주목 받는다." "의미 없는 억지 까내리기." "한심하다 못해 절망감이 든다." 정부 견제, 정책 토론이라는 취지는 실종됐다. 왜 이런 평가를 받았을까. 논란이 됐던 순간들을 되돌아봤다.

정기국회 시기다. 대정부 질문. 국민은 국정 문제점과 이에 대한 해결책, 대안을 기대한다. 아울러 정부 견제를 국회가 얼마나 잘하는지도 살펴본다. 그런데 국민의 평가가 신랄하다. ⓒ 연합뉴스


"대통령이 법 위반을 하고 직권을 남용한 게 분명하다고 본다. 탄핵 소지가 분명하다."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 첫번째 질의자로 연단에 선 설훈 민주당 의원의 말에 본회의장은 발칵 뒤집혔다. "발언을 취소하라"는 고성만 오갔고 정작 채 상병 사건 수사의 외합 의혹에 대한 논의는 뒷전이 됐다. "초등학교 반상회도 이렇게 시끄럽지는 않다" 존중이 없는 상대방 때리기에 김진표 국회의장도 목소리를 높였다. 화가 화를 불렀다. 

민생은 뒷전이고, 자신의 억울함에 발끈하기도 한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이야기다. 지난 7일 국회 본청 앞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투쟁 천막을 찾아 자신에게 '빨갱이', '쓰레기'라고 발언한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국회의원직 제명을 요구했다. 등 떠밀려나가면서도 '다시 찾아오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에게 전달 못한 항의서는 태 의원의 입으로 한 번 더 낭독됐지만 본인의 억울함만 있다. 민생이라는 단어는 없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본청 앞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투쟁 천막을 찾아 자신에게 '빨갱이', '쓰레기'라고 발언한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국회의원직 제명을 요구했다.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과 한동훈 장관의 언쟁은 사실상 한 법무부 장관의 인사청문회 시즌2를 방불케 했다. 안 의원은 답변대에 서자마자 대뜸 "내년 총선 출마하느냐"고 물었다. 

한 장관은 "그런 문제를 대정부질문에서 물을 건 아니다. 의원님은 출마하시죠?"라고 되받았다. 생활과 안전, 교육에 대한 정부와 국회의 논의 및 질의는 실종됐고 말꼬리 잡기와 인신공격이 난무했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이나, 문재인 전 대통령을 둘러싼 논란에는 진영을 막론한 국민적 공감대가 있었다. 그러나 지난주 벌어진 대정부 질문은 진영 간 대결 양상에 그쳤다는 평가다. 실제로 최근 여론조사 흐름을 살펴보면 무당층 비율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국민이 피로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제 대정부 질문의 한계가 왔다"고 꼬집고 있다. 건전한 견제 역할도 없고, 정책 토론도 없는 정쟁의 장으로 변한 지 오래됐다는 얘기다. 정치권 관계자는 "과거 대정부 질문은 국민에게 권력 비리 폭로의 역할을 했다면, 지금은 언론과 SNS 발달 등으로 가짜뉴스의 판이 됐다"고 전했다.

한편,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한덕수 국무총리와 나눈 토론은 '보고 싶은 정치의 모습'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류 의원은 "싸우지 않겠다"며 비동의강간죄,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의 광복절 특별사면 정당성에 대해 심도 있는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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