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장범석의 일본 톺아보기] 외국인이 뽑은 관광지 10선 ⑧ 나라

 

장범석 칼럼니스트 | press@newsprime.co.kr | 2023.10.05 15:20:44

도다이지(동대사) 대불전. ⓒ 위키피디아 재팬


[프라임경제] 오사카부 및 교토부와 경계를 맞대는 나라현은 '고대 야마토정권 근거지'로, 헤이안시대(794년~) 이전 일본 정치와 외교 중심이었다. 

한반도와 활발하게 문물을 교류한 야마토정권은 500년대 중반 불교 등 선진문물을 받아들여 화려한 아스카 문화를 꽃피웠다. 아스카데라(비조사)·호류지(법륭사)·도다이지(동대사) 등 대규모 사찰이 창건되고, 율령국가 틀을 갖춘 것도 이 시기다. 

한편으로는 '맹방'이었던 백제가 나당연합군에 항복하자 일본에 거주하던 의자왕 아들 풍(풍장)을 지원하며 적극 백제부흥운동에 나선다. 실제 663년 10월, 4만7000명에 이르는 대규모 병력(일본 측 사료)이 백마강에 당도해 나당연합군과 맞섰지만, 크게 패하면서 원정은 무위로 끝난다. 아스카시대 덴지(天智) 왕 2년의 일이었다. 

나라현은 고대 불교 사찰 및 유적 등을 찾아 연간 4000만명에 이르는 국내외 관광객이 찾아든다. 다만 부족한 숙박시설 때문에 인근 교토나 오사카에 숙박객 대부분을 빼앗기고 당일치기 관광객을 맞는다. 

기간산업으로는 현 남부 삼림 지대에서 벌목하는 삼나무를 가공해 '요시노스기' 브랜드로 출하하는 목재 산업을 꼽을 수 있다. 요시노스기는 일본 '3대 미목' 중 하나로 꼽아주는 고급 재질이다. 그 외에도 △미와 소면 △야구글러브와 구두 등 스포츠용품 △전통 짚신(조리) △먹과 차 도구 △딸기·수박·감 등 과일류도 나라현 특산물이다. 

바다를 끼지 않은 나라현은 가주지(총 면적에서 임야와 호소를 뺀 면적) 비율이 전국 최하위(23%)다. 현 전체 인구 129만명 가운데 90% 이상이 오사카 및 교토와 인접한 북서부 '나라 분지'에 몰렸으며, 수많은 불교 건축물이나 문화재도 이곳에 집중됐다. 

반면에 현 면적 3690㎢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남부 요시노군에는 3만4000명에 불과한 주민만이 거주할 정도로 오지 지역이 대부분이다. 12시·7군(郡)·15정(町)·12촌(村)으로 구성된 나라현은 인구 34만9000명, 나라시에 현청을 두고 있다. 

◆향토 음식

#나라즈케

오이·수박·생강·가지·대두 등 밑 재료를 소금에 절인 후 술지게미를 여러 차례 교체하며 발효시키는 전통음식이다. 1300년 전 목간에도 기록이 나오는 나라즈케는 숙성이 오래될수록 진한 커피색을 띠며 술 향과 쌀 단맛이 깊어진다. 

#감잎 스시

나라현과 인근 와카야마현 전통 요리. 한 잎 크기 초밥에 얇게 저민 생선회를 얹어 감잎으로 돌돌 만 스시다. 생선회 재료로 고등어와 연어가 많지만, 지역에 따라 도미·갯장어·새우·문어·표고버섯을 사용하기도 한다. 감잎에 함유된 떫은 타닌과 회가 어우러져 독특한 풍미를 자아낸다. 

감잎 스시. ⓒ 농림수산성 일본 전통음식 도감


#나라 차한

쌀과 볶은 콩에 엽차(호지차)를 넣어 지은 밥으로, 쌀과 콩 밸런스가 우수한 영양식이다. 매년 3월 도다이지에서 '오미즈도리' 법회를 행할 때 의식을 수행하는 승려 11명에게 제공한 메뉴에서 비롯됐다. 이 행사는 752년부터 한 해도 중단 없이 치러져 올해로 1272회를 맞았다. 

#뉴멘(소면)

사쿠라이시 미와 지방은 '소면 발상지'다. 1200년 이상 전, 역병과 기근으로 백성들이 고통 받을 당시 '오미야 신사'에 모셔진 신 계시에 따라 밀을 뿌려 가루로 빻고 물로 반죽해 실처럼 가늘게 뽑아낸 게 오늘날 소면의 기원으로 추정된다. 

◆주요 관광지

#호류지(法隆寺)

현존 '세계 최고(最古) 목조 건축물'로, 607년 성덕(쇼토쿠) 태자 명에 따라 창건됐다. 오사카 사천왕사(시텐노지)와 함께 백제 건축양식 영향을 받은 사찰로 알려졌다. 아스카시대 제작된 △백제 관음상 △5층 목탑 △대강당 △종루 △회랑 중문 등 국보 문화재가 즐비하다. 

#도다이지(東大寺) 

일본 최대 목조 건축물 대불전, 14.7m 청동 불상, 거대한 정문 남대문이 모두 국보로 지정된 '일본 화엄종 대본산'이다. 752년 청동 대불 개안식을 거쳐 758년 완공됐다. 남대문 밖 공원에서 사슴이 인파 속을 걸어 다니며 과자를 달라고 인사하듯 고개를 까닥이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과자 판매소 주변을 맴도는 사슴들. ⓒ 위키피디아 재팬


#쇼소인(正倉院)

도다이지 대불전 북서쪽 약 300m 거리에 있는 황실 창고. 756년 쇼무 왕 49재에 황후가 봉헌한 유품과 약품 710점을 시작으로 왕실과 귀족 등 헌납이 이어져 총 9000여점이 보관되고 있다. 이중 백제나 통일신라 시대 물품도 많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전모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매년 1회 나라 박물관을 통해 소장품 중 극히 일부가 공개되고 있을 뿐이다. 

#가스가(春日) 대사와 원시림

후지와라 가문 '씨족신'을 모신 신사로, 나라 시대가 한창인 768년에 창건됐다. '국보' 본전 4동, '중요문화재' 부속건물 23동, 입구와 경내를 장식하고 있는 수천의 청동 등과 석등으로 유명하다. 사찰을 에워싼 250ha의 숲은 1000년 이상 벌목이 금지되면서 원시성이 잘 보존되고 있으며 '고도 나라 문화재 일부'로 등록된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다. 

한편, 나라현에는 국내외선 공항이 없다. 한국에서 나라까지는 오사카 직항편이 운행되는 간사이국제공항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이후 오사카시 남쪽 난바역에서 JR 전철로 55분(41㎞)이면 나라역에 도착할 수 있다. 공항~나라역 공항버스는 코로나 사태로 운행이 중단됐다. 


장범석 국제관계 칼럼니스트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