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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범석의 일본 톺아보기] '홈런왕' 오타니 신화는 지속된다

 

장범석 칼럼니스트 | press@newsprime.co.kr | 2023.10.10 11:39:50
[프라임경제] 세계 프로야구계 시선이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29세)에게 쏠리고 있다. 지난 1일(현지 9월30일)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이 끝난 가운데, 오타니가 홈런 44개로 아메리칸리그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자신 기록인 2021년 46개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때보다 23게임이 적은 135게임을 통해 이뤄낸 결과임을 고려하면 놀라운 일이다. 

오타니는 마지막 홈런을 때린 8월23일, 투수로도 출전했다. 하지만 이날 팔꿈치 통증이 재발한 데다 옆구리 부상이 겹치면서 시즌을 조기에 접어야 했다. 투수로 10승5패·방어율 3.14, 타자로 44홈런·타율 0.304 호성적을 올리던 중이었다. 

메이저 역사 최초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와 홈런'도 기록하고 있다. 이 성적만으로 오타니는 2021년 이후 두 번째 MVP 후보가 됐다. 

투수 오타니. ⓒ 풀카운트-로이터


오타니는 투타를 겸업하는 '니토류(二刀流; 이도류)' 선수로 야구팬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니토류는 '양손에 검을 잡고, 공수를 겸하는 기술'을 뜻하는 일본어다. 투타가 분업화되고 게임 수가 많은 프로야구에서 투수가 휴식 없이 외야수로 출장해 타격하는 건 이례적이고 비현실적이다. 

150년 역사 미국 프로야구에서도 '전설' 베이브 루스만이 1910~1930년대(주로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 그 역할을 감당한 적이 있다. 야구팬들이 오타니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쏟는 이유다.

하지만 아쉽게도 당분간 오타니 '투타 쇼'는 중단된다. 부상 회복을 위해 내년 시즌은 타자로만 출장하기 때문이다. 2019년에도 수술 후 투수를 포기한 오타니는 외야수로 106게임에 나가 18홈런·타율 0.286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둔 적이 있다. 

홈런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는다. 지난 3일 요미우리신문 온라인은 "오타니가 홈런왕을 노리고, 지난해 62홈런으로 아메리칸리그 신기록을 세운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가 사용하는 배트와 같은 것으로 바꿨다"라고 전한다. 그는 우투좌타여서 우측 팔꿈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 

오타니는 1994년 7월 일본 동북 지방 이와테현에서 사회야구 선수 아버지와 배드민턴 선수 어머니 사이 2남으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투수로 두각을 드러낸 오타니는 고교 3학년 때 아마추어 최고 기록인 160㎞/h를 찍었다. 

이후 2013년 닛폰햄 파이터스에 입단한 오타니는 구단 배려 속에 이도류를 가다듬어 5년간 △42승 15패 1홀드 △방어율 2.52 △48홈런 △타율 0.286에 달하는 기록을 남겼다. 

2018년 LA 에인절스로 이적한 후에는 6년간 △투수 38승 19패 방어율 3.01 △타자 171홈런 타율 0.274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2019~2020년 팔꿈치 부상으로 2게임에만 등판해 투수 성적은 다소 부진한 편이다. 

타자 오타니. ⓒ 더 다이제스트-게티 이미지


오타니는 이번 시즌 오프로 FA(프리 에이전트)가 된다. 만일 에인절스와의 재계약 불발시 타 구단과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 계약이 예상된다. 

미 경제지 포브스는 6일, 지난해 홈런왕 애런 저지(32)가 9년간 3억6000만달러에 재계약한 것을 상기시키며 "팔꿈치가 스윙과 피칭에 큰 영향을 주지 않으면, 3살 어린 오타니는 그를 능가하는 계약도 가능하다"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어 "오타니가 투수로 제자리를 잡을 때 다시 FA될 수 있도록 1~2년 단기 계약이 성립될 수도 있다"라며 "그 기간 엄청난 연봉을 부담할 수 있는 건 LA 다저스와 시애틀 매리너스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저스는 자금이 풍부하고, 매리너스는 이치로 등 많은 일본인 선수와 인연이 깊은 구단이다. 



장범석 국제관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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