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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문 한투證 사장 '갑질' 의혹 부인…업계 "왜 불렀지?"

"계약서대로 이행" 주장 외 추가 질의 '글쎄'…압박 수위에 '맹탕 국감' 비판

이정훈 기자 | ljh@newsprime.co.kr | 2023.10.26 17:56:44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가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계약을 맺은 벤처기업에 대한 갑질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특히 계약서 내용대로 이행했다는 주장 외에는 별다른 답변을 이끌어내지 못해 '맹탕 국감'이란 비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 사장은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비금융권 종합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했다. 출석 사유는 이벤트 계약을 맺은 핀테크 기업 인덱스마인의 '불공정 거래'와 '벤처기업 기술 탈취 의혹'에 대해 소명하기 위함이다. 인덱스마인은 지난 6월 불공정거래행위 혐의로 공정위원회에 한국투자증권을 고발한 바 있다. 

인덱스마인은 지난 2020년 4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2년9개월 동안 한국투자증권과 업무제휴와 위탁 계약을 맺었다. 이 회사는 개인 고객 이벤트 대행 업무를 수행했다. 하지만 2년3개월간 무보수로 일했고, 나머지 6개월 동안 받은 보수는 1800만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국회 정무위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정 사장에게 "인덱스마인드은 12억원, 최대 46억원 정도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1800만원만 받았다고 한다"며 "이렇게 크게 차이 나는 이유가 뭐냐"고 질의했다.

정 사장은 "이벤트 비용을 부담하면서 그동안 약 3억7000억원을 지급했다"며 "지정 대리인 계약을 체결하면서 위탁한 부분에 대해 부담한다고 돼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월 300만원씩 지급하기로 양자 간 합의에 의해 계약을 했다"며 "주어진 계약서상대로 대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기술 탈취 의혹에 대해 질의를 이었다. 기술 탈취 의혹의 경우 인덱스마인은 △한국투자증권이 업무위탁 계약 해지를 통보한 시점과 △한국투자증권이 인덱스마인 서비스를 독자적으로 개발해 카카오뱅크에 탑재한 시점이 맞아떨어진다는 내용이다.

정 사장은 "현재 한국투자증권이 쓰는 방식과 인덱스마인이 이야기하는 것과는 기술 방식이 좀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투자증권이 쓰는 방식은 지난 2018년부터 자본시장 내 전 증권사가 쓰는 웹 뷰 방식이지만, 인덱스마인드의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기반으로 한 웹 트레이딩 시스템(WTS)는 2020년 말에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서로 간 소통에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인덱스마인과) 잘 풀어보려는 중"이라고 답변했다.

끝으로 갑질 의혹에 대해 정 사장은 "한국투자증권은 인덱스마인의 지분 16.67%를 보유한 2대 주주"며 "주주가 회사를 상대로 갑질한다는 점은 상식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정 사장의 증인 출석은 지난 17일 정무위가 전체회의에서 종합국감 증인 12명과 참고인 1명 등 총 13명을 추가 의결하면서 이뤄졌다. 종합국감에서 증권사 수장은 정 사장이 유일하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갸우뚱하는 분위기다. 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를 비롯해 라임 등 펀드사태와 주가조작사건과 같은 현안을 뒤로하고, 정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점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업계 고위 관계자는 "주가조작 등 올해 들어 국민의 공분을 산 사건들이 많았는데, 정 사장을 증인으로 부른 데엔 나름의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이날 국감을 지켜보면서 정 사장의 주장에서 더 파고들지 못하는 모습에 대체 왜 부른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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