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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임대주택 건립 무산된 여의도 부지 매각…일대 주민 "환영한다"

4024억 고가 논란 "지구단위계획 확정과 용도 변경 필수"

선우영 기자 | swy@newsprime.co.kr | 2023.11.01 14:47:31

LH가 매각하는 여의도동 61-2 부지. = 선우영 기자


[프라임경제]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가 40여년간 공터로 남아있는 여의도 '금싸라기' 부지를 매물로 내놨다. 성모병원과 63빌딩 사이에 위치한 해당 부지는 문재인 정부 시절 공공임대주택 건립이 계획됐지만, 인근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추진되지 못한 바 있다. 그러던 중 LH가 부채 비율 감소 등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하면서 최종 매각이 결정됐다.

업계에 따르면, LH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1-2 부지(면적 8264㎡)를 실수요자 대상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한다. 공급 예정가격은 4024억5680만원(3.3㎡당 1억6000만원)이다. 

LH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입찰 공고를 시작했으며, 오는 12월13일 낙찰자 선정 이후 12월22일에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며 "계약 체결시 매각대금 전액 완납 조건이며, 대금 완납시 즉시 토지를 사용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우여곡절 많던 노른자 "LH 재무 건전성 개선, 새로운 시작"  

해당 부지는 '제2종 일반주거지역(7층 이하)'으로 당초 학교 용지였다. 하지만 여의도에 더 이상 학교가 필요하지 않다는 교육청 판단 아래 40여년간 방치된 바 있다. 그러던 중 문 정부가 8·4 대책을 통해 공공임대주택(300가구) 추진을 발표했지만, 이조차도 주민들과의 극한 대립을 피하지 못했다.

주민들은 '여의도주민협의회(이하 여주협)'를 구성, 현수막을 내걸고 반대 청원서를 징구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이로 인해 사업이 최근까지 계류되면서 '금싸라기' 사업지에도 불구, 수익을 창출할 수 없었다. 게다가 지난해 LH가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되는 등 재무 건전성 개선 필요성이 요구되면서 최종 매각이 결정됐다.  

기획재정부 '2023~2027년 공공기관 중장기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LH 부채 규모는 2027년 186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올해 154조5000억원 대비 32조원 이상 증가할 정도로 경영난이 우려되고 있다.  

LH 관계자는 "무엇보다 윤석열 정부 기조에 발맞춘 부채 비율 하락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선제적으로 매각을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여의도동 61-2 부지는 문재인 정부가 8·4 대책에 따른 공공임대주택 사업을 추진하면서 일대 아파트 주민들과 갈등을 겪기도 했다. = 선우영 기자


업계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해당 부지가 우수한 입지 조건과 미래 가치를 확보한 만큼 뜨거운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서울 지하철 여의나루역(5호선)과 샛강역(9호선·신림선)을 도보로 이용 가능하며, 여의도 환승주차장과 연계한 시내버스 광역교통망도 이용할 수 있다. 아울러 △원효대교 △올림픽대로 △여의대방로 등을 통한 도심 접근성도 뛰어나다. 여기에 GTX-B를 비롯해 신안산선 복선전철(2024년 예정)과 서부선 경전철(2028년 예정) 등 대형 호재도 갖췄다. 
 
뿐만 아니라 △여의도초 △여의도중 △여의도고 등과 인접해 학군도 우수한 편이다. 나아가 한강공원을 비롯해 △성모병원 △더 현대 △IFC몰 △대규모 오피스 빌딩 등 생활인프라도 즐비해 교통‧학군‧생활 3박자를 두루 확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여의도는 국제금융 중심지로 계획된 만큼 '한강변 국제적 수준'을 갖춘 도심환경을 갖출 것"이라며 "서울시가 발표(지난 5월)한 여의도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안이 최종 확정될 경우 공공·생활편익·주거 등 다양한 입지로 활용 가능하도록 도시기능이 복합화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번 매각 소식에 과거 LH와 갈등을 겪던 여주협 및 일대 주민들은 기쁨을 감추지 않고 있다.

여주협 관계자는 "그간 많은 세금을 납부하고 있음에도, 타 지역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초 기반 시설 및 지역 커뮤니티 시설 혜택을 받지 못했다"라며 "매각이 결정된 만큼 주민들 복지에도 기여하는 동시에 금융 특구에 걸맞은 건축물이 탄생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제2종 일반주거지역 "사업성 우려" 다소 비싼 가격도 숙제 

일각에서는 해당 부지가 '제2종 일반주거지역(7층 이하‧용적률 200%)'이라는 점에서 사업성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사업성 확보를 위해선 용도지역 변경 등이 필요한데, 지자체 승인이 필수인 만큼 이조차도 확신할 수 없다"라며 "이럴 경우 커뮤니티나 기초 기반 시설 등 일대 주민들의 오랜 희망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물론 여의도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안이 확정된다면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다"라며 "다만 최종 확정시기를 알 수 없어 현재로선 활용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 지자체 차원에서의 신속하고 강단 있는 결정이 필요하다"라고 첨언했다. 

뿐만 아니라 다소 비싸게 책정된 부지 가격도 문제다. 부동산 침체에도 불구, 최근 거래됐던 인근 부지들과 비교해 상당히 높은 가격이기 때문이다. 

실제 옛 MBC부지(면적 1만7795㎡)는 신영 컨소시엄이 2018년 6010억원(3.3㎡ 당 1억1000만원)에 매입했다. 'HMG'는 2021년 7월 LH 부지 바로 옆 여의도동 61-1번지 부지(면적 8264㎡)를 3030억원(3.3㎡ 당 1억2100만원)에 매입한 바 있다. 

ⓒ LH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과거보단 가격이 올라갔지만, 부동산 침체와 함꼐 용도지역 조정 등 해결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예상보다 과도하게 책정된 편"이라며 "섣불리 매입에 참여할 업체가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감정평가법인에게 공식 요청을 통해 표준지 기준으로 조사를 진행해 가격을 산정하는 만큼 이 역시도 비슷한 방법으로 책정됐을 것"이라며 "현재는 2종 일반주거지역이지만, 여의도 금융 중심 지구단위계획안과 아파트 재건축 사업 등이 본격 추진되는 만큼 가치는 분명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여의도 '금싸라기' 여의도 부지가 매각 절차에 돌입하면서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과연 때맞춘 지구단위계획안 확정으로 사업 걸림돌을 불식시킬 수 있을지, 나아가 성공적 매각을 통해 일대에 긍정적 시그널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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