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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흥행부진 메가터치 "공모가 오류?"…네이버‧NH증권 관리실태 논란

일반청약 첫날 확정 공모가보다 800원 낮게 노출·상장일은 여전히 달라…"주관사 NH증권 책임 더 커"

황이화 기자 | hih@newsprime.co.kr | 2023.11.02 15:33:47

지난 10월31일 네이버페이 증권에 공개된 메가터치 IPO 정보 갈무리. 공모가와 상장일 정보 모두 잘못된 수치로 노출돼 있다. 이 중 공모가 정보 '4000원'은 본지 취재 이후인 31일 정오 무렵 '4800원'으로 수정됐다.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국내 최대 증권 커뮤니티 '네이버페이 증권(이하 네이버 증권)'에서 예비 상장사의 최종 공모가 노출 오류 사고가 발생했다. 

공모가는 청약 참여에도 영향을 미치는 정보로, 예비 상장사나 일반 투자자 피해가 가능했던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네이버 증권 운영사 네이버파이낸셜부터 상장 주관사인 NH투자증권(005940)까지 관리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2일 네이버(035420)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이 서비스 중인 네이버 증권에는 오는 9일 코스닥 상장 예정인 메가터치의 상장일이 10일로 표기돼 있다. 업계에 따르면 메가터치의 상장 예정일이 하루 앞당겨졌지만 네이버 증권에는 해당 내용이 오후 2시55분 현재까지 수정되지 않았다.

여기 더해 네이버 증권에서 메가터치의 공모가는 일반 청약 첫날인 지난달 31일 오전 내내 4000원으로 잘못 게시됐다. 

메가터치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이틀간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했다. 이 회사의 최종 공모가는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 밴드(3500~4000원) 상단을 초과한 4800원으로 확정됐다. 일반청약이 시작된 오전부터 잘못 기재된 공모가격으로 청약이 삐그덕 댄 셈이다.

프라임경제 취재 이후인 이날 정오 무렵, 네이버 증권에서 해당 수치는 4800원으로 정정됐다. 

2일 오후43분 현재 네이버페이 증권 내 공개된 메가터치 IPO 정보 갈무리. ⓒ 프라임경제


업계에서는 특히 일반 청약 진행 중 공모가 오류가 발생한 데 대해, 가벼운 해프닝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목했다. 네이버를 통해 주식거래를 이용 중인 투자자들에게 혼동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수요예측 당시 참여기관 모두에게 공모가 상단 이상 가격을 제시받은 메가터치의 인기를 감안하면 더욱 지나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기관 투자자가 참여하는 공모가가 상단 이상 가격을 받을 경우 일반 청약 흥행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공모가는 실제 청약 흥행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표다. 

메가터치 본사 전경. 메가터치 공식홈페이지 갈무리. ⓒ 프라임경제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수요예측에서 흥행했다면 상장 시장 분위기와 별개로 시가총액 몇십억원, 몇백억원이 움직인다"며 "네이버 증권 상 공모가 오기는 투자자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는 요소"라고 말했다.

이어 "상장하는 발행기업 입장에서는 공모시장에서 흥행이 매우 중요하다"며 "큰 금액이 움직이기 때문에 경쟁률이 별로 안 나온다면 책임소지를 따져물어볼 수 있고, 소송도 가능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메가터치는 올해 각광받은 이차전지 및 반도체 관련 장비 기업이지만,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 진행 결과 대규모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지난 1일 메가터치는 청약 경쟁률 630.8대 1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국내 일류 IT 전문기업 네이버가 섣부르게 주식거래까지 발을 넓히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뒤따른다. 네이버의 주식거래 서비스는 투자자들의 유입을 통한 트래픽 증대가 주된 목적이지만, 이번 공모가 오류와 같은 문제 개선부터 급선무란 지적에서다.

실제로 네이버파이낸셜은 결제·금융·증권 등 서비스를 모두 N페이(Pay)로 통합해 종합금융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증권사가 영위하던 주식매매 서비스를 '계좌연동' 방식으로 증권업에 뛰어든 것이다.

네이버페이 홈페이지 갈무리. ⓒ 프라임경제


익명을 요구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메가터치 공모가 데이터 오류는 투자자들에게 접근성이 네이버로써 스스로 검증을 철저히 해야 될 문제"라며 "이러한 기본적인 오류도 잡지 못한다면, 결국 준비도 덜 된 상태에서 욕심만 앞세워 사업을 확장한 게 아닌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메가터치의 데이터 오류는 기존 공모가 밴드에서 확정공모가 4800원으로 업데이트되면서 시차가 발생했다"며 "공모가가 정해지면 최대한 빠르게 업데이트를 하고 있지만, 이번 건(메가터치)만 늦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메가터치 상장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본 공모가 표기 오류는 네이버 증권 플랫폼에서 발생한 일이므로 네이버파이낸셜 측 소관이라는 입장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상장 주관사로써 예비 상장사 정보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 신고하고 있는데, 네이버에 따로 공모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며 "이에 네이버에 공모가 오류는 당사가 개입할 이유가 없고, 관련 업무와 연관된 게 없다"고 응대했다.

ⓒ NH투자증권


하지만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상장 주관사 책임이 크다고 주목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은 상장 주관사로 막대한 수수료는 받고, 정작 확정 공모가격이 아닌 틀린 공모가격이 장시간 시장에 노출되고 있음에도 조치하지 않은 것"이라며 "전자공시시스템(DART) 외 공개 정보의 오류를 방치하는 것은 증권사의 시스템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는 주관사의 책임이 크다"며 "향후 상장을 검토하는 기업들은 이번 일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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