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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범석의 일본 톺아보기] 외국인이 뽑은 관광지 10선 ⑩후쿠오카현

 

장범석 칼럼니스트 | press@newsprime.co.kr | 2023.11.03 11:03:22

JR 하카타역. ⓒ 위키피디아 재팬


[프라임경제] 부산에서 해상으로 200㎞ 정도 떨어진 규슈(九州)는 경상북도와 강원도를 합친 크기와 비슷한 면적(3만6782㎢)에 7개 현이 있다. 이중 후쿠오카현은 지역 상업과 교통 허브로 전체인구 1256만명 중 약 40%가 집중됐다. 

과거 한반도와 중국 및 동남아 교역 관문이었던 후쿠오카 역할은 현대에 들어서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한국·중국·대만·홍콩·베트남·태국 등지와 직항편이 빈번하게 운행되고, 부산~하카타 고속선과 페리가 매일 입출항한다. 국내적으로는 동쪽 도쿄에서 남쪽 가고시마까지 총연장 1463㎞에 달하는 신칸센 두 노선 시발점이자 종착점이기도 하다. 

도쿄와 1200㎞ 가깝게 떨어진 후쿠오카현이지만, 이곳에는 일본 굴지 제조기업이 여러 자리 잡고 있다. 일본제철 '규슈제철소'를 포함해 △철강 메이커 프로테리얼과 스미토모 금속 △위생도기 메이커 TOTO △로봇 제작 야스카와 △아소 전 수상(현 자민당 부총재) 가족기업 아소그룹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도쿄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 △소프트뱅크 △브리지스톤 타이어 △일본제철 △이데미쓰(석유화학) △야쿠르트 등도 최초 창업지는 후쿠오카현이었다. 

'후쿠오카' 지명은 에도막부가 태동하던 시기, 지역 영주로 봉해진 구로다가 명명한 데에서 유래한다. 

그때까지 이 지역은 대륙과 교역을 통해 번영을 구가하던 항구도시 '하카타'로 알려졌다. 구로다는 하카타 강 건너편에 성과 행정 도시를 건설하며 고향 지명 '후쿠오카'를 그대로 가져다 썼다. 

이렇게 나카(那珂)강을 사이에 두고 △동쪽에 상업 도시 하카타 △서쪽에 행정 도시 후쿠오카가 탄생했다. 

두 도시는 오랫동안 양극체제를 유지하면서 공존했으나, 1889년 메이지 행정 개혁에 따라 후쿠오카시로 통합됐다. 역사가 유구하고 인구도 많은 하카타였지만, 후쿠오카 측 무사들 공작으로 지명을 빼앗긴 것. 다행히 그 무렵 개통한 중앙철도 역명을 하카타로 합의하면서 아쉬움 일부를 달랠 수 있었다. 

이후 하카타는 1972년 후쿠오카가 정령지정시(50만 이상 대도시)로 승격할 때, 7개 구 명칭 중 하나로 부활했다. 

인구 약 164만명의 후쿠오카시는 3차 산업이 △도시 생산액 95% △사업자 수 90% △종업원 수 87%를 차지한다. 이는 도쿄 또는 오사카 등 대도시와 비교할 때 어느 부문도 비율이 높은 편이며, 다른 19개 정령지정시를 압도하는 수치다. 
 
◆주요 관광지

#캐널시티

1만3000평 부지에 조성된 초대형 복합상업시설로, 지난 1996년 오픈했다. 7개 건물에 호텔·극장·게임장·고급 패션몰·캐릭터 숍·라면 테마파크 등이 들어섰다. 여기에 초대형 스크린에 조명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분수 쇼가 유명하다. 180대 모니터로 백남준 '비디오 아트'도 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나카스

나카강과 그 지류 하카타강 사이 삼각주에 조성된 후쿠오카 '최대 환락가'. 각종 음식점·주점·클럽·파친코·풍속점 등 밤 문화의 모든 요소가 망라됐다. 점포 수 350여개, 섬 양쪽 끝에 라면이나 각종 안주와 술을 파는 야타이(포장마차) 촌이 있다. 

나카스 야경. ⓒ 긴키일본투어리스트


#오호리 공원

지난 1601년 축성된 후쿠오카 성 외호(바깥 해자) 일대에 조성된 도시공원이다. 총면적 39.8헥타르(약 12만평)에 주변 둘레가 2㎞에 달하며, 다른 지역 성에 비해 해자 폭이 넓은 것이 특징이다. 부근에 성 내부를 감싸고 있는 마이즈루 공원, 후쿠오카시 미술관이 있다. 

#다자이후 텐만구(天滿宮)

919년 창건된 현 중서부 다자이후시에 있는 신사다. 신사에서 제사하는 '스가와라노 미치자네'는 헤이안 시대 존경받는 학자였으나, 정적 참언으로 이곳으로 좌천돼 불행하게 생애를 마쳤다. 매년 합격과 학업성취를 기원하는 참배객이 신년 때 200만명, 연중 850만명이 찾는다.

#하카타역

신칸센·재래선·지하철 이용객이 1일 40만명이 이르는 규슈 지역 최대 역이며, 후쿠오카시 육로 관문이기도 하다. 2011년 규슈 신칸센 개통에 맞춰 6만평 규모 'JR 하카타 시티'로 증축했다. 약 6만평 역사 안에 백화점·식당가·전문점 등 다양한 상업시설이 들어섰다. 

◆향토 요리

#돈코쓰 라면

수많은 일본 라면 중 외국인에서 가장 인기 있는 라면이다. 돼지 뼈를 고아낸 우윳빛 육수에 면을 넣는 돈코쓰는 △쇼유(간장 맛) △미소(된장 맛) 라면과 더불어 '3대 라면'으로 꼽힌다. 후쿠오카현에서는 다진 마늘과 김치를 내놓는 점포도 많다. 발상지는 현 남부 구루메시(하카타역에서 철도로 36㎞ 거리)다. 

#닭 스키야키

스키야기 요리는 쇠고기에 채소류와 두부 등을 넣어 끓이는 것이 전형인데, 후쿠오카에서는 쇠고기 대신 닭고기를 많이 사용한다. 계절에 따라 사용하는 채소가 다르지만, 재료 준비와 조리가 간단해 가정요리로도 인기가 있다. 외관과 맛은 한국 닭도리탕과 유사하다. 

#아붓테카모

'아붓테카모(あぶってかも)'는 붕어를 닮은 작은 도미(10cm 정도)를 바싹하게 굽는 요리로 껍질째 먹는다. 하카타 앞 바다는 영양 풍부한 흑조가 흐르는 어장인데, 어부들이 조업에 방해 되는 이 잔 생선을 잡아 올려 소금을 뿌려뒀다가 구이로 먹은 게 요리의 시작이라 한다. 

#감자만두

현 남쪽 야메(八女)시 산간 지역 향토 요리. 소금과 설탕을 혼합한 밀가루 반죽에 중간 크기 감자를 통째로 넣어 쪄낸다. 맛이 연해 양념간장을 찍거나 김치(쓰케모노)를 곁들여 먹는다. 감자 대신 토란을 넣고 겨울철에는 구워 먹기도 한다. 

서대조림. ⓒ 농림수산성 홈페이지


#서대조림

현 남쪽 아리아케해에서 잡는 참서대를 이 지방에서는 '구쓰조코(구두 바닥)'라고 부른다. 따라서 일본식 요리명을 직역하면 '구두 바닥 조림'이다. 서대는 껍질이 검은색과 붉은색 두 종류가 있는데, 육질이 쫄깃한 검은 것을 상품으로 친다. 튀김도 인기가 있다. 

한편, 후쿠오카시는 2007년 부산광역시와 자매도시 협정을 맺었고, 주오(중앙)구에 한국 총영사관이 있다. 



장범석 국제관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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