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 물 건너간 '주 69시간' 사실상 표류할 듯

정부 '주 52시간 틀' 유지하며 일부 업종·직종 유연화 추진...총선 전 세부안 확정 '불가능'

[프라임경제] 정부가 일부 업종·직종에 한해 바쁠 때 더 많이 일하고 한가할 때 쉬는 식으로 유연화하면서 현행 '주 52시간' 틀을 유지하기로 밝혔다. 

지난 3월 연장근로 단위를 지금의 '주'에서 '월, 분기, 반기, 연' 등으로 쪼개 주 최대 근로시간을 69시간까지 늘리는 안을 냈다가 반발에 부딪힌 뒤 8개월 만에 낸 결론이다. 

현재로서는 제조업, 생산직 등 일부만 '주 최대 60시간 이내' 한도로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고용노동부는 13일 지난 6~8월 국민 6030명을 대상으로 한 근로시간 관련 대면설문조사 결과와 이를 반영한 제도 개편 방향을 발표했다.

이날 이성희 노동부 차관은 "조사 결과를 전폭 수용해 주 52시간제를 유지하면서 일부 업종, 직종에 한해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추진하려 한다"고 밝혔다. 

다만 유연화 대상이 될 업종과 직종 주 상한 근로시간 등은 실태조사와 사회적 대화를 통해 추후 확정하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세부 방안을 노사정 대화로 구체화하는 것과 관련해 지난 5월 한국노총이 시위 진압 과정에서 벌어진 유혈사태에 반발해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를 거부해왔다. 

앞서 한국노총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현장에서 벌어진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에 대한 강제진압 사건에 항의하며 경사노위 참여 전면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결국 내년 4월 총전 전까지 각종 쟁점이 얽힌 근로시간 개편안의 완성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윤석열 정부의 각종 개혁과제가 선거 이슈에 매몰될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