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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실체 없는' 정치 테마주…기업·정치 분리해서 바라봐야

 

박기훈 기자 | pkh@newsprime.co.kr | 2023.12.01 16:52:40

선거철이 다가오면 국내 증시는 이른바 정치 테마주들이 기승을 부린다. = 박기훈 기자

[프라임경제] 선거철이 다가오면 국내 증시는 어수선해진다. 바로 실체없는 정치 테마주 때문이다. 정치 테마주는 유력 정치인과의 혈연·학연·지연 등으로 움직이기에 실체가 없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정치인의 행보에 주가는 급등과 급락을 반복한다.

최근 시장에서 가장 핫한 정체 테마주는 이른바 한동훈 관련주다. 내년 총선에 한 장관이 서울의 종로, 용산 등에 출마할 것이라는 설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다만 본인은 아직까지 함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유도 가지각색이다. 덕성우는 이봉근 대표와 김원일 사외이사가, 디티앤씨 자회사인 디티앤씨알오는 이성규 사외이사가 한 장관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라는 이유다. 

대상홀딩스우는 2대 주주인 임세령 부회장의 연인인 이정재와 한 장관의 인연이 부각됐다. 체시스는 회사 부 사장과 사외이사가 한 장관과 각각 미국 컬럼비아대, 서울대 법학과 동문으로 알렸다.

해당 종목들은 2주 동안 약 200%대에서 300%대까지 상승폭을 키웠다.

이밖에 깨끗한나라, 심텍홀딩스, 영보화학 등 청주와 인연이 있는 기업들도 상승했다. 이는 한 장관이 국회에서 어린시절 청주에서 살았다는 언급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한 장관이 이민청 관련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에스페릭스 등 관련 테마주들이 일제히 급등하기도 했다.

'새로운 사건이나 현상이 발생할 때 연동돼 시세를 보이는 종목군'을 의미하는 테마주는 짧은 시간 내에 폭발적인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중에서도 정치 테마주는 하루이틀만에 폭등하는 경향이 있어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기도 한다. 

특히 최근 들어 올 상반기 핫했던 이차전지나 AI 등 국내 증시 전체를 이끌 주도 업종이 부재한 만큼, 개인투자자들이 이른바 단타성 수익 내기에 열을 내고 있는 모습이다. 주식은 상장사들의 본질적인 가치에 대한 투자다. 

그럼에도 현재 우리나라 증시, 특히 코스닥 시장에선 이러한 이론이 무색한 상황이다. 

정치 테마주는 기업이 영위하고 있는 사업이나 앞으로의 가치 등과는 전혀 관련이 없기에 일반적인 테마주보다 그 수명이 매우 짧다. 특정 정치인의 당락, 혹은 리스크들이 발생하면 이른바 재료 소멸을 이유로 주가가 추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사실을 개인투자자들도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OO 후보자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업체의 공지에도 관련 이슈가 있을 때마다 주가가 꿈틀탠다. 알면서도 급등세에 올라타기 바쁜 도박에 본인의 미래를 맡기고 있는 것이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테마주는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 어떠한 기술적 분석을 진행해도 분명 한계가 존재한다. 특히 정치 테마주의 경우엔 더욱 그 한계가 명확하다"며 "특정 소식을 미리 예측한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정치 테마주의 바닥에는 특정 정치인이 국회에 입성하면 관련 기업에게 일말의 혜택이 있을 것이라는, 이른바 정경유착이라는 우리사회의 고질병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결국 '여의도 디스카운트'의 해소는 기업과 정치를 분리하고 바라보는 시선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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