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장범석의 일본 톺아보기] '다저스행' 오타니, 고척돔에 선다

 

장범석 칼럼니스트 | press@newsprime.co.kr | 2023.12.12 16:58:32
[프라임경제] 메이저리그 '이도류(二刀流, 투타 겸업)'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 10일 자신 인스타그램을 통해 LA 다저스와의 10년 7억 달러(한화 약 9200억원) 이적 계약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프로 스포츠 역사상 최대 규모다. 

지금까지 메이저리그 최고 계약액은 2019년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이 맺은 12년 4억2650만달러였다. 메이저리그와 NFL(풋볼), NBA(농구), NHL(아이스하키) 리그를 합친 북미 4대 프로 스포츠를 망라해도 NFL 쿼터백 매트릭 마홈스 12년 5억2631만달러가 최고액이다. 

축구계에서는 과거 아르헨티나 대표 공격수 '리오넬 메시' 바르셀로나 시절(4년간 6억7400만달러) 연봉으로 비교하면 메시가 높지만, 계약 총액으로는 오타니가 앞선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6년째인 이번 시즌 44홈런을 기록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 홈런왕을 거머줬다. 

또 타자로 135게임에 나와 △타율 0.304 △95타점 △20도루에 달하는 호성적을 냈고, OPS(출루율+장타율) 1.066으로 양대 리그 1위를 기록했다. 투수로는 23경기 등판해 △10승5패 △평균자책점 3.14로 2021년에 이어 두 번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MBL공식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오타니(중앙). © 스포츠닛폰신문사 캡쳐


오타니는 현재 오른쪽 팔꿈치 인대 수술 이후 재활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수로 출장하는 모습은 2025시즌 이후가 될 전망이다. 

오타니 이적 계약을 앞두고 △뉴욕 양키스 △밀워키 블루제이스 △시카고 컵스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도 각각 매력적 조건을 내걸고 물밑 협상에 나섰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오타니가 택한 구단은 LA다저스였다. 

스포츠 호치(12월11일)는 그 배경을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 최고 구단: 최근 20년간 11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 월드시리즈 7회 제패(오타니는 6년간 2번이나 리그 MVP에 지명되고도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지 못함) 
△ 같은 지역: 다저스는 에인절스와 같은 연고지인 만큼 지리적 환경에 친숙
△ 재활 환경: 9월 수술을 집도한 의료진과 재활 지원 이학요법사가 다저스 소속 
△ 지명대타 자리: 기존 우수 선수와 재계약 않고, 타격에 전념하는 오타니 위해 비워 놓음
△ 과거 인연: 오타니 고교 재학 중 학교로 찾아오는 등 오랜 관심 표명 

다저스(Dodgers)는 '회피자(피하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다. 이는 1880년대 다저스 발상지인 뉴욕 브루클린에 노면전차가 많아 전차를 피해 경기를 관람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다저스는 1958년 근거지를 로스앤젤레스로 옮기고 △통산 리그 우승 24회 △월드시리즈는 21회 출장 △7회 제패라는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박찬호와 류현진 활약으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다저스는 1995년 입단한 노모 히데키를 필두로 △이시이 △사이토 △구로다 △마에다 △다르빗슈 등 일본인 투수들과도 인연이 깊은 곳이다. 대형 타자로는 오타니가 처음이다. 

오타니는 다저스와 합의한 날 "결정이 늦어 죄송하다"라며 "6년간 에인절스 팬들이 보내준 지지와 응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오랫동안 간직하겠다"라고 에인절스에 작별 인사를 했다. 

이런 오타니의 인간미 넘치는 게시물에는 2시간 만에 100만 이상의 '좋아요'가 붙었고 "당신과 같은 시대에 살 수 있어 행복하다"라는 등 칭찬 댓글이 쏟아졌다.(야구 전문매체 풀카운트 12월10일) 

오타니는 올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에도 '라이벌' 한국과 대만 야구를 칭찬하는 발언을 아끼지 않아 양국 팬들을 감동시킨 바 있다. 
 
한편 오타니가 내년 3월20일 고척돔 구장에 선다. 다저스가 2024년 개막전을 서울에서 치르기 때문이다. 상대는 '내셔널리그 골든글러브상'을 수상한 김하성이 2루를 지키고 있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다. 

특히 "오타니와 김하성 '공동 출장'은 한국과 일본은 물론, 아시아 야구팬들 가슴을 설레게 하는 대형 이벤트다. '하늘의 별 따기' 수준 입장권이 어떤 방식으로 판매될 지 벌써 궁금해진다. 




장범석 국제관계 칼럼니스트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