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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구독자 울리는 OTT의 '배짱 장사'

 

박지혜 기자 | pjh@newsprime.co.kr | 2023.12.13 15:07:11
[프라임경제] "사랑은 비밀번호를 공유하는 것이다. (Love is sharing a password.)"

지난 2017년 3월 공식 트위터 계정에 이같은 홍보 문구를 게재했던 넷플릭스. 사업 초기 이용자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계정 공유를 독려했던 넷플릭스가 변심했다. 

넷플릭스는 거주지가 다른 경우 이용자당 추가 요금 5000원을 더 내도록 하는 '계정 공유 유료화 정책'을 시행해 사실상 요금을 올렸다. 

이어 월 9500원짜리 1인 요금제(베이식 멤버십) 신규 구독 접수를 막았다. 광고 요금제를 제외하면 최소 월 1만3500원인 '광고 없는 스탠다드' 요금제를 구독해야 한다. 구독료가 4000원 오른 셈이다.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국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들이 줄줄이 구독료를 인상하고 있다. 구독료 인상과 계정 공유 유료화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유튜브는 최근 광고 없이 동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유료 서비스인 '유튜브 프리미엄' 국내 월 구독료를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42.6% 인상했다. 서비스 초기에 구독을 시작한 장기 회원은 8690원에서 70% 이상 인상된 요금을 내야 한다. 

디즈니플러스는 지난달 광고 없는 프리미엄 요금제 가격을 기존 월 9900원에서 1만3900원으로 인상했다. 토종 OTT인 티빙도 이달부터 구독료를 20% 남짓 인상했다. 

잇따른 OTT 구독료 대폭 인상으로 국내 이용자들의 가계 부담이 커졌다.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올 정도다.

문제는 국내에서 2개 이상의 OTT를 구독해서 보는 이용자가 많다는 것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디지털 전환시대 콘텐츠 이용 트렌드 연구'에 따르면 OTT 이용자들은 평균 2.7개의 플랫폼을 구독하고, 월평균 1만3212원을 지불하고 있다. 인상된 가격으로 OTT를 2개만 구독해도 월 3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출해야 한다.

이런 OTT의 배짱 장사는 오히려 구독자의 반감을 사고, 집단 이탈을 발생 시킬 수밖에 없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칸타의 조사 결과, 넷플릭스가 올해 2월 스페인에서 계정 공유 금지 조치를 도입하자 1분기 이용자 100만명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구독료를 급격하게 인상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이는 오히려 이용자 혼란까지 야기할 수 있다. 

구독료 인상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보장도 없다. OTT의 변심에 구독자는 얼마든지 돌아설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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