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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전장사업 속도내는 기업이 주목해야 할 회복탄력성의 가치

 

심용주 FM Global 한국지점 대표 | YongJu.Shim@fmglobal.com | 2023.12.14 14:09:17
[프라임경제]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부품 및 완성차 업계의 사업 구조가 전장 제품 제조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23년 글로벌 전기차 전망·충전 인프라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 규모가 올해 4000만대를 돌파할 예정이다. 

국내 한 증권사는 국제 전장 산업 시장이 연평균 14%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7년 전장 산업 시장 규모는 스마트폰 부품 시장 대비 70% 수준이었으나, 이같은 급성장을 통해 올해에는 스마트폰 부품 시장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외 기업들은 부가 가치가 큰 핵심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하고, 기존에 운영해오던 비즈니스 대신 전장부품 사업에 뛰어드는 등 전장사업에 대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투자 규모에 비해 비즈니스 회복탄력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은 다소 미흡한 실정이다. 회복탄력성이란 기업이 해당 산업 분야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즈니스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하고 리스크가 발생하더라도 최대한 빠르게 원상 복귀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전장부품 업계의 경우 △배터리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인포테인먼트 등 제조 과정이 매우 복잡해 생산 시설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하나, 부품 제조업체가 운영하고 있는 설비와 생산 라인은 안전을 위협하는 각종 위험 요소에 노출된 상태다. 이는 곧 대규모 안전 사고로 이어질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기업이 전장부품 전반에 대한 리스크 관리 방안을 구축하지 않는다면 예기치 못한 사업의 운영 중단을 겪게 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따라서 생산과 관련된 시설 일체를 안정적으로 관리 및 보호하고, 장비 오작동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 가능한 전장부품 생산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등 예상 가능한 리스크로부터 회복탄력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이미 국내 일부 전장부품 관련 기업들은 대책을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회복탄력성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RBA(책임감 있는 산업 연합)에 가입해 노동·안전보건·환경·기업윤리·경영시스템 등 총 5개의 기업 맞춤형 행동강령을 기준으로 자체 기업 평가 기준을 구축하고 있다. 

또 이 기준을 해외 사업장과 협력사로까지 확대해 전장부품 생산 전반에 걸친 ESG 요구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한편,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받는 기업들이 책임 있는 경영을 위해 구성한 비영리 단체인 전장부품 공급업체 협의체(Drive+)에 가입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공급망·원소재·근무 여건 등 전장부품 산업 전반에 대한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보험업계 역시 전장부품 기업의 회복탄력성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글로벌 재물보험사 FM 글로벌은 '대부분의 손실은 예방 가능하다'는 핵심가치 아래 잠재적 손실을 예방하고 완화하기 위해 리서치를 기반으로 엔지니어링 표준을 개발하고 있다. 

싱가포르에 위치한 'FM 글로벌 센터'에서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소방 설비, 화재 등 재물 손실 사례들 및 효과적인 방재 방법들을 시뮬레이션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확보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사의 각 산업 분야에 대한 과학적 지식과 엔지니어링 역량을 갖춘 전문가들이 리스크 완화에 도움이 되는 솔루션을 개발한다. 

전장부품 산업의 구조가 기존 가전 및 스마트 디바이스 부품에서 완성차로 무게가 이동하는 만큼 보다 다양한 리스크에 대한 전문적인 엔지니어링 역량이 중요해졌기 때문에 보험사가 제공하는 리스크 엔지니어링 서비스는 더욱 시장의 주목을 이끌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전장부품 산업이 엄청난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영역임은 분명하지만, 회복탄력성에 대한 고려 없이 전장부품을 제조하고, 산업 시설을 운영하는 것은 잠재적으로 상당한 위험 부담이 있다. 

업계는 비즈니스 전반의 회복탄력성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안정적인 인프라를 구축해 사업이 높은 신뢰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심용주 FM Global 한국지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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