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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586 사쿠라' 같은 정치인이 설 공간은 없다

 

최종호 에프엠위너스 대표 | press@newsprime.co.kr | 2023.12.18 19:45:55
[프라임경제] 최근 김민석 의원의 언동을 보면서 후삼국 시대 후백제 초대 왕인 견훤을 금산사에 가두고 친동생 금강을 죽인 신검이 떠올랐다. 
 
김 의원이 연일 국민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그는 민주당을 하루아침에 버리고 출세만을 좇아 타당 후보에게 붙어 당과 노무현 대통령에게 총질했던 철새 정치인 '김민석'으로 아직도 기억되곤 한다. 
 
김 의원은 당의 잘못을 지적하고 올바른 길로 나아가기 위해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당내 여러 주장을 사쿠라 세력이라 칭하더니 급야 영화 '서울의 봄'을 빗대어 이낙연 전 총리를 12.12 반란세력이라며 망발을 쏟아낸다. 배신자 프레임을 씌우고 이 전 총리 등을 향해 민주당 분열주의자로 규정하는 한편,구성원들에게 처단을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80년대 군부독재의 엄혹한 현실 속에서 반 합법적인 운동권들이 자신의 노선과 다르거나 혹은 조직과 지도부를 비판하는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았던 것처럼, 그들은 소수의 주장을 이념과 선명성의 문제로 보고 있다. 

이들이 시대착오적이며 냉엄한 현실을 외면한 것으로 비판했고 비민주적인 방식으로라도 다른 목소리를 내는 자들을 굴복시켜서 침묵하도록 했다. 

아직도 아군과 적군만으로 세상을 편 가르는 이분법적 사고방식과 운동권적 논리가 수십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민주당을 감싸고 도는 현실이 씁쓸하기만 하다. 
  
지난 2017년 당시 민주당은 수구세력의 오만한 국정운영에 대항하는 촛불혁명의 준엄한 명령과 국민의 열망에 힘입어서 집권 정당이 되었다. 21대 총선에서는 당내 예측을 훨씬 넘어선 180석 의석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이후 민주당이 국민을 위해 무엇을 했던가? 수백만 촛불의 외침과 함성을 받들어 양극화를 해소했는가, 정치개혁을 이루었는가, 국민의 생존권을 지켜주었는가, 검찰개혁을 제대로 했는가. 
 
오히려 의석수만 믿고 거대정당의 횡포를 일삼았고, 자기들만의 세상에서 그들만의 리그를 펼쳤다. 결국 국민으로부터 실패한 정권이라는 오명이 씌워졌고, 겨우 5년 만에 정권을 다시 빼앗기는 처량한 신세가 되었다.
 
도대체 김 의원이 말하는 민주당의 원칙과 정체성은 무엇인가? 당내 다양성과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당 대표 개인의 사법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한 사당화 전체주의적 지배체계를 의미하진 않을 것이다. 
 
왜 지금의 민주당은 이낙연 전 대표가 신당 창당하려는 움직임을 막지 못했는가? 극단적이고 과격한 지지자의 폭력성 표출과 협박에 의한 강요가 마치 전체 당원과 국민의 뜻으로 포장되고 있다. 
 
친명계 카르텔은 공천권을 앞세워 구성원들의 침묵을 강요하고 있다. 당내 혁신계 모임 '원칙과 상식'은 향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민주당 정신을 회복하자고 한다. 김대중, 노무현 정신을 되찾자고 외친다. 

그런데 김민석 의원은 그냥 잠자코 기다리면 무능한 윤석열 정부 덕에 대승을 거둘 것인데 무엇 때문에 민주당이 바뀌어야 하고 내부 총질과 분란을 일으키냐며 급기야 동료 의원들을 겁박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지금처럼 윤석열 정부의 실정에만 의존하는 반사이익만으론 총선은 당장 이길 수 있을지 몰라도 남은 대선은 어림도 없을 것이다. 

당 대표 한 사람 지키려 민생에서 멀어져가고 의원들에게 줄서기를 강요한다면 이는 공당으로서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다. 

정치는 국민과의 신뢰와 약속을 지키고 국민을 받드는 것이다. 당내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는 무능력한 정치인을 지지해 줄 국민은 없다. 단언컨데 선동정치를 일삼고 다양한 의견을 말살하는 행위를 멈추지 않는다면 더는 '586 사쿠라' 같은 정치인이 설 공간은 없다. 

최종호 정치컨설팅 에프엠위너스 대표


*외부 필진의 칼럼 및 사설은 해당 언론사의 논조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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