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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홍성민의 약속큐브

 

선우영 기자 | swy@newsprime.co.kr | 2023.12.19 10:01:26
[프라임경제] 결혼 적령기를 둔 부모들로부터 "요즘은 또래 남녀가 혐오하는 시대 같아. 서로 만나려 해야 연애를 하든 결혼을 하든가 하지, 우리 애는 혼자가 편하다는데 어떡하지"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 홍성민


한편 유아나 아동간 부적절한 신체 접촉이 언론을 통해 이슈가 되면서, 어린 남자아이를 둔 학부모들은 "다른 여자아이들과 어떠한 접촉도 하지 말라"는 주의를 습관처럼 하게 된다고 한다.

또 "여자아이가 남자아이에게 장난칠 때는 아무렇지 않은데, 반대의 경우 혼이 나기 때문에 억울하다"라는 남자아이들의 볼멘소리도 심심치 않게 듣게 된다.

작가는 오랫동안 긴 머리의 남성 주얼리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성 고정관념에 따른 많은 오해와 편견을 받아 왔다. 그런 그가 기존 남·여 기호에 의심을 품고 새로운 기호를 구상하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자 사명이었다.
 
남성 기호 '♂(유니코드 U+2642)'는 전쟁의 신 마르스의 창과 방패에서, 여성 기호 '♀(유니코드 U+2640)'는 미의 여신 비너스 거울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우리는 여전히 창과 방패를 들고 싸움하는 남성(♂)과 거울 속에 비치는 외모를 바라보는 여성(♀)을 남·여를 상징하는 기호로 사용하고 있다.

작가는 "미의 신 비너스의 손거울을 의미하는 여성 기호는 가족 생계를 짊어졌던 강인한 어머니와 어울리지 않았고, 전쟁의 신 마르스의 창과 방패를 의미하는 남성 기호는 어머니 대신 동생의 밥상을 차려주고 곧잘 아름다운 시와 그림에 매혹되던 나와 어울리지 않았습니다"며 "그래서 어릴 때부터 습관처럼 새로운 사람의 기호에 대해 고민하고 끄적이며 시간을 보냈습니다"라고 새로운 남·녀 기호를 제안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작가는 오랜 시간 새로운 남·여 기호에 대한 구상을 거쳐 2000년에 새로운 사람의 기호를 창작했고, 끊임없는 수정과 보완을 거쳐 지금의 약속큐브를 완성했다. 

그는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사람의 기호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존중하는 가치가 담겨있어야 한다. 비단 남녀간 갈등뿐만 아니라 세대, 장애, 인종, 지역, 문화, 빈부, 직업, 정치적 성향 등 생각의 다름을 틀림으로 여기고 서로를 고정관념의 틀에 가두어 편을 갈라 싸우는 세상 속에서 평등, 평화, 공존의 가치를 일깨울 수 있어야 한다"며 새로운 남·녀 기호에 담긴 가치를 설명했다.

책 '약속큐브'의 약속(YACSOK)은 '♁♀'을 뜻하며, 큐브는 ♁♀(YACSOK)이 모인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상징한다. 자연은 직선과 곡선으로 이뤄져 있다. 강함과 부드러움, 변화와 안정의 균형으로 자연의 질서가 유지된다. 작가는 직선으로 구성된 '+'를 '힘'으로, 곡선인 '○'을 '포용'으로 각각 상징화했다. 

이 책에서 제안하는 '힘(+)'이란 변화의 에너지에 기반한 권위와 감동이며, 마음을 움직여 행동하게 하고 그 행동으로 소중함을 지키는 것을 말한다. '포용(○)'은 공감과 조화의 끊임없는 연결로 이를 통해 마음을 나눠 충만하게 하고, 그 충만함으로 사람과 사람을 견고히 연결하는 것이다.

작가는 힘(+)과 포용(○)의 상징을 결합해 사람에 대한 새로운 기호를 제안한다.
 
남성을 상징하는 기호인 ♁은 공격‧파괴하는 남성♂을 거부하고, 변화와 도전의 힘(+)에서 시작해 소중함을 지키는 포용(○)을 결합했다.
 
여성을 상징하는 기호인 ♀은 눈비음 즉, 남의 눈에 좋게 보이도록 겉으로만 꾸미는 일을 거부하고 공감과 조화의 포용(○)에서 시작해 이를 연결하는 힘(+)이 결합한 것이다. 

또 불완전한 남성♁과 여성♀이 하나가 됐을 때 완전한 존재인 '약속(♁♀, YACSOK)'이 된다. ♁♀은 사람과 사람의 결합과 소통을 통해 서로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이를 채워나가는 것을 상징한다. 

도서 '약속큐브'는 작가가 어린 시절부터 마음속에 품고 있던 질문에 답을 구하며 구축해 온 사람의 이야기다. '세상은 무엇으로 이뤄졌는가'에서 시작한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사람, 관계, 환경의 조화를 이야기하는 약속큐브 세계관으로 이어졌다.

약속큐브는 마음의 벽을 허물어 사람의 소중함을 알게 하고 함께 사는 지혜를 기호에 담고자 했으며, 기호가 실생활 속에서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확장돼 활용되는 모습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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