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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건설 결산 ②] 해외‧신사업‧비주택 "새로운 먹거리 찾아 나서다"

"위기를 기회로, 실적 개선 조짐…그룹 이미지 바탕 굳건한 성장"

선우영 기자 | swy@newsprime.co.kr | 2023.12.26 18:05:09

청량리8구역 재개발 조감도. ⓒ 롯데건설


[프라임경제] 2023년 건설업계는 한없이 움츠러든 한 해였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경기 침체 장기화와 공사비 인상, 고금리 장기화로 건설경기도 침체된 동시에 중대재해 및 부실시공 등 논란까지 겹치며 악재가 끊이질 않았다. 

부동산 시장 한파에 직면한 2023년 건설업계는 자금조달 어려움에 새로운 사업은 소극적으로 움직이면서 신규 수주 역시 급감했다. 나아가 내년 역시 이런 시장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건설사들 '먹거리'였던 도시정비사업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실제 재개발·재건축 등에 적극적이던 지난해에는 '10조 클럽'을 목전에 뒀던 현대건설을 비롯해 건설사 6곳이 5조원 상당 수주액을 이뤄내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정비사업 입찰을 망설이거나 철회하는 곳이 증가하면서 '5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건설사가 전무하다. 경기 둔화에 정비 수요가 꺾인 동시에 공사비마저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건설사들조차 선별 수주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불안정한 건설업 시장에서 국내 건설사들이 올해 어떤 행보를 보이며 내년을 준비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해외‧신사업‧비주택 '새로운 먹거리' 찾아 나서다

일찌감치 환경 및 에너지 사업에 진출한 SK에코플랜트는 이로 인한 성장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과 건설업계 침체 여파로 다수 건설사가 고전을 면치 못한 것과 달리 신사업이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SK에코플랜트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6조5139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8942억원) 대비 33.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9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2%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전체 매출액 7조5509억원, 영업이익 1570억원이라는 점에서 확연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런 SK에코플랜트 성장을 뒷받침하는 건 친환경‧에너지 분야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한 포트폴리오 구축이다. 

해상풍력 자회사 SK오션플랜트는 올해 3분기 기준 매출 7146억원, 영업이익 476억원을 기록했다. 배터리‧소재와 수소‧친환경사업 등을 영위하는 자회사 SK에코엔지니어링의 경우 매출 1조4103억원, 영업이익 341억원으로 SK에코플랜트 실적 상당 부분을 기여하고 있다.

실제 3분기 누적 매출 6조5139억원 가운데 친환경은 9273억원, 에너지는 1조357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35.9%, 272.2% 증가한 수치다. 이들 매출 비중은 전체 35%에 달한다. 

SK에코플랜트는 국내 단일사업 역대 최대 규모인 '안마 해상풍력'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 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그린수소 상용화 글로벌프로젝트 '뉴지오호닉' 참여나 국내 단일사업 역대 최대규모 '안마 해상풍력'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굵직한 사업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며 "이런 복합적 요인으로 부채비율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210%(지난해 말 256%)까지 개선됐다"고 말했다. 

물론 주택 부문에 있어서도 괴정7구역 재개발과 이촌 우성아파트 리모델링 등 6건을 확보, 약 1조3000억원 수주고를 올리면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SK에코플랜트 기업공개(IPO)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현재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그룹 지주사 투자·재무 전문가 장동현 SK 부회장을 대표이사를 영입하는 등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내 비상장 건설사 가운데 가장 IPO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라며 "추정되는 시가총액은 5조원 이상이며, 증권시장에서는 기업 가치를 최대 10조원까지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오롱글로벌(003070)은 3분기까지 누적 신규 수주액 2조289억원을 달성했다. 누적 수주잔고는 11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영업이익에 있어 하락세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 3분기 단기 매출액은 6240억원, 영업이익은 192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0.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9.1% 감소한 것이다.  

올해 3분기 누적 실적을 들여다보면 보면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1조8987억원) 대비 1.43%(1조9260억원)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 이익은 1457억원에서 456억원으로 68.6%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이유로 건설 부문 부진을 꼽고 있다. 원자재 값 상승과 건설업계 불황 등 여파가 반영된 것이다. 실제 건설 부문은 올해 들어 영업이익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1분기 72.3% △2분기 82.4% △3분기 76.6% 각각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다.  

코오롱글로벌 사옥. ⓒ 코오롱글로벌


다만 착공과 준공이 빨라 현금 회수가 유리한 비주택 부문의 수주 확대는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 비주택 부문 신규수주 실적은 1조163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비주택 부문 수주실적(1조1000억원)을 넘어섰다. 

실제 삼성전자 평택 사무동을 비롯해 △삼성전자 평택 정수장 △삼성전자 고덕 폐수 4차 △SK하이닉스 광역상수도 △대웅제약 나보타 공장 등 사업을 수주했다. 아울러 지난 8월 몽골 공공주택 공사와 11월 KT&G 카자흐스탄 신공장 공사 등을 굵직한 프로젝트도 확보했다.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 사우디 수처리 기업 '마스코'와 사우디 국영수자원공사 발주 프로젝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사우디 제조유통회사 '파이드'와 인조잔디 조성사업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앞서 7월 우크라 재건 폴란드 경제사절단으로 참석해 현지 시공업체 물색 및 참여방안 모색과 함께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관련 국토교통부 '팀 코리아' 협의체 참여 △주택시공과 정수장 등 사업 참여를 통한 해외 시장 개척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실적 개선 총력  

롯데건설은 올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 점차 실적 개선이 감지되고 있다. 

롯데건설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은 4조8747만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8.2%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461만원으로 전년 대비 10.9% 줄었다. 다만 올해 원가율 상승으로 대부분 건설사 수익성이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단기차입금 대비 현금 규모 역시 개선됐다. 롯데건설은 1조9668억원(9월 말 기준)의 현금‧현금성 자산을 확보했다. 단기차입금 대비 97.1% 수준이다. 지난해 말(현금‧현금성자산 5980억원·비중 20.7%) 대비 76.4% 증가했다.

구의역 롯데캐슬 이스트폴 조감도. ⓒ 롯데건설


물론 건설업계 침체로 신규 수주는 주춤하고 있다. 현재까지 청량리8구역 재개발사업(1728억원)과 잠실 미성·크로바아파트 재건축사업 2건에 불과하다. 다만 주택 분양에 있어 호성적이 올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8개 단지(컨소시엄 제외)에서 완판에 성공했다.

구체적으로 창원 롯데캐슬 포레스트를 포함해 △구리역 롯데캐슬 시그니처 △롯데캐슬 인피니엘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 △대연 디아이엘 △구의역 롯데캐슬 이스트폴 △시흥 롯데캐슬 시그니처 △검단 롯데캐슬 넥스티엘이다.

이외에도 마곡 VL르웨스트와 부산 문현지 주택, 사역 롯데캐슬 더 뉴엘을 포함할 경우 올해 11개 단지 1만6503세대를 공급했다. 이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게 업계 시선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294870)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3조417억원, 영업이익 1178억원이다. 특히 3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누적 이익(1163억원)을 넘어섰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매출액 27.6%(2조3830억원), 영업이익 180.1%(758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실적 회복세는 현재 진행형이다. 3분기 기준 수주잔액은 29조884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22조1519억원) 대비 34.9% 증가해 안정세가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하락한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는 것이다. 

HDC현산이 선보인 청주 가경 아이파크 6단지 투시도. ⓒ HDC현산


특히 올해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12공구 노반신설 기타공사를 비롯해 △강릉 견소동 아이파크 신축공사 △신길 삼성아파트 재건축 △전북 익산 부송4지구 아이파크 신축공사 등을 확보하면서 총 2조1000억원을 수주고를 올렸다.   

뿐만 아니라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과 △용산 철도병원부지 개발사업 △공릉역세권 개발사업 △오크밸리 및 성문안 개발사업 등 굵직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만큼 실적 개선은 뚜렷해질 전망이다.  

HDC현산 관계자는 "올해 민간수주‧자체사업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성과를 거뒀다"며 "내년에도 주요 사업지를 거점으로 전략적 수주를 병행, DXT 기반 지속 가능한 공간 가치를 창출하는 디벨로퍼 기업으로 나아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그룹 이미지 바탕 "굳건한 성장"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외 활발한 사업 추진으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구축에 성공했다. 계열사 일감과 주요 플랜트 등 해외 사업 매출이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끌었다. 이런 탓에 올해 연매출 10조원 돌파 등 역대 최대 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 9조1654억원, 영업이익 170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 8조8155억원, 영업이익 1166억원이라는 점에서 이미 매출과 영업이익을 갈아치웠다.

특히 해외에서의 성과가 돋보였다는 평가다. 올해 3분기까지 해외 매출 비중은 52.4%로 절반을 넘어섰다. 2021년 43.4%, 2022년 49.8% 이후 지속 상승세다. 구체적으로 플랜트‧인프라 2조4682억원(26.93%) 건축‧주택 2조1200억원(23.13%) 기타 2144억원(2.34%)다.  

해외 사업 매출액 역시 △2021년 3조1935억원 △2022년 4조3845억원 △올해 3분기 누적 4조8026억원으로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현재까지 확보한 주요 사업장은 △미국 SK배터리공장 신축공사 △미국 HMGMA 모비스공장 신축공사 △미국 HMGMA 현대차공장 신축공사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정유사업 △폴란드 PDH/PP 석유화학 플랜트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전 △미국 파인블러프 GTL 프로젝트 등이다.  

안양 평촌 초원2단지 대림아파트 리모델링 조감도. ⓒ 현대엔지니어링


국내 도시정비사업에 있어서는 지난 5월 안양 평촌 초원2단지 대림아파트 리모델링을 비롯해 △7월 부산 부민2구역 재개발 △11월 송파 가락현대6차 가로주택정비 △12월 금정역 역세권 재개발을 품으면서 총 9223억원 수주고를 올렸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지난해 대비 영업 이익이 지속 개선되는 상황"이라며 "역대 최고 수준 매출‧수주잔고 확보, 수익성 중심 사업 수주‧관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DL건설(001880)의 경우 도시정비사업에 있어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e편한세상' 브랜드를 필두로 주택 강자 면모를 공고히 하고 있다.   

DL건설 3분기 누적 매출은 주택건축·토목 부문 실적확대로 매출액 1조7079억원을 달성했다. 3분기 단기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5924억을 기록했다.

현재까지 누적 수주는 2조2464억원, 수주 잔고는 전 분기 대비 2% 증가한 6조5111억원이다. 영업 이익은 지속적인 원자재 값 지속 상승 탓에 전년 동기 대비 4% 하락한 491억원을 기록했지만, 부채비율 85%로 뛰어난 재무 안전성을 지속하고 있다. 

이런 DL건설 호실적 요인은 도시정비사업 성장이다. 실제 모아주택 등을 포함한 가로주택정비사업과 재건축·재개발을 필두로 1조6950억원 규모 시공권을 확보,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아울러 2020‧2022‧2023년 3회에 걸쳐 도시정비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창원 회원2구역 재개발 조감도 및 투시도. ⓒ DL건설


DL건설이 올해 수주한 주요 사업지로는 △서울 면목역1·2·6구역 가로주택 △서울 석관1-1구역 가로주택 △부천 원종동 151-2·199-2 가로주택 △서울 신림동 655-78 가로주택 △서울 암사동 495 가로주택 △서울 망원동 454-3 가로주택 △광주 동서작 재개발 △창원 회원2구역 재개발 등이다. 

특히 내년 DL이앤씨 '100% 자회사'로 변모하는 만큼 양사간 긴밀한 협업을 통해 더욱 안정적이고 신속하게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DL건설 관계자는 "오랜 기간 쌓아 올린 정비사업 노하우와 'e편한세상' 브랜드 파워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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