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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해외건설 전망] 4년 연속 300억달러 돌파 "올해 실적도 파란불"

"갑진년, 네옴시티‧인도네시아 신수도 이전 등 프로젝트 풍성"

선우영 기자 | swy@newsprime.co.kr | 2024.01.03 11:42:29

네옴시티 더라인 외부 조감도. ⓒ 네옴 홈페이지


[프라임경제] 건설사들이 국내 건설 시장 침체로 '보릿고개'를 면치 못하자 해외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변수에도 불구하고 연이어 수주 낭보를 전하면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올해도 세계 건설 시장 성장이 전망되는 만큼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12월15일 기준)은 292억5000만달러(한화 약 38조1400억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72억9000만달러 보다 7.2% 늘어난 수치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전체 수주액이 2022년 실적(310억달러)을 넘을 것으로 추산, 4년 연속 300억달러 돌파는 기정사실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성과는 북미와 중동 시장을 중심으로 창출된 높은 수주고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1~11월 해외 건설 수주금액은 북미·태평양이 94억5000만달러로 전체 수주액 34.1%를 차지했으며, 중동이 83억8500만달러(30.2%)로 뒤를 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세계 건설시장이 6%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정부가 원팀코리아를 필두로 2027년까지 해외 수주 연 500억달러 달성을 목표한 만큼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올해도 국내 경기 전망이 어둡다는 점에서 건설사들이 지난해처럼 해외 수주를 늘리면서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완성해 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올해 역시 글로벌 영업사원을 자처, 해외시장 공략 지원을 예고했다. 실제 건설사들은 지난해 정부 뒷받침과 함께 연이은 수주 소식을 전하면서 'K-건설 입지'를 구축했다. 

해외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사들 해외수주 실적에 있어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028260)이 57억7969만달러(11월30일 기준)로 사실상 3년 연속 1위 자리를 수성했다. 전년(53억8176만달러) 실적과 비교해 4억달러 가량 증가했다. 

간발의 차로 2위를 차지한 현대건설(000720)은 수주액 56억8894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26억9506만달러) 대비 두배 이상 늘었다. 3위 현대엔지니어링은 51억4290만달러를 수주하면서 뒤를 이었다. 이역시도 지난해(33억9554만달러) 대비 괄목할 성장세다. 

SK에코엔지니어링(4위)과 대우건설(5위‧047040) 역시 각각 18억760만달러, 16억8566만달러 수주를 기록하면서 국내 건설사 해외 실적을 견인했다.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앞줄 왼쪽부터)와 와일 알 자파리 아람코 부사장,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가 지난해 10월 열린 한·사우디 건설협력 50주년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자푸라 2 가스플랜트 패키지2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 연합뉴스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등 3사 해외 수주액만 전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며 "정부 원팀코리아 지원과 함께 '새로운 먹거리'를 위한 건설사 노력이 시너지를 발휘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사우디 '네옴시티'를 필두로 한 중동을 포함해 동남아 등 곳곳에서 대형 프로젝트가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본격화가 이뤄질시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우선 K-건설 대표 거점인 중동은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프로젝트 발주가 쏟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해외건설정책지원센터 중동 건설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7년까지 한 해 평균 4.42%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사우디에서는 현재 5000억달러(약 650조원)를 투자하는 네옴시티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네옴시티는 친환경미래도시 '더라인'을 비롯해 △최첨단 산업단지 '옥사곤' △산악관광지 '트로제나' △고급 휴양지 '신달라' 등으로 구성된다. 

중동 건설전문지 미드(MEED)에 따르면 네옴은 지난해 말 핵심 프로젝트 '더라인' 추가 공사 발주에 나섰다. 올해 더라인과 관련한 12개 공사 패키지 입찰을 순차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더라인 프로젝트는 총길이 170㎞ 규모의 초연결 커뮤니티 벨트 조성 사업이다.

네옴시티 더라인 조감도. ⓒ 네옴 홈페이지


최근 주요 국내외 건설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사업 설명회에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 등이 참석했다. 특히 삼성물산은 지난해 10월 사우디국부펀드와 옥사곤 모듈러주택 관련 공동사업협약을 맺고, 더라인과 옥사곤 등 프로젝트 참여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미글로벌(053690)은 현재 사우디 네옴시티 건설 관련 건설사업관리(이하 PM) 용역계약 8개를 체결해 현재 4개 용역을 수행하고 있다. 또 네옴시티 발주처와 기본사업협정을 맺고 있어 추가 수주도 예상되고 있다. 

한국 건설사들은 이런 네옴시티 외에도 △세계 최대 공원 '킹 살만 파크' △대규모 주거복합단지 '디리야 게이트' 등 프로젝트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킹 살만 파크 프로젝트에는 쌍용건설이 입찰 전 사전자격심사 등에 참여해 부지에 조성될 랜드마크 건축물 수주를 노리고 있다. 한미글로벌은 앞서 디리야 게이트 프로젝트 관련 PM 용역을 수주했으며, 관련 후속 수주가 기대되고 있다.

아울러 사우디 파드힐리‧사파니아 가스전 프로젝트 입찰도 남겨뒀다는 점에서 국내 건설사들은 연초부터 수주 곳간을 채워나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파드힐리 가스전은 현대건설‧삼성엔지니어링(028050)‧GS건설(006360)이 정조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우디 외에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프로젝트 총괄 관리를 맡는 '쿠웨이트 압둘라 신도시'가 본격화될 경우 국내 건설사 기회가 증대될 것"이라며 "또 사우디‧이집트‧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재생에너지 분야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지난해 11월 한‧인니 경제협력포럼에 참석해 신수도 이전 프로젝트 참여 의사를 전달했다. ⓒ 대우건설


건설사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해마다 규모가 확대되는 동남아 시장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대표적으로 '인도네시아 신수도 이전 프로젝트'에 삼성물산‧대우건설 등이 적극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해당 사업은 현재 인도네시아 국영 건설기업이 정부 핵심구역 이전(2024년을 목표)을 진행하고 있다. 6개 위성도시를 포함해 교육‧의료‧상업지구 등을 2030년까지 개발하는 2단계부터 국내 건설사 참여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시선이다. 

아울러 삼성엔지니어링은 말레이시아에서 롯데케미칼 등과 사라왁 청정 수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E-waste(전기·전자 폐기물, E-폐기물) 사업을 영위하는 싱가포르 기업 테스를 2022년 인수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뿐 아니라 동남아 등지에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국내 건설사들이 현지 건설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만큼 공략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올해 사우디 네옴시티는 물론 인도네시아 신수도 이전, 그리고 우크라 재건사업 등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 공략이 이뤄질 것"이라며 "대형 프로젝트들이 즐비한 만큼 지난해 수주액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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