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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대중화?" 르노코리아, 판매 모델은 고작 1개뿐

하이브리드 합작 모델 하반기 출시…자체 신차 개발로 분위기 전환 절실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4.01.17 13:43:55
[프라임경제] 르노코리아자동차는 2024~2025년이 자신들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신차도 없고 판매모델이 몇 개 없었던 탓에 부진을 면치 못하며 어두운 시기를 보냈던 것과는 달리, 올해는 신차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르노코리아는 2024년을 '하이브리드 대중화의 해'로 선언했다. 요즘 대세 친환경차는 전기가 아니라 하이브리드라는 판단에서다. 다른 브랜드들과 달리 르노코리아는 순수 전기차(BEV)에 서두르지 않는다. 르노코리아가 중장기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전기차 출시는 2026년이다. 

르노코리아에 따르면 자신들이 예측하기로는 2026년 기준 한국자동차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은 20%다. 반대로 말하면 2026년에도 80%는 내연기관이다. 이런 예측을 바탕으로 2026년 전기차 출시는 완벽한 타이밍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은 "빠르지도, 늦지도 않은 시점이다"라는 단호한 입장을 여러 차례 내비췄다.

물론 일각에서는 여전히 글로벌 자동차시장 트렌드에 비춰봤을 때 2026년에 첫 전기차 출시가 늦은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지만, 르노코리아는 글로벌 트렌드를 보면 OEM들의 경우 하이브리드에 주목하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이런 연유로 르노코리아가 올해를 '하이브리드 대중화의 해'로 선언했지만, 문제는 르노코리아가 현재 판매 중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XM3 E-TECH 하이브리드' 1개뿐이라는 것이다. 이 마저도 르노코리아 판매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다. 지난해 XM3는 총 8915대가 판매됐는데, E-TECH 하이브리드는 1498대다. 

르노코리아가 2024년을 하이브리드 대중화의 해로 선언하며 'XM3 E-TECH 하이브리드 for all'을 출시했다. ⓒ 르노코리아자동차


뿐만 아니라 두 번째 하이브리드 모델은 하반기에 출시 예정이다. 해당 모델은 르노 그룹과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 그룹인 지리홀딩그룹이 협력해 개발하는 모델이자 볼보자동차의 CMA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하이브리드 중형 SUV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르노코리아의 '하이브리드 대중화의 해' 선언을 두고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이브리드의 대중화를 꿈꾸지만, 정작 르노코리아가 판매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은 현재는 1종, 하반기가 돼서도 고작 2종에 불과한 탓이다.

또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저조한 판매 △모델 노후화 등 다양한 문제에 직면해 있는 르노코리아 입장에서는 반등을 위해서는 빠른 신차 투입이 절실하지만, 신차가 나오는 올해 하반기까지 딱히 할 수 있는 것도 없다. 그저 △SM6 △QM6 △XM3로 6개월 이상을 버텨야 하는 처지다. 지난해 이들 판매량은 전년 대비 각각 △47.9% △60.4% △54.1% 감소했다. 

르노코리아도 자신들의 이런 처지를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영업 네트워크 소속 영업담당들을 초청해 회사의 비전을 공유하는 '온보드 더 오로라(onboard the AURORA)'를 개최했는데, 당장 선보일 수 있는 모델이 없는 르노코리아가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계획은 다음과 같다. 

XM3를 중심으로 마케팅활동 강화, 신차 출시 전까지 영업현장의 어려움을 지원하기 위한 영업담당 대상 인센티브 프로그램, 고객 경험을 높일 수 있는 르노익스피리언스 이벤트 6개월 단위 준비 등이다. 

지난해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이 영업담당들과 온보드 더 오로라 행사 후 기념 촬영하는 모습. ⓒ 르노코리아자동차


이에 업계에서는 르노코리아가 본질적인 분위기 전환을 꾀하려면 자체 신차 모델 개발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잃었던 자생력을 키워야하는 셈이다. 

그도 그럴 것이 르노코리아는 1개 모델이 브랜드 전체 실적을 이끌어가는 행보를 보여 왔다. 신차 부재는 곧 브랜드 경쟁력 약화인데 르노코리아는 2020년 XM3 출시 이후 아직까지 마땅한 신차가 없다. 더욱이 르노코리아는 지난 몇 년간 자체 개발 신차보다는 르노 그룹의 차량을 수입해 생산 판매해왔는데 이 전략마저도 시장에 정착하지 못하고 실패로 끝났다. 

무엇보다 자체 신차 개발은 만의 하나 하반기 출시될 신차에 문제라도 생겼을 경우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특정 모델이 판매량을 혼자 끌고 갈 경우 해당 모델에서 예기치 못한 결함이 발생하거나 흥행이 장기화하지 못한다면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에서는 QM6와 XM3, 수출에서는 XM3에 편중된 현상이 르노코리아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을 수는 있지만, 인기 모델 호조에 힘입어 전체 실적, 특히 수출에서 엄청난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에 부정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다양한 라인업에서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하지 못한 채 특정 모델이 판매량을 혼자 끌고 갈 경우 해당 모델에서 예기치 못한 결함이 발생하거나 흥행이 장기화하지 못한다면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한 번만 실패를 해도 르노코리아는 위기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적절한 타이밍의 자금 투입과 신차 출시라는 전략이 절대적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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