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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범석의 일본 구석구석] '온천 왕국' 오이타현

 

장범석 칼럼니스트 | press@newsprime.co.kr | 2024.01.18 10:56:29

오이타현 벳푸 지옥 순례 코스 중 하나인 '바다 지옥'. ⓒ 벳푸시 관광협회 캡처


[프라임경제] 지난해(11월 누적 기준) 일본을 방문한 해외 관광객 2233만명 가운데 한국인이 30%(617만명)로 나타났다(JNTO 통계). 코로나 팬데믹 이전 2019년 당시 1위였던 '중국'이나 한국과 비슷했던 '대만' 등을 크게 앞지르는 수치다. 

이처럼 많은 한국인들이 일본을 방문하는 이유는 △편리한 접근성 △문화적 연계성 △다양한 볼거리 △저렴하고 풍부한 먹거리 △친절한 상인들 △안전한 치안 등 매력적 요소가 중첩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 시기에 시작된 엔저 현상 여파로 원화 구매력이 올라간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일본 구석구석'은 규슈에서 시작해 서쪽 혼슈로 이동, 47개 지자체 단위로 소개하고자 한다. 제공하는 정보는 현지 지자체와 관광협회 등 최신 자료 바탕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우선 만족한 일본 여행을 위한 팁 하나 소개하자면, 대부분 일정이 길지 않다는 점에서 아침 일찍 떠나 늦게 귀국하는 게 이상적이다. 귀국편 출발이 너무 빠를 땐 요금이 다소 올라가더라도 출발지 변경을 생각할 수 있다. 

일본은 신칸센을 비롯한 철도망이 촘촘해 웬만한 도시간 이동에 어려움이 없다. 일정을 잘 짜면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해당 코너는 '외국인이 뽑은 관광지 10선'을 통해 △홋카이도 △오키나와현 △도쿄도 △교토부 △오사카부 △아오모리현 △히로시마현 △나라현 △나가사키현 △후쿠오카현을 소개한 바 있다. 

이번에 소개할 '온천 왕국' 오이타현은 규슈섬 북동부에서 세토내해와 벳푸만을 끼고 있다. 현지에서는 물론 해외에 널리 알려진 '온천의 고장'이다. 

4445개에 달하는 원천에서 분(分)당 약 28만ℓ 온천수가 분출하며, 온천 숫자와 용출량 모두 전국 1위다. 현 캐치프레이즈조차 '일본 제일 온천 고장'일 정도로 온천은 오이타현 대표 상징이다. 그중에도 온천수와 수증기가 다양한 모습으로 분출되는 바닷가 '벳푸'나 유후다케 산자락에 펼쳐진 유후인 온천 마을이 특히 유명하다. 

면적 6340㎢에 110만명이 거주하는 오이타현은 △14시 △3정 △1촌으로 이뤄졌으며, 인구 47만2000명의 오이타시에 현청 소재지를 두고 있다. 3차 산업이 현 경제 68%를 차지하지만, 임해공업지대와 북부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2차 산업도 나름 발달한 편이다.

후쿠오카시와는 철도 기준 약 200㎞ 거리며, JR 특급으로 2시간20분 정도 소요된다. 벳푸만 위쪽 해안에 조성된 오이타 공항에는 한국 제주항공이 주 3회 인천 직항노선을 운행하고 있다. 

◆주요관광지

#벳푸 지옥 순례

다양한 지옥(온천)을 순례하듯 이동하며 관람하는 코스다. 바다(우미)를 비롯해 △피 연못(지노이케) △회오리(다쓰마키) △흰 연못(시라이케) △스님 머리(오니이시보즈) △악어 연못(오니야마) △부뚜막(가마도) 총 7개 코스가 대표적이다. 

이들 온천은 벳푸 지옥조합이 운영하는 공통 관람권(¥2200)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순례 도중 흐르는 온천수에 족욕(무료)이 가능한 지옥도 만날 수 있다. 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산(야마)지옥이나 온천 박물관 등은 별도 요금이 필요하다. 

#유후인 온천 마을

인구 3만2000명에 불과한 소도시지만, 연간 400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852개 원천에서 분출되는 풍부한 온천수를 이용해 강가·숲속·구릉지 등에도 온천여관이 들어섰다. 또 도시 전체가 개발 제한구역이기에 호텔과 같은 대형 숙박시설이 없고, 다른 온천 마을에 즐비한 환락가나 가까운 골프장도 없다. 대신 넉넉한 전원풍 고급 여관이 많아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은 편이다. 

한편 유후인 온천 마을은 13세기 가마쿠라시대부터 존재했던 '유노히라' 온천에 근현대 개발된 쓰카하라·쇼나이·하사마 온천을 한데 묶어 2019년 '유후인 온천향'으로 확대 지정됐다. 

먹이를 기다리는 원숭이들. ⓒ 다카사키야마 자연동물원 캡처



#다카사키 자연 동물원

일본원숭이들이 알파(대장) 원숭이 지휘에 따라 무리로 내려와 먹이 먹는 모습을 즐기는 곳이다. 일반 동물원과 달리 철조망이 없는 상태에서 직원들이 먹이를 준다. 

원숭이는 △B군 640마리 △C군 337마리(2023년 1월) 등 약 1000마리로, A군은 2002년 C군과의 싸움에 패한 후 모습을 감췄다. 

오전과 오후 교대로 등장하는 원숭이들에게는 30분마다 밀을 주고, 하루 1회 감자를 제공한다. 동물원은 벳푸시와 오이타시를 연결하는 해안 도로 중간지점에 위치한다. 

#아프리칸 사파리

벳푸시 서북쪽 우사시 115만㎡(약 34만7000평) 부지에 70종 1400두 야생 동물이 사육되고 있는 공원이다. 승용차 및 정글 버스로 맹수를 관찰하는 '동물 존', 직접 만지고 접촉할 수 있는 '후레아이' 존으로 나뉜다. 

JR 벳푸역에서 사파리행 버스를 이용해 도착한 후 정글 버스로 동물 존을 관람할 수 있다. 입원료(¥2600)와 정글 버스(¥1300) 요금 이외에 승마 체험이나 고양이·강아지 살롱 입장시 별도 요금이 들어간다. 

◆향토요리

#온천 반숙

온천 반숙(온센 다마고)은 천연 온천수를 이용해 노른자는 반숙, 흰자는 반 응고 상태로 삶아진 달걀을 말한다. 일반 가정에서 삶은 달걀보다 껍질이 잘 까지고 소화 흡수가 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천 여관 등에서 식사할 때 에피타이저로 나오는 반숙 노른자가 얇은 흰자 막으로 감싸졌으면 최상품이다. 그 밖에 온천 반숙은 면류나 덮밥 토핑으로도 사용된다. 

#류큐(오이타식 젓갈)

세토내해에서 어획하는 전갱이·도미·갈치·정어리·고등어 등을 간장·술·미림·참깨·생강 등으로 만든 양념에 버무려 먹는 대표 향토 요리다. 

우리나라 젓갈과 유사한 보존식으로, 주로 회를 뜨고 남은 자투리를 이용한다. 다만 우리와 다르게 돈부리(덮밥) 토핑으로 올리는 경우도 많다. 이때 비린내를 억제하기 위해 고추냉이(와사비)를 적당량 얹어준다. 

다케타시 '아타마 요리'. ⓒ 농림수산성 향토 요리 캡처


#아타마 요리

구주 연봉과 아소 외륜산 등에 둘러싸인 산골 소도시 다케다에서 탄생한 요리다. 교통이 불편했던 에도시대, 신선한 생선을 먹을 기회가 드물었던 만큼 생선 머리조차 그냥 버릴 수 없었다. 

생선살과 서덜은 물론, 민어나 농어 같은 대형 생선 머리 부분을 살짝 데친 후 찬물에 헹궈 화려하게 장식했다. 한편 '아타마(頭)'는 머리를 뜻한다. 

#지리야키

오이타현 남부 내륙지방 분고오노시에서 발달한 크레프(얇은 팬케이크) 계통 요리다. 얇게 구워 낸 밀가루 반죽에 흑설탕과 호박 앙금을 넣고 간편하게 만들 수 있어 농사 새참이나 아이 간식으로 현 내 다른 지역에도 널리 보급됐다. 

닭고기 소비량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오이타현이지만, 밀가루를 사용한 분식 문화 역사도 깊은 편이다.




장범석 국제관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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