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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계 카드사 부인에도…합병설 계속되는 이유

결제사업 부문 수익성 한계 봉착 배경…신한·하나카드 합병설 꾸준

전대현 기자 | jdh3@newsprime.co.kr | 2024.01.25 02:34:39
[프라임경제] 카드업황 내리막길이 가파르다. 고금리로 조달비용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본업인 결제사업 부문 수익성도 시원치 않다. 과도하게 내려간 가맹점 수수료 탓인데, 수수료율을 결정하는 당국은 좀처럼 올려줄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더 이상 가맹점 수수료로 수익성을 담보하기에는 어렵다는 시각이 대두된다. 연체율마저 지속 상승하면서 신사업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기도 어려워졌다. 대다수 카드사가 올해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두자 은행계 카드사의 '흡수합병설'이 수면 위에 오른다.

전업카드사 8곳 중 은행계 카드사는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다. 카드업계 합병 이슈와 관련해 해당 카드사와 금융지주 모두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국내 은행계 카드사의 흡수합병설이 꾸준히 제기된다. ⓒ 프라임경제

그럼에도 업계는 은행계 카드사의 합병 가능성을 거두지 못한다. 조달비용 절감, 데이터 활용 등 여러 시너지를 기대해 볼 수 있어서다. 흡수합병설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다.

실제로 카드사태가 발생한 시점인 2002년 우리카드, 국민카드 등 은행계 카드사 대부분이 은행에 흡수 통합된 사례가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카드사의 수익 창출 방식은 카드론과 같은 대출서비스를 통한 외형 확장"이라며 "캐피탈사가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과 별반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가맹점 수수료만으로 더 이상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방증"이라며 "지급결제사업 부문을 비롯해 신규 플레이어가 대거 등장하고 있는 만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가장 유력하게 꼽히는 은행계 카드사는 신한카드다. 현재 신한금융그룹은 그룹 내 계열사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올해 실행력 강화와 민첩성 제고를 위해 기존 7그룹 체계를 5그룹 체계로 슬림화했다. 경영효율화 차원에서 몸집을 줄였다는 설명이지만, 그룹 차원 비용 효율화 움직임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조달비용면에서 이득을 본다는 점은 상당한 유인으로 작용한다. 카드사는 주로 여신금융전문채권(여전채)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여전채는 은행채에 비해 신용등급이 낮아 자금조달에 드는 비용이 높다. 흡수합병 시 그룹 차원의 자금조달 및 건전성 관리가 수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간편결제 시장 확대와 오픈뱅킹 보편화로 업권 내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는 점도 흡수합병 요인이다. 간편결제 기반 문화가 확산되는 만큼 금융지주 차원에서도 지급결제 사업에서 강점을 보여야 하는 시기다.

카드사와 은행을 분리한 체계를 지속하게 된다면 전산 고도화 및 마이데이터 사업 등으로 인해 발생할 디지털·IT 비용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신한금융그룹이 지주차원에서 원앱(One App)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만큼, 흡수합병 시각이 꾸준히 제기된다.

하나카드도 흡수합병설이 지속적으로 입방아에 오른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그룹의 경우 계열사 합병과 관련한 컨설팅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주 차원에서 논의가 꾸준한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다만, 흡수합병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은 만큼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합병 시 부서 이동을 비롯해 인력 조정이 불가피한만큼, 구조조정과 직결된 사항이어서다.

아울러 흡수합병은 은행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확률이 크다. 카드업 특성상 중·저신용자가 주요 고객이기 때문이다. 은행 내 부실 자산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카드사 대출업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며 "은행이 카드론 서비스까지 하게 된다면 대출심사가 더욱 까다로워 질것"이라고 내다봤다.

통합 시 사업 규모 축소도 불가피하다. 은행권과 카드권은 기본적으로 적용받는 시행법부터 달라서다. 은행은 은행법의 영향을 받으나 카드사는 여신전문업법 규제를 받는다. 기존 카드사가 운영하던 여행·문화 분야 사업 등을 지속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워진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와 은행은 업권 특수성을 고려했을 때 전혀 다른 업권으로 볼 수 있다"며 "당장 흡수합병을 논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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