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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시총 '107조원' 날아갔다…주가 하루 12%↓ "매수 이유 전혀 없어"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만 최저치…올해 주가 하락률만 26.47% 달해

박기훈 기자 | pkh@newsprime.co.kr | 2024.01.26 09:42:49

현지시간으로 25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2.13% 내린 182.63달러에 마감했다. 해당 수치는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만의 최저치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최악의 하루를 맞이했다. 실적 악화 전망에 주가가 10% 넘게 급락한 것은 물론, 금융사들도 향후 주가 전망치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 올해 주가 하락률 26.47%…일라이 릴리에 시총 밀려

현지시간으로 25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2.13% 내린 182.63달러에 마감했다. 해당 수치는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만의 최저치다. 이날 기준 올해 주가 하락률만 26.47%를 기록했다. 하락폭으로만 따지면 2020년 9월 하루 21% 급락한 이후 최대치다.

테슬라 시가총액은 이날 하루동안 800억 달러(약 107조원)가량 증발했다. 이에 따라 5805억6600만 달러(약 775조6361억원)로 줄었다. 제약회사 일라이 릴리보다 낮아지며 미국 내 시총 9위로 추락했다.

테슬라는 전날 장마감 후 나온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았다. 지난해 4분기 테슬라의 매출은 251억6700만달러(약 33조5224억원), 주당순이익(EPS)은 0.71달러(약 946원)로 모두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앞서 시장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는 매출 256억 달러, 주당순이익 0.74 달러였다.

매출은 전년 동기 243억 달러(약 32조4000억원)보다 3% 증가에 그쳤으며, 영업이익률은 8.2%로 전년 동기 16%에 비해 절반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더해 테슬라 관계자가 "2024년 자동차 판매 성장률은 2023년에 달성한 성장률보다 눈에 띄게 낮아질 수 있다"고 밝히면서 불안감을 더욱 확산시켰다.

이러한 실적 부진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난해 하반기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업체들이 가격을 급격히 인하해 평균 판매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매출판매량은 제자리 걸음인 상황에서 가격을 낮추고 인센티브를 제공하자 이익이 하락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앞서 지난해 3분기에도 예상치를 밑도는 부진한 실적을 내놨다.

◆ "책임있는 답변 기대한 우리가 틀렸다"

금융사들도 테슬라 주가 눈높이를 더욱 낮추는 상황이다.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는 테슬라 주가 목표를 기존 300달러에서 297달러로 낮췄고, 투자은행 캐너코드 제뉴이티도 목표치를 267달러에서 234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로이터 통신은 최소 9개 증권사가 테슬라에 대한 투자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고 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평균적으로는 '보류' 등급을 매겼고, 목표주가 중간값은 225달러다.

금융사들도 테슬라 주가 눈높이를 더욱 낮추는 상황이다. = 박기훈 기자


애널리스트들의 혹평도 더해졌다. 

증권사 웨드부시의 댄 이브스는 테슬라의 4분기 실적에 대해 "무너진 기차같다"며 "일론 머스크와 다른 임원진들이 나서서 테슬라의 재무 구조에 대한 책임있는 답변을 내놓을 것을 기대했지만, 이와 같은 기대를 한 우리가 틀렸다"고 혹평했다. 

투자회사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인 토니 사코나기는 "테슬라가 점점 더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처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금융서비스업체 CMC마켓의 수석 애널리스트 마이클 휴슨은 "테슬라의 문제는 판매를 늘리려는 시도인데, 이는 중국의 비야디(BYD)나 다른 회사들과 경쟁해야 하는 탓에 영업이익률을 더 떨어뜨리는 대가를 치러야 성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밖에도 UBS분석가들은 "투자자들이 테슬라 매수 포지션을 새로 구축하거나 추가 매수할 이유가 거의 없다고 본다"며 "성장 전망이 다시 개선될 때까지는 관망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나섰다. 

◆ 국내 전문가들 "불확실성 지속될 것"

테슬라의 실적 부진과 관련해 국내 전문가들도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의 둔화와 평균판매가격(ASP) 하락, 그리고 사이버트럭의 램프업 지연 등으로 올해 성장률이 하락한다는 점과 함께 생산·연구개발(R&D) 비용 증가가 지속된다는 점은 실적 모멘텀을 둔화시키면서 주가에 단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어 "향후 반등의 핵심은 성장률·수익성 회복을 통한 실적 개선, 자율주행 자동차의 서비스 플랫폼화 진전, 그리고 AI 기술을 활용한 로봇 등으로의 디바이스 확장 등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형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는 올해 전기차 수요 둔화로 판매량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았다"며 "판매량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은 만큼 예상을 뛰어넘는 판매량을 기록하기 전까지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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