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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결같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쥐꼬리 투자'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4.01.26 14:49:00
[프라임경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쥐꼬리 투자 지적이 어제 오늘일이 아니지만, 이번에도 역시 아쉬움이 남는다. 

전기차 리더십 강화. 올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비즈니스 전략이다. 이런 전략을 가지고 온 이유는 지난해 9184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는데, 2019년 첫 전기차 판매 시작 이후 최고 성과였다. 국내에서 전기차 판매로 재미를 본 만큼 이런 기조를 이어가 보겠다는 것이다. 

이에 2025년까지 '메르세데스-벤츠 충전 허브'로 불리는 고출력 충전 네트워크 25개를 구축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약 150개의 충전시설을 갖추게 된다. 

꽤 인색한 투자 규모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일반 출력이 아니라 고출력"이라고 말하지만, 그래도 2년 동안 25개는 분명 적은 숫자다. 옆집(BMW 코리아)은 올해 '차징 넥스트' 프로젝트를 시작해 기존 충전기 1119기를 연내 총 2100기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한국 내 수입차 브랜드가 보유한 전체 전기차 충전기의 절반가량에 해당한다. 

더욱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지난해 BMW 코리아에게 수입차시장 왕좌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2016년부터 2022년까지 무려 7년이나 1위 자리를 수성한 브랜드다. 그로 인해 2022년에는 매출이 7조5350억원을 달성하며 처음으로 7조원을 넘었고, 영업이익은 2817억원에 달했다. 참고로 BMW 코리아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7893억원, 1448억원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국내 투자는 언제나 BMW 코리아와 비교하면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비춰진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다. 투자를 전혀 안 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BMW 코리아는 대표적으로 △안성 부품물류센터(1600억원) △영종도 드라이빙 센터(895억원) △바바리안모터스 송도 콤플렉스(500억원) △BMW R&D센터(200억원) 차량물류센터(200억원) 등을 투자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경우에도 △부품물류센터 △R&D센터 △AMG 스피드웨이 오픈 △아시아 최초의 트레이닝센터 △차량출고준비센터 등을 투자했다. 다만, 투자 규모는 비공개다. 

매년 '역대급 실적'을 자랑하면서도 상대적으로 국내 재투자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 보니 볼멘소리들이 나온다. 다음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를 향해 나오는 볼멘소리들 중 일부다. 

①버는 돈에 비해서 한국 사회에 대한 기여가 거의 없다. ②국내에서는 허리띠를 졸라매는데, 국내에서 거둬들인 수익 대부분을 독일 본사와 해외 주주 몫으로만 돌린다.

괜히 나온 말은 아닐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한국은 메르세데스-벤츠 내에서 중요도가 매우 큰 시장이다"라고 외치면서도 보답은 미미하다보니 나오는 말이다. 국내 투자에 인색하다는 비판 속에서도 정작 모든 수익을 해외 본사 등에 아낌없이 수천억 원을 전액 배당한다. 물론 매출 및 영업이익에 따른 배당금액 및 배당성향에 맞게 배당을 했겠지만 말이다. 덕분에(?) 한국을 돈 버는 시장으로만 취급한다는 지적도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국내 소비자들의 메르세데스-벤츠를 향한 사랑은 각별하다. 한국에서 높은 성장의 과실을 얻고 있는 만큼 재투자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도 이를 모를 리가 없다. 국내 투자가 강제 사항은 아니기에 무조건으로 비난받을 사안은 아니다. 분명한 것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국내 투자는 분명 '국내 수입차시장의 한 단계 업그레이드'와 연결돼있다. 

그저 1위 자리를 경쟁사에 내줬다고 "우리는 전략을 잘 세워서 잘 했다"고 스스로를 위로할게 아니라, 투자에서 뒤쳐지고 돈만 벌어가겠다는 모습으로 소비자들에게 비쳐지고 있음에 "체면을 구겼다"라는 목소리를 높이는 게 좋지 않을까.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국내에서 자신들의 실적과 성장세에 걸맞은 재투자를 보여줌으로써 '짠돌이' 이미지를 타파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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