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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교육감 출마설' 노소영 "나갈까 봐요→안 나가"

개인 SNS 통해 교육관 여러 차례 드러내…"교육 경력 없다" 자격 미달 비판↑

조택영 기자 | cty@newsprime.co.kr | 2024.01.30 11:57:54
[프라임경제] 최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발언으로 무척 시끄러웠습니다. 안 그래도 노 관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혼소송 중으로 시끌벅적한 상황인데, 갑작스런 그의 발언 때문에 '서울시 교육감 출마설'이 퍼졌기 때문입니다. 이런 내용이 확산하자, 노 관장은 다급하게 입장을 내놓으며 출마설을 일축했습니다. 물론, 논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일단 사건의 발단부터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노소영 관장은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악화되고 있는 한국경제 상황과 인구감소 문제 등을 언급하며 지방 교육감들을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의 발언을 인용했습니다.

"세종시 예산은 4000억원이 적자인데, 세종시 교육예산은 4000억원 이상 남아돈다. 아이들이 줄어서 (예산을) 쓰고 써도 남는다는데, 이는 지방 교육감의 힘이 쓸데없이 커진 소치이다."

"무엇인가를 해야지, 이대로 두고 볼 순 없다. 작든 크든, 무언가를 해야겠다. 교육개혁을 입안하고 지원하는 민간 think tank(싱크 탱크)를 그려봤지만, 공교육에 얼마나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내 역량의 부족함이 답답하다."

그는 자신의 게시물 댓글을 통해 화룡점정을 찍었습니다. 

"정말 다음번 교육감 선거에 입후보라도 할까 봐요."

노 관장의 이런 발언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출신 해직 교사들을 부당 채용한 혐의로 기소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과 연관됩니다. 조 교육감이 최근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시점과 게재일이 맞물렸기 때문에 심상치 않았던 것인데요. 대법원에서 해당 판결이 확정되면 조 교육감은 직을 잃게 됩니다.

이는 노 관장이 교육감으로 출마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설'에 그치지 않고 마치 '사실'인 것처럼 걷잡을 수 없이 퍼진 이유입니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 연합뉴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노 관장은 불을 지폈습니다.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나쁜 부모들'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자신의 교육관을 밝힌 것인데요. 다음은 그가 과거 일화를 밝히며 적은 글입니다.

"아이들은 훈계가 필요하다. 그런데 그것이 가치에 기반한 것이어야 한다. 그래야, 당시엔 듣기 싫어하더라도 부모의 권위도 살리고 자녀도 올바르게 커 갈 수 있다. 학부모 교육이 절실하다."

이런 노 관장의 행보는 마치 조 교육감의 선고를 기다린 것처럼 사람들에게 비쳤습니다. 선고가 나온 지 이틀 만에 글을 올린 탓에 사실상 서울시 교육감 출사표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렸던 거죠. 뿐만 아니라 그는 유독 조 교육감이 1심에서 유죄를 받은 이후 △청년 △교육 △미래세대를 거론하는 글을 자주 올리고 강연도 많이 했죠.

하다못해 '사회적·정치적 입지를 올려 이혼소송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전략이다' 등의 논란까지 꼬리표로 붙었습니다. 동시에 그가 교육감 후보에 오를 만큼의 교육 경력이 없어 입후보 자격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었죠.

논란이 거센 이유는 또 있었습니다. 기가 막힌 타이밍이었을까요. 근래 최고의 히트작 중 하나죠. 하필 전두환, 그리고 노 관장의 아버지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주도해 일으킨 12·12 군사 반란을 소재로 한 영화 '서울의 봄'이 극장가에서 흥행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12·12 군사 반란은 있어서는 안 됐을 우리의 가슴 아픈 역사이자 통탄할 기록인데, 그의 아버지는 핵심 인물 중 하나죠. 그렇다 보니 "그런 사람의 딸이 교육감을 해서는…" 등의 비판이 뒤따랐습니다.

설은 설에서 그쳐야만 했겠죠. 다시 노 관장이 지난 26일 "참 피곤하다"면서 등판했습니다.

"참 피곤하다. 이 땅의 모든 부모처럼 미래와 교육에 관심 있어 포스팅한 것뿐이다. 교육감 선거에 나가는 포석이라는 둥, 이혼소송에 유리한 입지를 위한 전략이라는 둥, 출처를 예측할 수 있는 찌라시(지라시)가 돌고, 급기야 기자 전화까지 온다."

"교육감 선거에 나가지 않는다. 찌라시 말마따나 자격도 능력도 없음을 스스로 잘 알기 때문이다"라며 "다만, 아트센터 나비를 통해 십 수년간 지속해 왔던 '기술 시대의 창의성' 교육은 파트너들을 찾아 협력하며 확장할 계획에 있다. 이것이 나의 소명이자 그릇이다."

노 관장의 이런 입장 표명에도 논란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나돌고 있는 '설'의 주인공인 노 관장이 직접 부정하긴 했지만, 공인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갖춘 그가 교육감 선거 입후보를 시사한 점은 사실이기 때문이죠. SNS가 아무리 자유의 공간이라고 하더라도, 설을 비판하기 전에 발언을 먼저 조심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사불급설(駟不及舌). 논어 안연편에 나오는 자공의 말이죠. 네 마리 말이 끄는 수레도 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뜻으로 소문이 빨리 퍼짐을 비유하는 말이지만, 한번 내뱉은 말을 주워 담지 못한다는 의미도 담겨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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