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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대면영업 선호 '여전'…소비자 자발적 니즈 부족 이유

"마땅한 플랫폼 없어 가입 유도 쉽지 않아"…비대면 가입률은 한 자릿수

전대현 기자 | jdh3@newsprime.co.kr | 2024.01.31 14:15:27
[프라임경제] 보험업계 대면영업 선호 현상이 더 높아지고 있다. 보험사들이 온라인 채널 판매에 한계를 느낀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따라 비대면 보험 판매 비중은 감소세다. 이로 인해 법인보험대리점(GA), 방카슈랑스 등 대면채널 판매의존도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생·손보 대면 가입률 90% 훌쩍…모집시장 디지털 전환 요원

31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대면 가입률은 각각 99.4%, 93.8%에 달한다. 은행이나 금융투자업계 비대면채널 활용 수준은 각각 74.7%, 83.6%다. 

특히 생명보험사의 지난해 비대면 보험료 수입 비중은 △1분기 2.1% △2분기 1.6% △3분기 1.3%로 지속 하락세다. 보험업계 대면영업 선호 현상이 짙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대면 가입률은 각각 99.4%, 93.8%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 프라임경제


그나마 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과 여행자보험 등 간단한 상품 위주로 비대면 채널을 활용하고 있다. 생명보험의 경우 10년 이상의 긴 납입기간과 복잡한 상품 구조로 인해 대면영업으로 가입을 유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주력상품인 장기보험, 변액보험 등은 상품구조가 복잡하고 보험료가 높아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가입하기 쉽지 않다. 주변 권유나 니즈 환기를 통해 가입하는 수요가 대다수"라며 "타 금융권과 달리 보험업권은 소비자를 모집할 마땅한 플랫폼도 없어 비대면 채널로 가입을 유도하는 것이 사실상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해 새롭게 도입된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보험사 대면영업을 부추겼다는 시각도 나온다. IFRS17 도입으로 보험계약마진(CSM)이 핵심 이익지표로 떠오르자, 대다수 보험사가 CSM을 단기에 확보할 수 있는 상품 판매에 열을 올렸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CSM 산정에 유리한 단기납 종신보험, 암보험 상품에 높은 시책을 내걸면서 설계사 영업을 확대했다.

◆대세는 GA…소비자 피해 우려는 숙제

이같은 현상은 보험모집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GA업체 간 설계사 스카우트 과당경쟁까지 발생하는 등 모집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판매인력 확보가 매출과 직결되는 만큼 설계사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해져서다. 

특히 전속설계사 모집만으로는 영업확대에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 대형보험사들이 속속 자회사형 GA를 출범하면서 시장 경쟁은 확대되는 추세다. 2014년 말 4곳에 불과하던 자회사형 GA는 불과 10년 만에 총 17곳으로 불어났다. 10년간 전속설계사는 연평균 3.7% 감소한 반면, GA소속 설계사는 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속설계사를 통한 개인생명보험 가입률도 감소세다. 2012년 말 49.1%던 가입률은 지난해 6월 25.4%로 23.7%p 쪼그라들었다. 반면, GA를 통한 가입은 24%에서 32.1%로 늘었다. 전속설계사를 통한 장기손해 가입률도 42.7%에서 27.8%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GA를 통한 가입 비중은 42.9%에서 44.4%로 증가했다. GA가 모집시장 핵심 판매채널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보험모집시장은 대면채널이 주도하고 있는 구조로 제판(제조+판매)분리 현상이 보편화되고 있다"며 "대면채널 중심 시장구조 고착화는 판매인력 확보를 위한 회사 간 과열경쟁으로 이어져 보험상품 및 서비스 전달 방식의 혁신이나 시장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험사, 플랫폼, GA 등 모집시장 참여자는 건전한 경쟁을 통해 모집시장 효율성 및 고객가치를 향상시키고 산업의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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