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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시장 잡아라…요양업 판 키우는 생보사

신한라이프·KB라이프생명 사업 포문…삼성‧NH농협생명도 준비중

전대현 기자 | jdh3@newsprime.co.kr | 2024.02.01 16:01:40
[프라임경제] 생명보험사들이 속속 '요양업' 진출을 알린다. 저출산·고령화로 업황 악화가 예견되자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선 모습이다. 해마다 요양시장 규모도 확대되고 있어 시장 진출을 고심하는 생보사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요양시장 규모는 10조원대를 돌파했다. 노인 세대의 사회적 부양 여건은 지속 악화하고 있지만, 경제력은 꾸준히 향상되는 추세다. 

실제로 고령자 근로소득은 2008년 연평균 45만5000원에서 2020년 375만5000원으로 크게 뛰었다. 같은 기간 전체 소득도 약 700만원에서 1558만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2025년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둔 만큼 고령층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요양업을 운영 중이거나 준비하는 생보사는 △KB라이프생명 △신한라이프 △삼성생명 △NH농협생명이다. 

업계 선두적인 위치에 있는 곳은 KB라이프생명이다. 지난해 10월 KB골든라이프케어를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2016년 11월 금융권 최초로 KB손해보험이 설립한 노인요양서비스업체다. 현재 요양시설로 △위례빌리지 △서초빌리지 2곳을 운영 중이다. 

KB골든라이프케어 평창 카운티 전경. ⓒ KB라이프생명


위례·서초빌리지는 요양시설인만큼 노인장기요양 시설등급 판정을 받은 노인에 한해 입소신청을 받고 있다. 현재 위례빌리지(정원 127명), 서초빌리지(80명) 입소 대기자는 5000명에 이른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2025년까지 △강동빌리지 △은평빌리지, △광교빌리지 3곳을 추가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KB골든라이프케어는 지난해 12월 노인복지주택 '평창카운티' 분양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실버타운' 사업 포문을 열었다. 규모 지하 2층에서 지상 5층까지 총 7층 규모로 총 164세대로 조성했다. 

평창 카운티는 각종 커뮤니티 시설을 비롯해 △24시간 응급대응서비스 △식사 △컨시어지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현재 예정 입주율은 10% 수준으로 알려졌다. 통상 실버타운 입주율이 80%대에 이르기까지 2년 정도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빠른 속도라는 평가다.

후발주자는 신한라이프다. 신한라이프는 지난달 26일 헬스케어 자회사 신한큐브온 사명을 신한라이프케어로 새롭게 변경했다. 시니어 사업을 전담하는 자회사로 출범시켰다.

신한라이프케어는 2025년 노인요양시설 오픈을 목표로 한다. 현재 하남 미사에 부지 매입을 마무리한 상태다. 하남 미사 1호점은 60~7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도시형 요양시설로 건립될 예정이다. 

실버타운 건설을 위한 부지도 이미 마련했다. 신한라이프케어는 서울시 은평구 부지 매입을 완료한 상태다. 오는 2027년부터 실버타운을 운영하겠다는 목표다. 일상에 필요한 생활 지원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실버타운을 조성해 노인주거복지시설의 새로운 스탠다드를 정립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생명과 NH농협생명도 진출을 꾀한다. 삼성생명은 기획실 산하 요양산업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요양시설 설립을 비롯해 시니어 관련 서비스 출시 등을 검토 중이다. NH농협생명도 요양산업 진출을 위해 경영기획부 내 신사업추진단과 신사업추진파트를 신설한 상태다. 

기존 개인사업자가 중심 요양시장에 보험사가 등장하며, 산업 서비스 질이 전반적으로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향후 생보사들은 요양업 관련 상품 출시, 민간 요양사업자와 제휴 등을 통해 시니어 케어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사업 시행시 높은 초기 비용은 걸림돌이다. 실제로 KB라이프생명이 운영 중인 요양시설 2곳과 실버타운 1곳을 구축하는데 들어간 비용만 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상 30인 이상 요양시설 사업자는 토지와 건물을 직접 매입해 소유권을 확보해야 해서다. 안정적인 사업 확대를 위해서는 토지 임대허가 등을 통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KB골든라이프생명 요양시설에 5000명이 넘는 대기 수요가 몰렸다는 것은 그만큼 마땅한 요양시설이 없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며 "보험사 요양산업 진출이 산업 전반적인 서비스 질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들이 가장 난감해 하는 것은 건물과 토지의 직접 매입"이라며 "업계가 요양업을 접근하는 관점이 수익성보다는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인 만큼 관련 허들을 낮춰 진출을 독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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