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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마케팅 전략 '선회'…車보험 속도 내는 메리츠화재

김중현 CEO "전 채널 1등 목표"…4개 손보사 독과점 시장 돌파

전대현 기자 | jdh3@newsprime.co.kr | 2024.02.08 13:37:31
[프라임경제] 메리츠화재가 자동차보험 시장 확대에 나섰다. 적자 늪을 허우적대던 자동차보험 시장이 최근 개선 기미를 보여서다. 이전까지 메리츠화재는 상품수요를 의도적으로 줄이는 디마케팅(영업축소) 전략을 구사해 왔다. 판매 영업을 줄이거나 특정 계층 보험료를 높게 책정하는 식이다. 보수적인 자세를 취했던 영업 전략을 선회하고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는 모습이다.

◆車보험료 3%↓…업계 최대 인하 폭 

8일 보험업권에 따르면, 대형 손해보험사 5곳(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은 이달부터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2.6% 인하했다. 이중 가장 큰 폭으로 보험료를 인하한 곳은 메리츠화재(3.0%)다.

메리츠금융지주 사옥. ⓒ 메리츠금융지주

업계는 메리츠화재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두고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한다. 현재 자동차보험 시장은 메리츠화재를 제외한 4개 대형손보사 점유율이 85.2%에 달하는 등 독과점 구조가 고착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메리츠화재 시장 점유율은 4%대로 알려졌다.

통상 자동차보험료가 1% 인하될 때마다 수입이 약 2000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4개 손보사에 비해 시장 규모가 작은 만큼 보험료 인하로 인한 이익감소 여파가 더욱 클 것으로 풀이된다.

◆"정확한 시도보다 많은 공격 우선"

메리츠화재가 자동차보험 시장 확대를 결정한 배경에는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이사(CEO)의 의중이 짙게 반영됐다는 시각이다. 

지난해 11월 새롭게 취임한 김중현 대표이사는 자동차보험팀장을 거쳐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한 인물이다.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에 최적화된 영업 전략을 통해 메리츠화재 고도성장을 지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 메리츠금융그룹

김중현 대표이사가 내정된 직후 메리츠화재는 '안전운전습관(UBI) 안전운전할인 특약 가입 프로세스'를 영업조직에 배포했다. 추천 할인 특약 내에 UBI 안전운전할인(티맵) 특약을 신설했다. 해당 특약은 지난해 12월31일부터 적용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기업설명회에서 전체 보험손익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장 경쟁력 높은 자동차보험 상품을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특약이 그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손해율 관리가 쉬운 안전운전 특약을 통해 자동차보험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김 대표이사는 지난 5일 내부 임직원을 대상으로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채널 1등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대한 많은 상품을 공격적으로 공급하라고 주문했다.

김 대표는 "우리의 대응은 우리가 공격하고자 하는 세분시장의 특성과 상대 경쟁력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고, 공격방안 역시 하나가 아니라 세분시장별로 여러 개, 그리고 차별화돼야 한다"며 최대한 많은 상품을 공격적으로 공급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정확한 시도보다 많은 공격 시도가 우선"이라며 "채널과 함께 세분시장별 경쟁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대응할 수 있게 시스템화해달라"고 강조했다.

◆돈 되는 산업 변모…매력 커진 車보험

시장 환경도 긍정적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통행량이 줄어들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대폭 개선됐다. 통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0%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2019년 92.9%이던 손해율은 2021년 81.5%까지 낮아지면서 흑자로 전환했다. 3년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다.

올해부터 시행된 보험 비교·추천서비스도 메리츠화재 자동차보험 영업 확대를 부추긴다. 플랫폼을 통해 판매영업 부담을 덜은 만큼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자를 유인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월 기준 메리츠화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전년 동기 대비 1.8%p 증가한 74.8%다. 80%를 하회하는 손해율을 유지하고 있다. 양호한 손해율을 토대로 자동차보험 성장을 더욱 끌어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아울러 지난달 25일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자동차보험도 반사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해당 개정안은 보험사기의 알선·유인·권유·광고 행위가 처벌 대상으로 포함된다. 처벌 범위가 확대되면서 손해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자동차보험은 전국망 사업인 만큼 영업인력 확대, 서비스센터 구축 등 제반비용이 상당했다"면서도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영업활동이 늘어나면서 사업 구축을 위한 비용도 효율화되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방 고객관리 어려움이 일정 부분 해소됐고, 플랫폼사 비교·추천서비스가 도입되면서 어느 정도 돈이 되는 산업이 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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