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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서동 김인규 'YS손자' 투영, 父 김현철에 드리운 그림자

정치 신인 치고 '무연고지' 출마 드물어…'YS차남' 새삼 주목 끌어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24.02.08 18:22:24
[프라임경제] 4·10 총선을 앞두고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 내리 7선 했던 '정치적 고향'에 그의 손자가 등장했다. 김인규 국민의힘 부산 서동 예비후보자다. 한때 YS 재임 시절에 '소통령'이라 불리던 김현철(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이사장의 차남이기도 하다.    

김인규 예비후보는 1989년생 올해로 35세다. 이 또래들이 기업 등에서 윗고참들로부터 한창 일 배우고 있을 나이지만 그는 'YS손자'임을 당당히 밝히고 40년 전 조부의 지역구를 이어가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김 예비후보는 지난해 12월11일 국회 소통관에서 출정식을 열고 "YS 손자도, 김 이사장의  아들도 아닌 정치인으로서 이 자리에 섰다. 정치해야겠다는 순간부터 부산 서구, 동구만을 생각했다"며 "YS의 유훈을 받들어 통합과 화합의 정치를 실현해 나가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과 아들인 김인규 씨가 지난달 22일 서울 동작구 현충관에서 열린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모식에서 추모객을 맞이하는 모습. ⓒ 연합뉴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이다. "너무 YS 후광에만 열 올리는 게 아니냐"는 따가운 여론은 서울 출신인 김 예비후보가 1년여 대통령실 행정관 경력을 내세우며 선택한 곳이 '보수 텃밭'이기에 못마땅하게 본다. 

김 예비후보는 2017년 국회의원실 인턴으로 정치에 입문한 뒤 국회의장 정무비서 등을 지냈다. 정치 신인 중에 무연고지를 찾아 국회의원 출마를 하는 경우는 사실상 거의 없다. 서동 경쟁 후보들과 달리 그동안 부산에서 살지도 않았다. 조부의 뒷배경 말고는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역 정가에선 과거 YS 전 대통령과 김현철 이사장이 새삼 주목받으며 이들의 화려한 과거를 소환해 내는 분위기다. 예상치 못한 곳으로 불똥이 튄 셈이다.

'YS'는 부산 서구에서 1963년~1988년까지 모두 7차례나 당선되고 제14대 대통령을 역임했다. 문민정부로 출범해 신군부 이끌던 '하나회'를 해체했다. 임기 첫해 '금융실명제를 실시했고, '공직자재산 공개', '역사바로세우기' 등 적폐청산에 힘을 기울였다. 

반면 정경유착의 상징 '한보사태'에 차남 김현철이 연루되었고, 1997년 'IMF 외환 위기'로 인한 국가 부도 사태를 초래했다. 각종 대형사고(성수대교·삼풍백화점 등)가 하루가 멀다고 터져 '사고 공화국'이라 불리던 때다. 그는 부산 서구 의원 시절부터 1998년 대통령 퇴임한 뒤에도 줄곧 서울 상도동에 머물렀다. 

김현철 이사장은 YS의 민주화 운동과 선거에서 핵심 참모였다. 자체 여론조사 '동숭동팀'을 꾸려 선거 전략을 짜는 등 브레인으로 활약했다. YS가 대통령 당선된 이후에 '문민 황태자' 소리를 들으며 위세를 떨쳤지만 결국 현직 대통령 아들로서 처음 구속되는 불명예를 남겼다. 

1999년 DJ정부 시절에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석방되어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아버지(YS)의 고향인 거제시 지역에 무소속 출마했다가 후보 중도 사퇴하였다.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공천에 탈락하였다. 이후 민주당계로 당적을 옮겼지만 몇해 지나 탈당했다.

부산 원도심은 90년대 중반까지 행정, 경제, 문화의 중심지였다. 하지만 3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현재 부산에서 초고령 인구비율이 가장 높고 낙후된 지역으로 전락하였다. 거주인구는 반 토막 나 주택가에는 아이들이 사라졌고, 상당수의 초등학교가 문 닫을 지경에 내몰렸다. 

여야 지역 정가에서 "도대체 YS가 부산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라는 비판이 나오는 지점이다. 

한편,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당내 중진 의원, 대통령실 비서·행정관 비롯해 윤정부 장·차관 출신들 향해 '꽃길' 말고 험지로 나서 달라며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근 여당 인재영입 대상자들 상당수가 서울·수도권에 공천 신청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게 한 위원장 측근의 전언이다.  

현재 부산 서동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9명이다. 안병길 국회의원 외에 임준택 전 수협중앙회 회장, 이영풍 전 KBS 기자, 정오규 전 부산시당 생활정치혁신위원장, 유순희 전 부산여성신문 대표, 곽규택 변호사, 김인규 전 대통령실 행정관, 성수용 부산일자리창출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이 공천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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