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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 '수도권 출퇴근 30분 시대' 예산 56% 확보할 수 있나

민간 재원 75조원 확보 필수…1기 노선조차 추가 투입

배예진 기자 | byj2@newsprime.co.kr | 2024.02.13 15:31:48

지난 9월21일 '수서-동탄' 구간 시운전 행사에서 공개된 GTX-A 열차 모습이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지난 2009년 처음 언급됐던 GTX 사업이 14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며 열차에 시동이 켜졌다. 다만 전체 예산 가운데 민간 재원이 무려 56%를 차지하면서 자칫 업계에 과한 투자를 요구한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총선 결과에 따라 사업 좌초 가능성까지도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이하 GTX)는 국내 건설·부동산 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윤열 정부 '교통 분야 핵심'이다. 서울 과밀 억제 효과는 물론 출퇴근 시간을 대폭 단축시킨다는 점에서 존재만으로도 시민 기대를 증폭시켰다. 더군다나 최근 기존 A·B·C 노선 연장과 함께 D·E·F 노선 신설안도 발표하면서 이목을 사로잡았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GTX 사업 필요 예산 규모는 133조6000억원이다. 4대강 사업(22조원) 6배, 가덕도신공항사업(10조원) 13배에 달하는 국가 역사에 남을 대규모 사업으로 평가된다. 

이런 천문학적 사업비를 확보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가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발표에 따르면 GTX 1기 △A노선 5조7506억원 △B노선 6조4005억원 △C노선 4조6084억원 총 16조7595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이미 사용되고 있다. 

GTX 사업 예상 지출 내역 정리. =배예진 기자


문제는 이외 △2기 D·E·F노선 38조6000억원 △지방광역도시철도 공사(GTX 연결) 18조4000억원 △인근 신도시 교통 개선 11조4000억원 △인접 철도·도로·지하화 65조2000억원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GTX 사업 예산 내역 정리. =배예진 기자


다만 현재 사업 입금 내역에 따르면, 정부는 △국비 30조원 △지방자치기구 13조600억원 △공공기관 재원 5조6000억원 △신도시 조성원가 9조2000억원 △민간재원 75조2000억원으로 충당한다는 전략이다. 

즉 사업 추진을 위해 정부 국비로 30조원을 투입하는 반면 민간에게는 2배가량인 75조원 투자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GTX 사업에 참여 중인 건설사 관계자는 "전체 예산 절반 이상에 달하는 75조 가량은 업계에서도 부담스런 금액"이라며 "더군다나 현재 고금리와 공사비 인상 등 사업 관련 모든 비용이 치솟고 있어 투자 가치를 더 세밀하게 살펴볼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결국 높은 이윤을 위해선 선별한 우수한 사업지를 위한 수주전이 불가피하다"라며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가치 평가가 부족한 사업지의 경우 사업 추진조차 힘들 것"이라고 부연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역시 이와 관련해 "민자 방식이라는 점에서 사업성이 높은 곳 위주로 민간 참여가 쏠려 노선별 사업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뿐만 아니라 현재 추정 예산만으로 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당초 GTX 1기 사업(A·B·C노선) 예산은 13조638억원이다. 하지만 이후 추진 과정에서 17조원으로 늘어났다. 이 때문에 2기 사업 역시 국내외 경기 상황과 지체 여하에 따라 추가 예산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올 상반기 집행한 예산(350조원) 가운데 국토부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은 20조8000억원이다. 이중 약 7248억원은 GTX 적기 개통을 위해 먼저 투입할 계획이다. 

백원국 국토부 2차관은 지난달 25일 민생토론회 당시 "신도시조성원가는 이미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적립된 상태"라며 "철도지하화는 상부 개발 이익을 가지고 진행하는 사업으로, 민간재원(75조2000억원) 가운데 50조원이 여기에 해당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가철도망 계획과 GTX 신설에 민간재원이 얼마나 들어오느냐에 따라 (사업 진행 여부가) 달려있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GTX 사업은 규모가 역대급인 만큼 물가와 시장 상황을 감안해, 정부는 예산을 예상보다 탄탄하게 확보해 실패 가능성을 줄여야 한다. 나아가 얼어붙은 건설 시장 속에서 업계 참여를 늘리기 위해 꾸준히 투자로 인한 인센티브도 고려해야 한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한편 A노선은 오는 3월 수서-동탄 노선(2028년 전체 개통)을 시작으로 'GTX 시대' 포문을 화려하게 장식할 예정이다. 3월 착공에 돌입할 B노선은 2030년 개통을 추진하며, 지난 1월 착공한 C노선의 경우 2028년 연말에 개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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