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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구독료 인하 압박에 '토종 OTT' 속앓이

지속된 적자에 여력 부족…국내기업 역차별 논란도

박지혜 기자 | pjh@newsprime.co.kr | 2024.02.21 10:32:11
[프라임경제] 티빙·웨이브·왓챠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3사가 정부의 구독료 인하 압박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계속되는 적자로 요금을 인하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글로벌 OTT 사업자들에게 구독료 인하를 강제할 수단이 없어 결국에는 국내 OTT의 부담만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 각사


21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티빙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5곳과 직접 만나 OTT 요금제와 관련된 회의를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광고요금제 출시, 결합할인 등 구독료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OTT 구독료 인하에 나선 것은 OTT 업체들이 줄줄이 구독료를 인상하면서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는 최근 프리미엄 멤버십 가격을 월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43% 인상했다. 넷플릭스도 계정 공유 단속에 나섰으며 광고 없는 멤버십을 구독하려면 월 1만3500원 이상의 멤버십을 구독해야 한다. 사실상 구독료가 4000원 오른 셈이다.

지난해 11월 디즈니플러스는 기존 멤버십 가격을 4000원 인상했으며, 지난해 12월 국내 OTT 중 티빙도 기존 요금제를 약 20% 올렸다.

과기정통부는 "최근 OTT 구독료 상승으로, 소비자 부담이 가중된다는 우려가 지속됨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자체적으로 국내‧외 OTT 사업자로부터 현황을 파악한 바 있으나, OTT 구독료로 인한 소비자 부담 절감 방안 추진은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인위적인 가격 개입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정부의 행보를 가격 인하 압박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토종 OTT는 지속해서 적자를 내고 있어 요금 인하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2022년 기준 △티빙 1192억원 △웨이브 1217억원 △왓챠 555억원 등 적자를 냈다.

업계에서는 시장 지배력이 큰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OTT들은 한국 정부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 = 박지혜 기자


1위 사업자인 넷플릭스는 정부의 OTT 구독료 인하 추진 방안에 대해 거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 3층에 마련된 기자실에서 구독료 인하 여부를 묻는 기자들에 "현재로선 요금제 변동과 관련된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디지털 바우처' 사업도 국내·외 업체 간 역차별 우려가 제기된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디지털 바우처 사업 지원대상에 OTT를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국 기초생활수급자 중 신청자 5000명에게 OTT 이용권을 바우처 형태로 지급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입장 자료를 내고 "사회적 취약계층의 OTT, 음원, 웹툰 등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했다.

최근 과기정통부는 토종 OTT 업체를 대상으로 디지털 바우처 사업 참여 의사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 등 해외 사업자들은 제외됐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OTT 요금인하 압박이 글로벌 OTT한테는 강제성이 없고 토종 OTT에만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보니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다양한 요금제들이 있는 상황이다보니 결합상품이 무조건 좋다고 볼 수는 없다"며 "계속 나오다보면 오히려 시장이 너무 교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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